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딩..
날씨 정보를 가져오는 중...
Phil Life
🛒 필리핀 교민 쇼핑 필수 코스

쇼피(Shopee) 오늘만 이 가격, 타임세일 즉시 확인!

할인받기 〉
local

“낯설고 외로운 타국살이, 서울 도심 달리며 날려 버렸죠”

2026. 04. 26. 오후 11:53
53
news image
2만1000여 명의 땀방울이 봄날을 물들인 2026 서울하프마라톤(서울특별시·서울특별시체육회·조선일보사 공동 주최). 수많은 인파 속에 이국적인 외모와 옷차림의 외국인 참가자들이 눈에 띄었다. 미국과 영국, 독일, 필리핀 등 14국에서 온 72명의 ‘외국인 러너’가 올해 대회에 출사표를 던졌다.

26일 서울하프마라톤에 출전한 코린 스패스(미국·왼쪽), 푸트리 데비나 위댜(인도네시아·가운데), 프랭키 챈(호주)씨./김지호 기자

26일 대회 10㎞ 부문 결승점 여의도공원에서 만난 벤자민 이컹(33)씨는 “서울하프마라톤 덕분에 달리기를 시작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3년 전 필리핀 세부의 섬 막탄에서 건너와 경기도 이천의 도넛 공장 치즈볼 생산 라인에서 일하는 그는 “한때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우울감에 빠져 살았다”고 털어놓았다.

“언어부터 음식, 일하는 방식, 혼자 지내는 일상까지 모든 게 낯설고 버거운 데다 고향의 가족과 친구들이 사무치게 그리웠어요.” 그런 이컹씨의 삶을 바꾼 건 작년 11월 소셜미디어에서 우연히 본 서울하프마라톤 게시물이었다. 수많은 사람과 뒤섞여 서울 도심을 누비면 외로움이 씻겨나갈 것 같다는 생각에 무작정 러닝화를 사서 매일 집 근처를 달리며 훈련했다.

이날 10㎞를 57분43초에 주파한 이컹씨는 “꿈에 그리던 서울하프마라톤을 완주하니 앞으로 어떤 목표든 이룰 수 있다는 용기가 솟구친다”며 “열심히 저축해 한국에서 작지만 번듯한 내 사업장을 꾸리고 싶다”고 했다.

부상을 딛고 생애 첫 하프 코스(21.0975㎞)에 도전한 사연도 눈길을 끌었다. 대구국제학교의 학생 상담사 코린 스패스(34·미국)씨는 2시간20분54초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2년 전 허리와 골반 부상으로 고생했지만, 꾸준한 재활과 달리기 덕에 건강을 되찾았다고 한다.

3년 전 대구에 정착한 스패스씨는 “2019년 서울 여행을 왔다가 한강과 북한산, 노래방 등 한국 특유의 풍경과 문화에 푹 빠졌다”며 “서울의 상징적인 도심을 달릴 수 있다는 소식에 주저 없이 인생 첫 하프 마라톤을 신청했다”고 했다. 그는 “무리 지어 달리는 한국의 젊은 러너들을 보며 나도 ‘러닝 크루’에 가입하고 싶어졌다”며 “학업이나 교우 관계로 스트레스를 받는 우리 학생들에게도 달리기를 적극적으로 추천할 생각”이라고 했다.

국경을 뛰어넘는 가족애를 뽐낸 참가자도 있었다. 나카가와 사치(36·일본)씨는 10년 전 부부의 연을 맺은 한국인 남편과 나란히 10㎞ 코스를 완주했다. 마라톤 마니아인 남편의 권유로 2년 전 달리기에 입문한 나카가와씨는 “작년에는 춘천마라톤 풀코스를 뛰었는데, 화려한 서울 거리를 질주하는 기분은 또 다르다”며 “언젠가 남편과 내가 두 딸(8·6세)의 페이스메이커가 되어 온 가족이 나란히 결승선을 밟고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한국인 아내, 딸(13)과 함께 3년 전 서울로 이주한 프랭키 챈(47·호주)씨는 46분29초 기록으로 10㎞ 레이스를 마쳤다. 챈씨는 “호주, 홍콩 등 여러 나라에서 살아봤지만, 장거리를 신호등 없이 달릴 수 있는 하천길이 조성된 도시는 서울 말곤 없었다”며 “주말마다 달리기에 시간을 쏟는 나를 항상 응원해주는 딸과 아내에게 늘 감사하다”고 했다.

외국인 참가자들은 한국의 뜨거운 ‘러닝 열기’에 반했다고 했다. 이날 히잡을 쓰고 10㎞ 코스를 완주한 한양대 박사과정생 푸트리 데비나 위댜(32·인도네시아)씨는 “한국의 젊은 세대가 달리기로 하나 되어 체력과 끈기를 다지는 모습이 놀랍고 부러웠다”고 참가 계기를 밝혔다. 4년 넘게 유학 생활을 해온 그는 “앞으로 훈련량을 늘려 당당히 한국에서 풀코스 완주 메달을 목에 걸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언론사 원문 보기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