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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이주노동자 산재 막는 이주노동자

2026. 05. 13. 오전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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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선정 ‘외국인 안전리더’인 준보보 살라자르(왼쪽)가 지난 11일 부산 영도구 HJ중공업에서 박성현 선임과 대화하고 있다.

“일주일에 3시간 정도 동료 이주노동자 180명에게 안전 관련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동료들이 절 ‘아버지’라고 부르네요.”

지난 11일 부산 영도구 HJ중공업에서 만난 준보보 살라자르(50)가 말했다. 필리핀에서 온 살라자르는 건조가 진행 중인 대형 선박 인근에서 한국인 동료 박성현 선임과 소방용 설비를 점검하고 있었다.

살라자르는 이주노동자이면서 동료 이주노동자들의 안전관리를 맡고 있다. 최근 안전발판을 설치할 때도 큰 몫을 해냈다. 다른 필리핀 직원들이 중간 난간을 설치해야 한다는 규정을 모르고 안전발판만 만들자 살라자르가 한국에서는 난간 설치가 필수라고 설명해 작업을 제대로 진행했다고 한다.

박 선임은 “살라자르는 한국어 듣기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며 “산재 예방과 관련해 어려운 단어와 규정을 알고 외국인들에게 전달해주니 업무에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지난달 살라자르를 HJ중공업 ‘외국인 안전리더’로 선발했다. 외국인 안전리더는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이주노동자의 적응과 안전 관련 교육을 돕는 ‘멘토’다. 2024년 발생한 ‘아리셀 참사’를 계기로 이주노동자들의 언어·문화 장벽을 해소하기 위해 만든 제도다. 안전리더로 선발되면 비자 연장을 위한 추가 점수가 부여되고 참여 사업장은 관련 표창 등을 받는다.

HJ중공업에서는 필리핀 노동자만 180명 정도가 일하고 있다. 대부분 HJ중공업 전신인 한진중공업 필리핀 수빅 조선소에서 근무했던 이들이다.

살라자르도 수빅에서 7년간 근무했다. 당시 안전관리 업무를 맡았기 때문에 자연스레 HJ중공업 안전리더를 맡게 됐다. 그는 “일터에서 산업재해가 일어나지 않게 안전 관련 위험성을 인지하고 평가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며 “한국은 필리핀과 달리 정부 기관과 비교적 소통이 원활한 것 같아서 일이 힘들지는 않다”고 말했다.

안전보건공단은 지난달 전국에서 외국인 안전리더로 200명을 선발했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만 57명이 뽑혔다. 국적도 베트남·중국·필리핀·네팔 등 12개국으로 다양하다. 이주노동자가 많이 근무하는 조선소가 이들 지역에 밀집해있기 때문이다.

안전리더는 ‘사업장리더’와 ‘지역리더’로 나뉜다. 사업장리더는 안전지시사항 전달과 신규 입사자 멘토링 등과 함께 이주노동자 산재 예방을 위한 사업장 자율 활동까지 담당한다. 지역리더는 각종 산재 예방 행사 통역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국내 이주노동자 수는 2021년 39만5175명에서 2024년 50만2634명으로 늘었다. 산재 피해자 수도 2021년 8030명에서 지난해 9872명으로 함께 증가했다.

고용노동부 ‘2026년 1분기 산업재해 현황’을 보면, 올해 1분기 산재 사망자 113명 중 15.9%(18명)가 외국인이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24년 발표한 ‘이주노동자 사망에 대한 원인 분석 및 지원체계 구축을 위한 연구’를 보면 이주노동자 산재 사망률은 한국인 노동자보다 3배가량 높다.

안전보건공단 박익수 차장은 “지난해 시범사업에서 좋은 평가를 얻어 올해는 외국인 안전리더를 대폭 확대 시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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