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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朝鮮칼럼] 이란 전쟁과 ‘아시아판 NATO’
2026. 04. 17. 오전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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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동부전구 사령부 육군 부대가 작년 12월 30일 대만해협 포위 훈련을 실시하면서 장거리 실사격을 하고 있다. (동부전구) /로이터 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 전 일본 총리는 4월 8일 서울에서 개최된 국제회의 아산플레넘에서 “한반도와 대만해협에서 동시에 위기가 발생하는 것이 가장 위험한 시나리오”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이런 위기 상황을 방지하려면 장차 ‘아시아판 NATO(나토)’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미국 동맹국 간의 연계 강화가 가장 현실적이라며 아시아판 나토 추진 의지를 재점화했다. 이란 전쟁을 계기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탈퇴 가능성을 진지하게 언급한 시점에서 아시아판 나토 추진이 한반도 안보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란 전쟁은 CRINK(중국·러시아·이란·북한) 권위주의 국가 연대가 단순한 외교적 공조를 넘어 실전적 군사기술 공유 체제로 진화했음을 보여준다. 대함 탄도미사일, 극초음속 활공비행체, 저가형 자폭 드론(샤헤드 시리즈), 이지스함 대상 벌떼 공격(swarm attack), 지하 미사일 도시 건설 등에서 북한과 이란은 이미 상당한 실전 데이터를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핵이 고도화되는 가운데 트럼프 재선 이후 북핵 문제는 미국 외교 의제에서 실종됐다. 이런 상황에서 이시바 전 총리가 강조한 ‘한·미·일 핵 공유’ 개념은 향후 한·일 양국의 대미외교 공동추진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시아판 나토 추진 경위를 보면 2014년 일본 아베 총리의 인도·태평양 구상에 이어, 2023년 G7 정상회의에서 기시다 총리도 아시아판 나토의 적극 추진 의사를 밝혔다. 다카이치 신임 총리는 헌법 개정 없이는 완전한 집단자위권 행사가 불가능하다는 인식 아래 소극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 대만해협과 한반도, 남중국해를 하나의 ‘단일전구(theatre)’로 묶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안보 구상에 발맞춰 미·일을 중심축으로 새로운 서태평양 안보질서 형성에 우선적 관심을 두고 있다. 미국은 2020년 8월 비건 국무부 부장관이 쿼드(미·일·인도·호주)를 기반으로 한 아시아판 나토 설립 의사를 표명했으나 2023년 8월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반대 입장이었다. 2023년 12월 마이클 롤러 미 하원의원이 아시아판 나토에 해당하는 인도·태평양조약기구(IPTO) 출범을 위한 법안을 제출하기도 했지만 추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아시아판 나토 추진은 시기상조라는 견해가 대세로 보인다.
제80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참석차 뉴욕을 방문 중인 조현 외교부 장관(오른쪽)이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가운데),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대신과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의에서 기념 촬영한 모습. /외교부 제공 연합뉴스
아시아판 나토는 동북아 안보의 양축인 한·미, 미·일 상호방위조약과는 차이가 있다. 지지자들은 이 안보 협력 체제를 동북아에 도입하면 NATO처럼 회원국의 피침 시 미국의 자동 개입을 기대하는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은 NATO 조약에 대한 잘못된 해석이다. NATO 조약 5조는 “당사국에 대한 무력 공격은 모두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한다”고 규정해 얼핏 보면 미국이 유사시 자동 개입 의무를 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조약 11조는 “각국이 헌법 절차에 따라 비준하고 제반 조항을 이행한다”고 규정해, 미 의회의 동의 없이는 미국이 NATO의 다른 당사국을 위해 참전할 수 없게 돼 있다. 1949년 나토 조약 가입 당시 에치슨 국무장관도 청문회 발언에서 이를 명확히 밝혔다.
아시아판 나토의 실현 여부는 미지수지만 회원국 후보로는 한·미·일 외에 호주, 뉴질랜드, 필리핀, 캐나다 등이 거론되고 있다. 아시아판 나토라기보다는 소위 ‘소다자주의(minilateralism)’에 입각한 ‘한·미·일 플러스’ 형태의 국가간 협의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1·2차 세계대전 당시 교전 상대였던 독일과 프랑스가 주축이 돼 NATO를 끌어온 것처럼, 아시아판 나토가 되든 한·미·일 플러스가 되든 한·일이 주축이 돼 새로운 동북아 안보협력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한·미·일 간에는 우주정찰과 북한핵 정보 공유, 잠수함 초계 활동, 잠수함·군함 구조, 해안 봉쇄 시 기뢰 제거,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전후 정보 공유 및 대응, 일본 소재 7개 유엔사 후방기지의 유사시 전쟁물자 신속 전개, 유엔사 회원국 참전 지원 등 한·일 간에는 실질적 협력 과제가 산적해 있다. 국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진입 우려는 한반도 위기상황과 첨단 과학기술 전쟁의 시대에 특성에 맞지 않는 구시대적 발상이다. 오히려 전후 어느 때보다 밀착된 미·일 관계를 이용해 한·일이 한 배에 탄 채 미국을 견인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아시아판 나토 구상을 넘어서는 또 다른 대안으로는 한·일이 핵추진잠수함 건조 능력과 첨단 방산 기술을 보유한 프랑스·영국 등 유럽 핵심 국가들과 지역을 초월한 새로운 안보 협의체를 모색하는 것이다. 프랑스는 독자적 핵억제력과 핵추진잠수함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영국은 AUKUS(호주·영국·미국 안보협력체)를 통해 핵추진잠수함 협력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한·미·일·프·영 또는 한·일·프·영·독으로 구성되는 5자 산업·안보 협의체가 출범하면 첨단기술산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한국의 위상을 안보와 결합할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이란 전쟁에서 목도한 것처럼 CRINK 체제로 결속된 권위주의 국가들에 맞서려면 한·일이 공동으로 미국에 핵 공유와 확장 억제 제도화를 촉구하고, 유럽 안보·기술·산업 핵심 강국들과는 MP5(5 Middle Powers·중견국) 안보 협의체 결성 등을 통해 전략적 자율성을 높여 가야 할 것이다.
이시바 시게루 전 일본 총리는 4월 8일 서울에서 개최된 국제회의 아산플레넘에서 “한반도와 대만해협에서 동시에 위기가 발생하는 것이 가장 위험한 시나리오”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이런 위기 상황을 방지하려면 장차 ‘아시아판 NATO(나토)’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미국 동맹국 간의 연계 강화가 가장 현실적이라며 아시아판 나토 추진 의지를 재점화했다. 이란 전쟁을 계기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탈퇴 가능성을 진지하게 언급한 시점에서 아시아판 나토 추진이 한반도 안보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란 전쟁은 CRINK(중국·러시아·이란·북한) 권위주의 국가 연대가 단순한 외교적 공조를 넘어 실전적 군사기술 공유 체제로 진화했음을 보여준다. 대함 탄도미사일, 극초음속 활공비행체, 저가형 자폭 드론(샤헤드 시리즈), 이지스함 대상 벌떼 공격(swarm attack), 지하 미사일 도시 건설 등에서 북한과 이란은 이미 상당한 실전 데이터를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핵이 고도화되는 가운데 트럼프 재선 이후 북핵 문제는 미국 외교 의제에서 실종됐다. 이런 상황에서 이시바 전 총리가 강조한 ‘한·미·일 핵 공유’ 개념은 향후 한·일 양국의 대미외교 공동추진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시아판 나토 추진 경위를 보면 2014년 일본 아베 총리의 인도·태평양 구상에 이어, 2023년 G7 정상회의에서 기시다 총리도 아시아판 나토의 적극 추진 의사를 밝혔다. 다카이치 신임 총리는 헌법 개정 없이는 완전한 집단자위권 행사가 불가능하다는 인식 아래 소극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 대만해협과 한반도, 남중국해를 하나의 ‘단일전구(theatre)’로 묶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안보 구상에 발맞춰 미·일을 중심축으로 새로운 서태평양 안보질서 형성에 우선적 관심을 두고 있다. 미국은 2020년 8월 비건 국무부 부장관이 쿼드(미·일·인도·호주)를 기반으로 한 아시아판 나토 설립 의사를 표명했으나 2023년 8월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반대 입장이었다. 2023년 12월 마이클 롤러 미 하원의원이 아시아판 나토에 해당하는 인도·태평양조약기구(IPTO) 출범을 위한 법안을 제출하기도 했지만 추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아시아판 나토 추진은 시기상조라는 견해가 대세로 보인다.
제80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참석차 뉴욕을 방문 중인 조현 외교부 장관(오른쪽)이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가운데),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대신과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의에서 기념 촬영한 모습. /외교부 제공 연합뉴스
아시아판 나토는 동북아 안보의 양축인 한·미, 미·일 상호방위조약과는 차이가 있다. 지지자들은 이 안보 협력 체제를 동북아에 도입하면 NATO처럼 회원국의 피침 시 미국의 자동 개입을 기대하는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은 NATO 조약에 대한 잘못된 해석이다. NATO 조약 5조는 “당사국에 대한 무력 공격은 모두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한다”고 규정해 얼핏 보면 미국이 유사시 자동 개입 의무를 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조약 11조는 “각국이 헌법 절차에 따라 비준하고 제반 조항을 이행한다”고 규정해, 미 의회의 동의 없이는 미국이 NATO의 다른 당사국을 위해 참전할 수 없게 돼 있다. 1949년 나토 조약 가입 당시 에치슨 국무장관도 청문회 발언에서 이를 명확히 밝혔다.
아시아판 나토의 실현 여부는 미지수지만 회원국 후보로는 한·미·일 외에 호주, 뉴질랜드, 필리핀, 캐나다 등이 거론되고 있다. 아시아판 나토라기보다는 소위 ‘소다자주의(minilateralism)’에 입각한 ‘한·미·일 플러스’ 형태의 국가간 협의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1·2차 세계대전 당시 교전 상대였던 독일과 프랑스가 주축이 돼 NATO를 끌어온 것처럼, 아시아판 나토가 되든 한·미·일 플러스가 되든 한·일이 주축이 돼 새로운 동북아 안보협력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한·미·일 간에는 우주정찰과 북한핵 정보 공유, 잠수함 초계 활동, 잠수함·군함 구조, 해안 봉쇄 시 기뢰 제거,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전후 정보 공유 및 대응, 일본 소재 7개 유엔사 후방기지의 유사시 전쟁물자 신속 전개, 유엔사 회원국 참전 지원 등 한·일 간에는 실질적 협력 과제가 산적해 있다. 국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진입 우려는 한반도 위기상황과 첨단 과학기술 전쟁의 시대에 특성에 맞지 않는 구시대적 발상이다. 오히려 전후 어느 때보다 밀착된 미·일 관계를 이용해 한·일이 한 배에 탄 채 미국을 견인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아시아판 나토 구상을 넘어서는 또 다른 대안으로는 한·일이 핵추진잠수함 건조 능력과 첨단 방산 기술을 보유한 프랑스·영국 등 유럽 핵심 국가들과 지역을 초월한 새로운 안보 협의체를 모색하는 것이다. 프랑스는 독자적 핵억제력과 핵추진잠수함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영국은 AUKUS(호주·영국·미국 안보협력체)를 통해 핵추진잠수함 협력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한·미·일·프·영 또는 한·일·프·영·독으로 구성되는 5자 산업·안보 협의체가 출범하면 첨단기술산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한국의 위상을 안보와 결합할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이란 전쟁에서 목도한 것처럼 CRINK 체제로 결속된 권위주의 국가들에 맞서려면 한·일이 공동으로 미국에 핵 공유와 확장 억제 제도화를 촉구하고, 유럽 안보·기술·산업 핵심 강국들과는 MP5(5 Middle Powers·중견국) 안보 협의체 결성 등을 통해 전략적 자율성을 높여 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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