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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힘 다하자 코앞서 함성이 터졌다… 피트니스 축제 '하이록스'를 아시...

2026. 05. 30. 오후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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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결말을 미리 알려주는 행위를 ‘스포일러(스포)’라 합니다. 어쩌면 스포가 될지도 모를 결정적 이미지를 말머리 삼아 먼저 보여드릴까 합니다. 무슨 사연일지 추측하면서 찬찬히 따라가다 보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될 거예요. 한 장의 사진만으로 알 수 없었던 세상의 비하인드가 펼쳐집니다.

15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AirAsia 하이록스 인천 레이스'에서 참가자들이 스타트 선에서 출발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15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AirAsia 하이록스 인천 레이스'에서 참가자들이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왼쪽부터 차례로 스키에르그·슬레드 푸시·슬레드 풀·버피 브로드점프·파머스 캐리·샌드백 런지·로잉·월볼. 최주연 기자

강렬한 음악이 흐르는 경기장, 출발선에 선 근육질의 건장한 남녀가 출발 신호와 함께 뿜어져 나오는 연기를 뚫고 힘차게 트랙으로 뛰어나간다. 경기장 한편에선 선수들이 무거운 썰매를 온몸으로 밀어붙이고, 펜스 바로 앞 관중들은 격려의 함성을 지른다. 장내 아나운서의 쉼 없는 중계까지 더해져 축제 분위기가 물씬하다. 이곳은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의 경계를 허물며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AirAsia 하이록스(HYROX) 인천 레이스' 현장이다.

하이록스 경기장 안에선 누구나 주인공이 된다. 참가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티켓을 구매하고 들어온 지인들은 트랙 바로 코앞에서 선수의 이름을 연호한다. 직접 경기를 치른 선수들은 "마치 국가대표 선수가 된 듯한 기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47세 아버지 장봉규씨도, 68세 할아버지 전용수씨도 예외는 아니다. 나이와 상관없이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모든 레이서가 격려와 찬사를 받으며 성취의 순간을 누렸다.

15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AirAsia 하이록스 인천 레이스’에서 참가자들이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정다빈 기자

15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AirAsia 하이록스 인천 레이스'에서 참가자들이 지인을 응원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15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AirAsia 하이록스 인천 레이스'에서 경기를 완주한 참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2017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시작된 하이록스는 1km 러닝과 8개의 고강도 근력 운동을 번갈아 하는 실내 피트니스 종목 중 하나이다. 현재 30개국 85개 도시에서 130만 명 이상을 끌어모으며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5일 한국에서 열린 경기에도 사흘간 1만5,000명의 레이서와 1만 명의 관중이 모여 성황을 이뤘다.

하이록스의 가장 큰 매력은 '낮은 문턱'에 있다. 오랜 시간 기술을 단련해야 하는 구기 종목과 달리, 몇 번만 연습하면 금방 따라 할 수 있는 직관적인 동작들로 구성됐다. 스키에르그(스키 기구), 슬레드 푸시(썰매 밀기), 버피 브로드점프(엎드려뻗쳐 후 멀리뛰기), 로잉(조정 기구 당기기), 파머스 캐리(양손에 무거운 덤벨 들고 걷기), 샌드백 런지(모래주머니를 어깨에 얹고 걷기), 월볼(벽에 대고 묵직한 공 던지고 받기)이 바로 그것이다. 이 종목들은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지만, 자신의 페이스에 맞춰 천천히 수행하면 초보자도 충분히 완주할 수 있다.

15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AirAsia 하이록스 인천 레이스’에서 참가자들이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정다빈 기자

15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AirAsia 하이록스 인천 레이스’에서 참가자들이 로잉을 하고 있다. 정다빈 기자

15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AirAsia 하이록스 인천 레이스'에서 참가자들이 샌드백 런지를 하고 있다. 정다빈 기자

장애인 참가자들을 위한 '어댑티브(Adaptive)' 부문도 눈길을 끌었다. 하이록스는 '모두를 위한 피트니스'라는 슬로건에 맞게 영구적인 장애를 가진 선수들이 안전하고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세부 규칙을 마련해뒀다. 장애 유형과 기능적 제한 정도에 따라 총 6개의 대분류, 세부 분류까지 포함하면 11개로 나뉜다.

어댑티브 부문에 출전한 아미르 하이드(필리핀) 선수는 "하이록스 팀의 깊은 배려와 세심함을 느꼈다"라며 "무릎 아래가 절단된 경우와 무릎 위가 절단된 경우는 퍼포먼스가 매우 다른데 이것을 인지하고 각각 규칙을 다르게 규정했다"고 말했다.

15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AirAsia 하이록스 인천 레이스'에서 아미르 하이드(필리핀) 선수가 결승선으로 들어오고 있다. 독자 제공

15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AirAsia 하이록스 인천 레이스'에서 피지컬100: 시즌2 준우승자 홍범석씨를 비롯한 참가자들이 출발선에서 출발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15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AirAsia 하이록스 인천 레이스'에서 참가자들이 월볼을 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혼자가 아닌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점도 하이록스만의 큰 매력이다. 파트너와 함께 출전하는 '더블', 4명이 팀을 이루는 '릴레이' 부문은 개인의 뛰어난 기량보다 서로의 페이스를 맞추는 협동이 핵심이다. 한 명이 지쳐 속도가 느려지더라도 언제든 뒤를 받쳐줄 동료가 있다는 점은 경기장 곳곳에서 감동의 드라마를 연출했다. 에너지를 쏟아붓고 결승선을 통과한 팀원들은 서로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완주의 기쁨을 만끽했다.

한국 대회는 넷플릭스 시리즈 '피지컬: 100' 등 K-예능 콘텐츠의 인기와 맞물려 아시아 피트니스 팬들의 새로운 성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캐나다에서 온 가브리엘 레이스(27)는 샤이니 민호, 아모띠 등 방송 출연자들이 대거 참여한다는 소식에 하루 일찍 경기장을 찾았다. 말레이시아에서 여동생을 응원하기 위해 인천에 온 누룰 나즈민(42)은 "경기가 끝난 뒤 가족들과 함께 6일간 한국 곳곳을 관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5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AirAsia 하이록스 인천 레이스'에서 경기를 완주한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15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AirAsia 하이록스 인천 레이스'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피지컬100:시즌2' 준우승자 홍범석씨가 파트너의 부상으로 더블 부문을 기권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15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AirAsia 하이록스 인천 레이스'에서 샤이니 민호가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국내 피트니스 팬들을 열광시킨 하이록스의 열기는 올해 하반기에도 이어질 예정이다. 이번 인천 레이스의 흥행에 힘입어, 오는 11월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대회는 더 많은 참가자와 관중이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이록스 특유의 참여형 문화가 만든 이 열풍이 얼마나 지속될지, 국내 생활 체육 시장의 판도를 어떻게 바꾸어 놓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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