🛒 필리핀 교민 쇼핑 필수 코스
쇼피(Shopee) 오늘만 이 가격, 타임세일 즉시 확인!
할인받기 〉
local
[고영경의 마켓 나우] 노동은 고향으로, 자본은 싱가포르로
2026. 04. 17. 오전 12:45
82
고영경 연세대학교 디지털통상연구센터 연구교수
호르무즈해협이 막힌 지 벌써 40여 일이 지났다. 한쪽에서는 전쟁으로 목숨을 잃고 있고, 다른 쪽에서는 경제적 숨통이 끊어질 지경이다.
인도 구자라트주 수라트의 섬유 공장 노동자들은 가스값이 4배로 치솟자 하루 일당을 포기하고 1400㎞ 떨어진 고향으로 귀경길에 올랐다. 밥도 제대로 못 해 먹는 상황에서 차라리 가족 곁에 있겠다는 것이었다. 수라트 섬유공장 노동자 100만 명 중 25만 명, 신발 산업 허브 바하두르가르에서는 45만 명 중 40%가 공장을 떠났다. 인도 도자기 생산의 80%를 책임지던 모르비는 가스 공급이 끊기며 사실상 멈춰 섰다. 필리핀은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자원부국 인도네시아는 연료배급제를 도입했다.
에너지는 시작일 뿐이다. 비료와 운송료에 이어 식품 물가 폭등이 기다리고 있다. 공급망 위기보다 당장 내일 끼니가 걱정인 저소득층이 가장 먼저, 가장 깊이 타격을 받는다.
수치는 냉정하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동남아 개도국 성장률을 4.6%, 남아시아를 6.3%로 전망했다. 각각 전년 대비 0.2%포인트 낮은 수치다. IMF는 아시아 신흥·개도국 성장률이 지난해 5.5%에서 올해 4.9%로 둔화되는 반면, 신흥국 인플레이션은 3%에서 4.9%로 급등할 전망이며 전쟁이 길어지면 6.7%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성장은 꺾이고 물가는 오르는 이중고다.
반면 같은 위기가 돈의 흐름은 정반대로 바꿔놓고 있다. 두바이 패밀리오피스가 운용하는 자산만 1조 2000억 달러, UAE 전체 해외 투자 예치액은 7000억 달러에 달한다. 이란 미사일이 팜 주메이라를 강타하자 아시아 초고액자산가들은 싱가포르와 홍콩으로 자산 이전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한 자산관리 전문 변호사는 두바이 거주 고객 20명 중 6~7명이 자산 이전을 문의했고 3명은 이전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미·중 갈등 때도, 코로나 때도 나타났던 패턴이 또다시 작동하고 있다. 억만장자들의 자산은 조용히 더 안전한 피난처로 이동한다.
호르무즈가 열려도 서민 경제의 회복은 더디다. 공급망 전문가들은 정상화에 8~13주가 필요하다고 본다. 봄 파종 시기는 이미 놓쳤고,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식품 가격의 본격적인 충격이 2027년까지 이어질 것이라 경고한다. 반면 싱가포르 3대 은행 주가는 전쟁 직후 일시 급락했다가 이미 전쟁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중동을 떠난 큰돈이 싱가포르로 흘러온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위기 속에서도 자본은 결국 출구를 찾아낸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해협은 결국 열리지만, 격차는 좁혀지지 않는다.
고영경 연세대학교 디지털통상연구센터 연구교수
호르무즈해협이 막힌 지 벌써 40여 일이 지났다. 한쪽에서는 전쟁으로 목숨을 잃고 있고, 다른 쪽에서는 경제적 숨통이 끊어질 지경이다.
인도 구자라트주 수라트의 섬유 공장 노동자들은 가스값이 4배로 치솟자 하루 일당을 포기하고 1400㎞ 떨어진 고향으로 귀경길에 올랐다. 밥도 제대로 못 해 먹는 상황에서 차라리 가족 곁에 있겠다는 것이었다. 수라트 섬유공장 노동자 100만 명 중 25만 명, 신발 산업 허브 바하두르가르에서는 45만 명 중 40%가 공장을 떠났다. 인도 도자기 생산의 80%를 책임지던 모르비는 가스 공급이 끊기며 사실상 멈춰 섰다. 필리핀은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자원부국 인도네시아는 연료배급제를 도입했다.
에너지는 시작일 뿐이다. 비료와 운송료에 이어 식품 물가 폭등이 기다리고 있다. 공급망 위기보다 당장 내일 끼니가 걱정인 저소득층이 가장 먼저, 가장 깊이 타격을 받는다.
수치는 냉정하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동남아 개도국 성장률을 4.6%, 남아시아를 6.3%로 전망했다. 각각 전년 대비 0.2%포인트 낮은 수치다. IMF는 아시아 신흥·개도국 성장률이 지난해 5.5%에서 올해 4.9%로 둔화되는 반면, 신흥국 인플레이션은 3%에서 4.9%로 급등할 전망이며 전쟁이 길어지면 6.7%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성장은 꺾이고 물가는 오르는 이중고다.
반면 같은 위기가 돈의 흐름은 정반대로 바꿔놓고 있다. 두바이 패밀리오피스가 운용하는 자산만 1조 2000억 달러, UAE 전체 해외 투자 예치액은 7000억 달러에 달한다. 이란 미사일이 팜 주메이라를 강타하자 아시아 초고액자산가들은 싱가포르와 홍콩으로 자산 이전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한 자산관리 전문 변호사는 두바이 거주 고객 20명 중 6~7명이 자산 이전을 문의했고 3명은 이전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미·중 갈등 때도, 코로나 때도 나타났던 패턴이 또다시 작동하고 있다. 억만장자들의 자산은 조용히 더 안전한 피난처로 이동한다.
호르무즈가 열려도 서민 경제의 회복은 더디다. 공급망 전문가들은 정상화에 8~13주가 필요하다고 본다. 봄 파종 시기는 이미 놓쳤고,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식품 가격의 본격적인 충격이 2027년까지 이어질 것이라 경고한다. 반면 싱가포르 3대 은행 주가는 전쟁 직후 일시 급락했다가 이미 전쟁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중동을 떠난 큰돈이 싱가포르로 흘러온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위기 속에서도 자본은 결국 출구를 찾아낸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해협은 결국 열리지만, 격차는 좁혀지지 않는다.
고영경 연세대학교 디지털통상연구센터 연구교수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