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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 미래다] 10. 강원명진학교

2026. 05. 20. 오전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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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접근 한계 극복 맞춤 교육 제공

AI 기술 기반 미래 혁신 교육 준비

도내 유일 시각장애인 배움터… 손끝으로 만나는 무한한 꿈

모든 아이는 교육받을 권리가 있으며, 장애가 배움의 장벽이 돼서는 안 된다. 1954년 설립된 강원도내 최초의 특수학교이자 강원도 유일의 시각장애특수학교인 강원명진학교는 그 숭고한 사명을 다하고 있다. 70여 년의 긴 세월 동안 강원명진학교는 시각장애 학생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하고, 그들이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끊임없는 헌신을 이어왔다.

사랑·성실·인내라는 교훈 아래 학생들의 자립 의지를 고취하고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강원명진학교는, '사랑과 감동을 주는 시각장애교육'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학생에게는 사랑을, 지역사회에는 감동을 전하고 있다. 특히 기초학력이 탄탄한 창조인, 창의적 감성과 건강한 신체를 갖춘 건강인, 바른 인성을 갖춘 도덕인, 스스로 실천하는 자주인이라는 4대 중점 추진과제를 통해 전인적 교육을 실현 중이다.

강원명진학교 전공과 이료재활 과정 학생들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 세상을 읽는 맞춤형 교육, 자부심이 되다

강원명진학교는 시각장애로 인한 학습 접근의 한계를 극복하고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술과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을 습득할 수 있도록 철저한 맞춤형 교육을 제공한다.

앞을 전혀 보지 못하는 전맹 학생들을 위한 점자 교육은 시각장애 학생의 교육적 독립과 정보 습득을 위한 가장 핵심적인 수단이다. 문자를 촉각적 형태로 변환해 손가락 끝으로 세상을 읽어낼 수 있게 돕고 있다. 더불어 점자정보단말기, 화면 낭독 소프트웨어, 확대독서기 등 다양한 보조공학기기 활용 교육을 통해 잔존 시력을 최대한 활용하며 학습과 일상생활의 독립성을 높여가고 있다. 시각장애의 경우 앞을 전혀 보지 못하는 전맹부터 저시력까지 다양한 증상이 있기 때문에 그에 맞춤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강원명진학교의 시각장애 학생들의 청각적 장점을 살린 1인 1악기 교육.

학생들의 감성을 일깨우는 문화 예술 교육 역시 강원명진학교의 빼놓을 수 없는 자랑이다. 시각장애 학생들의 청각적 장점을 살린 '1인 1악기' 교육을 꾸준히 운영해 오고 있으며 , 합주부를 결성하여 각종 대외 공연과 교육청 행사에서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학생들은 점심시간에도 자발적으로 모여 연습할 만큼 뜨거운 열의를 보인다.

이러한 교육의 결실은 재학생의 목소리를 통해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초등학생 시절 시력이 점차 나빠져 학업에 어려움을 겪다 강원명진학교에 입학했다는 고등학교 3학년 최예슬 학생은 학교의 관악합주부 활동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았다. 최예슬 학생은 "각자 다른 악기를 연습하던 친구들이 점심시간과 방과 후에 모여 화음을 맞추고, 곡이 완성돼 가는 과정을 통해 엄청난 뿌듯함을 느꼈다"고 전했다.

자신처럼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졸업 후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해 사회복지사가 되겠다는 뚜렷한 꿈을 키우고 있는 최예슬 학생은 입학을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좋은 선생님들과 전폭적인 지원 환경이 조성돼 있으니 믿고 와보길 바란다"라며 학교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 지역의 울타리를 시작으로 세계와의 접점을 만들다

강원명진학교의 교육은 교실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2012년부터 15년 여 동안 유네스코 아시아 태평양 국제이해 교육원과 연계해 몽골,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라오스 등 다양한 국가와 교사 교류 사업을 활발히 운영 중이다. 이는 강원도 내 특수학교 중 유일한 사례이자 전국 특수학교 최초의 쾌거다. 올해 1학기에는 라오스 교사 2명이 파견을 왔으며 2학기에는 강원명진학교 교사가 라오스로 파견을 갈 예정이다. 이러한 국제 교류는 학생들이 글로벌 시대의 세계 시민으로 성장하는 든든한 밑거름이 되고 있다.

강원명진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이 점자로 문서를 읽고 쓰며, 저장하고 저장한 내용을 음성으로 들을 수 있는 점자정보단말기를 통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의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고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한 체육 활동과 지역 사회와의 연계도 눈부시다. 인근 반다비 국민체육센터와 MOU를 체결, 매주 방과 후 수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생존 수영 프로그램은 물론 강원도청 직장운동경기부 수영팀과 함께하는 교실을 통해 물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있다. 특히 국가대표 수영 선수들과 함께한 운동회와 팬 사인회는 학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지역 사회와의 융화도 적극적이다. 강원도 혹은 춘천시 단위 행사에 합주부와 중창부가 초청돼 공연을 펼치고 있으며, 춘천시민축구단 홈경기에서는 학생들이 2년 연속 선수 에스코트로 활약했다. 춘천도시공사를 비롯해 지역 내 병원, 일반 학교와도 MOU를 맺고 활발히 교류하고 있다.

김창수 강원명진학교 교감은 "학생들이 교사나 공무원 등 당당한 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훌륭한 성과 이면에는 특수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제도적, 환경적 과제들이 있다.

강원도교육청이 운영비 지원, 기기 보급, 특수교육실무사 배치 등 다방면으로 힘쓰고 있지만, 시각장애 교육의 특성상 개별 맞춤 지원이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학교 규모에 비례한 일률적인 인력 및 예산 배정으로 인해 세밀한 지원에 한계를 겪고 있다. 특히 행정적 기준에 묶여 소외되는 학생이 없도록 정책적 유연성이 절실히 요구된다.

학생들의 생명과 직결된 안전 문제도 시급하다. 학교 보안관 수가 줄어들면서 시각장애 특성상 갑자기 도로로 뛰어드는 등의 돌발 상황에 대처할 전담 안전 인력의 공백이 발생한 상태다. 원거리 학생들의 경우 까다로운 기숙사 입소 기준으로 인해 통학에 큰 불편을 겪거나 조기 입학 시기를 놓치는 안타까운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장애인 개인 예산제' 등을 활용한 맞춤형 숙식 및 이동 지원 시스템 도입이 시급하다.

무엇보다 학교 측은 학부모들의 인식 개선과 '조기 교육'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다. 점자는 손의 감각이 가장 예민한 만 5~8세 사이에 배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며, 시기를 놓치면 학습 습득이 더뎌진다. 또한 잔존 시력이 있다고 해서 일반 환경에서 방치될 경우, 적절한 보조공학기기 활용법을 익히지 못해 학습 공백, 집중력 저하, 시각적 자극에 의존하는 사회성 발달의 지연 등을 겪게 되므로 조기 개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70년의 역사를 품은 강원명진학교는 이제 다가오는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무한한 정보와 한층 진보된 교육 환경 속에서, 혁신적인 교육 프로그램과 개별 맞춤형 학습을 지원할 계획이다.

박홍식 강원명진학교 교장은 "강원도 유일의 시각장애 특수학교라는 무거운 책임감과 긍지를 안고 앞으로도 강원명진학교는 학생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깨우기 위해 끊임없는 열정과 사랑으로 헌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호 기자 kimjho@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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