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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커머스 성지로…놀라워라 ‘틱톡’ [스페셜리포트]

2026. 07. 02. 오전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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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틱톡은 그냥 ‘춤추고 노는 앱’이었다. 10대들이 짧은 영상에 맞춰 춤추고, 입을 뻥긋대고, 따라 하기 챌린지를 올리는 곳. 어른들은 “저게 뭐가 재밌나” 했고, 기업들은 “광고나 좀 걸어볼까” 하는 정도로 봤다.

그런데 지난해 풍경은 완전히 달라졌다. 한 무명 한국 화장품 회사가 이 앱에서 인생역전을 했다. 더마 브랜드 ‘닥터멜락신’을 만드는 브랜드501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누적 적자 30억원에 자본잠식을 걱정하던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2336억원을 찍었다. 1년 전(800억원)보다 3배 가까이 뛴 숫자다. 무대는 다름 아닌 미국 틱톡숍이었다.

이런 사례는 닥터멜락신 하나가 아니다. 에이피알, 메디큐브, 조선미녀, 달바 같은 K뷰티 브랜드부터 캐나다 화장품, 미국 생활용품까지 전 세계 브랜드가 틱톡숍으로 몰려들고 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숏폼 영상 플랫폼이 어떻게 글로벌 커머스의 한 축으로 진화했는지, 그 구조를 뜯어봤다

틱톡 영상을 보던 이용자들이 마음에 드는 제품을 발견하면 다른 사이트로 이동할 필요 없이 틱톡숍 내에서 구매, 결제까지 가능하다. (틱톡 제공)

틱톡 출발점은 숏폼이었다. 중국 IT 기업 바이트댄스가 2017년 출시한 틱톡은 1분 미만의 짧은 영상으로 유행을 만드는 소셜미디어(SNS) 플랫폼이었다.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2022년에는 전 세계 합산 40억회 이상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그해 가장 많이 내려받은 앱에 올랐다.

다만 그 시절 틱톡의 역할은 딱 거기까지였다. 제품을 ‘발견하게’ 만드는 데 그쳤다. 소비자는 틱톡에서 멋진 제품 영상을 보고도, 실제 결제는 아마존이나 쇼피, 라자다 같은 다른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건너가서 했다. 틱톡은 손님을 데려오기만 하고, 정작 계산대는 남의 가게에 있었던 셈이다.

판을 바꾼 건 2023년 정식 출시된 틱톡숍이다. 이제 소비자는 물건을 사려고 틱톡을 떠나지 않는다. 피드나 라이브 영상을 보다가 마음에 드는 제품을 발견하면, 영상 하단 장바구니 버튼을 눌러 곧바로 산다. 손님을 데려오던 가게가, 계산대까지 자기 안에 들여놓은 것이다.

이 변화가 왜 결정적인지는 우리가 평소 어떻게 물건을 사는지 떠올려보면 쉽게 이해된다. 예를 들어 세제가 떨어졌다 치자. 그러면 아마존, 쿠팡, 네이버와 같은 커머스 플랫폼에 들어가 ‘세탁세제’를 검색하고, 리뷰를 좀 보고 산다. 이걸 ‘목적형 쇼핑’이라고 부른다.

틱톡숍은 정반대다. 살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사게 된다. 영상을 멍하니 넘겨보다가, 누군가 각질 앰플을 바르니 피부가 환해지는 장면이 나온다. “어, 저거 뭐지?” 하는 순간 영상 밑에 구매 태그가 붙어 있다. 누르면 바로 결제 창. 30초 만에 주문이 끝난다. 틱톡은 이걸 ‘발견 기반 이커머스(발견형 커머스)’라고 부른다. 소비자는 구매를 염두에 두고 접속하지 않는다. 영상을 보다 비의도적으로 콘텐츠를 접하고, 필요하다 느끼면 산다. 검색창에 제품명을 넣고 비교한 뒤 사는 기존 이커머스와 정반대로, 콘텐츠가 먼저 수요를 만든다.

틱톡숍 구조를 이해하려면 경제·마케팅의 두 개념을 짚고 가는 게 좋다. ‘퍼널’과 ‘플라이휠’이다.

먼저 퍼널(Funnel). 우리말로 ‘깔때기’다. 전통적인 마케팅은 소비자의 구매 과정을 깔때기 모양으로 봤다. 위에서 많은 사람에게 브랜드를 알리면(인지), 그중 일부가 관심을 갖고(고려), 그보다 더 적은 수가 실제로 산다(구매). 위는 넓고 아래로 갈수록 좁아진다. 경제학에서 이런 구조는 ‘단계마다 사람이 새는’ 모델이다. 한 단계 넘어갈 때마다 이탈자가 생기니, 기업은 더 많은 광고비를 위에 부어 깔때기 입구를 넓히거나, 단계별로 한 명이라도 덜 새게 막는 데 마케팅 자원을 쏟았다. 비용을 들이붓는 만큼 매출이 나오는, 일종의 ‘투입 대비 산출’ 게임이다.

반면 플라이휠(Flywheel)은 ‘관성으로 돌아가는 무거운 바퀴’를 뜻한다. 처음 돌릴 땐 힘이 많이 들지만, 한 번 속도가 붙으면 작은 힘으로도 계속 돌아간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수확체증(收穫遞增)’과 닿아 있는 개념이다. 보통의 생산은 투입을 늘릴수록 추가 산출이 줄어드는 ‘수확체감’을 따르지만, 플랫폼 비즈니스에서는 거꾸로 규모가 커질수록 효율이 더 좋아지는 구간이 생긴다. 사용자가 많아지면 콘텐츠가 늘고, 콘텐츠가 늘면 또 사용자가 모이는 식이다. 한 번 잘 돌려놓으면 바퀴가 스스로 가속한다.

틱톡숍은 깔때기보다 이 플라이휠 구조에 가깝다. 브랜드와 소비자, 크리에이터가 따로 노는 게 아니라 한 덩어리로 맞물려 돈다. 콘텐츠가 관심을 만들고, 관심이 구매로 이어지고, 구매가 다시 콘텐츠를 낳는다. 한 사람이 사면 후기 영상을 올린다. 라이브에서 또 소개된다. 다른 크리에이터가 그걸 보고 자기도 영상을 만든다. 그렇게 쌓인 콘텐츠가 또 다른 사람의 ‘발견’을 만든다. 깔때기 마케팅이 ‘돈을 부어 흘려보내는’ 구조라면, 플라이휠은 ‘한 번 돌려 관성을 만드는’ 구조인 셈이다.

이 바퀴가 도는 모습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게 ‘#틱톡보고삼(#TikTok

MadeMeBuyIt)’ 해시태그다. “틱톡 보고 샀다”는 후기를 다는 태그인데, 이게 달린 게시물이 2024년 800만개에서 올 6월 현재 3600만개를 넘었다. 2년도 안 돼 4배 넘게 불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소비자들이 알아서 광고를 만들어 붙이고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더해 입점 문턱을 확 낮추니 전 세계 브랜드가 입점하기 시작했다.

원래 미국에서 물건을 팔려면 현지 법인을 세우고, 창고를 빌리고,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했다. 그런데 틱톡은 ‘크로스보더 솔루션’을 만들어 한국 법인만으로도 미국과 동남아 틱톡숍에 바로 입점할 수 있게 했다. 지금은 미국, 태국, 싱가포르,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6개국에 이 방식으로 들어갈 수 있다. 판매를 받쳐주는 인프라도 깔았다. 앱 안에 상품을 모아 보여주는 ‘숍 탭’, 판매자 대신 보관·포장·배송을 처리하는 물류 솔루션 ‘풀필드 바이 틱톡’이 대표적이다. 셀러는 영상만 잘 만들면 되고, 골치 아픈 창고·배송은 틱톡이 떠맡는 구조다. 이런 무기들을 앞세워 틱톡숍은 동남아를 넘어 미국, 유럽, 일본 등으로 확장했고, 현재 16개국에서 운영되는 커머스 플랫폼으로 커졌다.

이런 급성장 이면에는 틱톡의 추천 알고리즘, ‘For You 피드’가 있다.

틱톡을 켜면 처음 뜨는 화면이다. 내가 어떤 영상을 오래 봤고, 뭘 좋아요 눌렀고, 어디서 멈췄는지를 학습해 취향에 맞는 영상을 끊임없이 골라준다. 이용자 68%가 “추천 피드가 내 취향과 맞다”고 답할 정도다.

여기서 틱톡의 차별점이 나온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는 기본적으로 ‘내가 팔로우한 사람’ 콘텐츠를 먼저 보여준다. 반면 틱톡은 내가 팔로우하지 않은 사람의 영상이라도, 인기만 있으면 내 화면에 띄운다. 무명 크리에이터의 영상도 반응이 좋으면 순식간에 수백만명에게 퍼진다.

이게 브랜드 입장에서 왜 중요할까. 기존 광고는 일단 많은 사람에게 뿌리고 그중 관심 있는 사람이 걸리길 기다리는 ‘그물 던지기’였다. 그런데 틱톡 알고리즘은 처음부터 ‘이 제품에 관심 가질 만한 사람’에게 영상을 꽤 정밀하게 배달한다. 실제로 틱톡 이용자 10명 중 7명이 “틱톡에서 새 브랜드를 처음 알게 됐다”고 답한다. 가게 주인이 발품 팔지 않아도, 알고리즘이 알아서 손님을 데려다주는 셈이다.

박진호 뷰스컴퍼니 대표는 “과거에는 올리브영·세포라·얼타뷰티 같은 거대 유통망에 먼저 진입한 브랜드가 소비자 접점을 얻었다”며 “틱톡숍에서는 유통력이 약한 브랜드라도 콘텐츠가 강하면 소비자 눈에 먼저 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목 좋은 자리’를 돈으로 사던 게임에서, ‘재밌는 영상’으로 자리를 따내는 게임으로 바뀐 것이다.

손익규 틱톡코리아 이사가 지난 6월 16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 한라홀에서 열린 ‘글로벌 K뷰티 콘퍼런스 2026’에서 강연하고 있다. (윤관식 기자)

이 거대한 가게에서 실제로 물건을 파는 사람은 누구일까. 브랜드 자신이 아니다. ‘어필리에이트’다. 어필리에이트란 제품 영상을 만들어 판매가 발생하면 수수료를 받는 수익형 크리에이터다. 브랜드가 직접 협업을 제안하거나, 협업을 원하는 인플루언서의 신청을 받는 방식이다. 인플루언서가 영상이나 피드로 제품을 홍보·판매하면, 그 콘텐츠에서 나온 매출의 15~30%를 커미션으로 받는다. 동네에서 입담 좋은 사람이 “이거 진짜 좋아” 하고 팔아주는 구조인데, 그 무대가 전 세계인 셈이다.

핵심은 이들이 ‘능동적’이라는 점이다. 브랜드가 제품을 보내며 콘텐츠를 부탁하는 ‘시딩’이나, 광고비를 주고 홍보를 맡기는 구조가 아니다. 판매 금액에 비례해 커미션을 받으니, 어필리에이트는 ‘잘 팔릴 만한 제품’을 스스로 찾아 먼저 달려든다. 시장 반응이 큰 브랜드엔 발 빠르게 샘플을 요청하고, 잘 터지는 콘텐츠는 바로 벤치마킹한다. 한 번 만든 제품은 사용법·비교·언박싱·할인 정보·실사용 후기 등 여러 형식으로 반복 콘텐츠화한다. 특정 영상이 터지면 그 영상은 계속 판매를 만든다. 일부 어필리에이트는 “몇 개의 고정 영상만으로도 지속적으로 수익을 낸다”고 말할 정도다.

그래서 어필리에이트에겐 ‘어떤 제품을 고르느냐’가 곧 수익률을 결정한다. 커미션율과 객단가가 높은 제품, 비포·애프터가 즉각 드러나는 제품, 브랜드가 샘플·프로모션을 적극 지원하는 제품이 유리하다. 단일 제품보다 루틴 형태로 묶인 ‘번들’이 선호되는 이유도 여기 있다. 평균 주문 금액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고, 크리에이터 입장에선 콘텐츠 소재도 풍부해지기 때문이다.

틱톡숍이 활성화될수록 어필리에이트 세계에 뚜렷한 특징도 감지된다. 철저한 ‘승자독식’ 구조다. 어필리에이트 크리에이터는 매출 규모에 따라 L0부터 L7까지 8단계로 나뉜다. 전체 판매자의 약 89%는 L0~L2의 소규모 크리에이터다. 반면 L3 이상(월 판매액 2만5000달러 이상) 크리에이터는 전체 어필리에이트 영상 수의 10%에 불과한데, 전체 매출의 75%를 만들어낸다. 영상을 많이 올린 사람이 많이 파는 게 아니라, 검증된 극소수 ‘에이스’가 매출 대부분을 일으킨다는 얘기다. 야구로 치면 타석에 자주 서는 선수가 아니라, 결정적일 때 홈런 치는 4번 타자가 점수를 다 내는 식이다.

셀러도 마찬가지다. 매출 규모에 따라 T1부터 T5까지 나뉘는데, T5는 월 60만달러(약 8억원) 이상을 파는 셀러다. 보통은 월매출 6만5000~20만달러(약 1억500만~3억8500만원)인 T3부터를 본격적인 궤도로 본다. 그런데 T3부터 T5까지 다 합쳐도 전체 셀러의 약 5%에 불과하다. 상위 5%가 시장을 주도하는 구조다.

이 구조가 브랜드 행동을 바꾼다. 크리에이터는 어떤 브랜드와 손잡을지 고를 때, 그 브랜드의 최근 한 달 매출 기록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이미 잘 팔리는 제품에 더 몰린다. 결국 신규 브랜드는 ‘히어로 제품’ 하나에 화력을 몰아 초반 실적을 빠르게 증명해야, 에이스 어필리에이트의 ‘픽’을 받아 플라이휠에 올라탈 수 있다.

닥터멜락신이 딱 그 길을 걸었다. 이 브랜드는 유명 틱톡커를 일일이 접촉하거나 현지 에이전시를 통해 소개받으며 제품을 팔아줄 크리에이터를 늘렸다. 그러다 일부가 단시간에 수억원대 매출을 만들자, 다른 크리에이터들도 “저 제품 잘 팔리네?” 하며 알아서 몰려들었다. 불씨 하나가 산불이 된 것이다. 대표 제품인 각질 제거 세럼 ‘필샷’은 바르기 전과 후의 차이를 숏폼으로 보여주기 쉬워 어필리에이트가 팔기 좋은 물건이기도 했다.

미국 신생 프로틴 바 브랜드 ‘MOSH

(모시)’ 역시 이런 경로를 밟았다. 원래 식품 브랜드가 미국에서 팔리려면 대형 소매점 진열대에 들어가는 게 정석이었다. 그런데 그 진입 장벽이 만만치 않다. 모시는 발상을 바꿨다. 소매점 입점 대신 틱톡숍에 먼저 올라타 어필리에이트와 협업하는 길을 택했다. 결과는 성공. 크리에이터들이 만든 영상 2만2000개가 발행돼 총 4500만뷰를 기록했고, 틱톡숍 단일 채널에서만 15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진열대 한 칸 없이, 영상만으로 유통 장벽을 뛰어넘은 것이다.

이미 어필리에이트의 영향력은 매출 구조 자체를 바꿔놨다. 지난해 틱톡숍에선 하루 평균 약 40만개의 어필리에이트 콘텐츠가 만들어졌다. T3 이상으로 성장한 셀러 상당수는 자체 제작 콘텐츠보다 어필리에이트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다양한 관점에서 제품을 노출시키는 어필리에이트 체계가, 브랜드가 혼자 영상을 만드는 것보다 훨씬 강력한 판매 구조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 구조에서 살아남는 공식은 의외로 단순하다. ‘선택과 집중’이다.

제품을 수십 개 늘어놓는 게 아니라, 확실히 먹히는 ‘히어로 제품’ 하나에 화력을 몰아 초반 실적을 빠르게 쌓는다. 실제로 틱톡숍은 소수 히어로 상품이 매출 80% 이상을 차지한다. 한두 개 제품이 터지면 그 브랜드 전체를 먹여 살린다. 이 방식으로 재미를 본 곳은 LG전자다. 지난해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25~45세의 가족 단위 소비자를 대상으로 ‘스탠바이미2’를 띄우기 위해 크리에이터 기반 콘텐츠와 함께 틱톡 최초로 AI를 접목한 해시태그 챌린지를 진행했다. 해시태그 조회 수 3310만회, 챌린지 영상 조회 수 1605만회, 참여율 2.52%(카테고리 평균 대비 40% 높음)를 달성했다. 또한, 라이브 방송 트래픽을 최적화하는 LIVE GMV MAX 솔루션까지 활용하여 1개월 만에 이탈리아 틱톡숍 대형 가전 카테고리 상위 1%에 진입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틱톡은 이 성공 공식을 ‘ACE’라는 이름으로 정리한다. 좋은 상품을 갖추고(Assortment), 그걸 영상으로 잘 보여주고(Content), 브랜드별 맞춤 지원으로 키운다(Empowerment)는 3박자다. 현재 틱톡숍엔 750개 이상 카테고리, 7000만개 넘는 상품이 올라와 있다. 여성복, 뷰티, 헬스, 전자제품까지 사실상 종합몰로 덩치를 키웠다.

에이피알과 닥터멜락신이 5월 25일~6월 23일까지 미국 틱톡숍에서 매출이 높은 상점 톱5에 들었다.

그늘도 분명하다. 가장 큰 문제는 생태계가 커질수록 경쟁 방식 자체가 달라진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콘텐츠 감각과 제품력이 중요해 보인다. 하지만 경쟁 브랜드가 늘면 더 영향력 있는 어필리에이트를 붙잡기 위한 ‘커미션 경쟁’이 시작된다. 어필리에이트는 당연히 더 높은 객단가, 더 좋은 조건을 주는 브랜드를 고른다. 그러면 브랜드는 좋은 어필리에이트 풀을 확보하려고 이전보다 훨씬 큰 비용을 써야 한다.

광고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틱톡숍 광고의 핵심은 ‘GMV Max’다. 판매자가 투자수익률(ROI) 목표를 정하면 예산과 노출을 자동 최적화해주는 솔루션으로, 지난해 7월부터 기본 캠페인 유형이 됐다. 브랜드 입장에선 편리하지만, 결국 더 많은 매출을 위해 더 많은 광고비를 태우는 구조를 고착화할 수 있다.

박진호 대표는 “틱톡숍이 커질수록 광고비·커미션·샘플링·할인 경쟁이 붙고, 결국 자본이 있는 브랜드가 유리해질 수 있다”고 봤다. 앞서 ‘콘텐츠만 좋으면 작은 브랜드도 뜬다’던 초기의 매력이, 규모가 커지자 다시 ‘자본 게임’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경고다.

실제 닥터멜락신의 손익계산서가 그 비용을 보여준다. 지난해 매출 2336억원에 영업이익은 142억원, 영업이익률 6.1%에 그쳤다. 100원 팔아 6원 남은 장사다. 광고선전비 869억원(매출의 37%), 판매수수료 457억원(20%), 운반비 383억원(16%). 이 세 항목만으로 매출의 73%가 빠져나갔다. 잘 팔릴수록 연료도 더 드는 ‘고비용 엔진’의 민낯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콘텐츠의 방향이다. 숏폼 커머스는 즉각적 반응을 끌어내려 자극적 표현이나 과감한 할인율로 구매를 유도하는 경향이 있다. 처음엔 소비자가 반응하지만, 비슷한 형식의 콘텐츠가 쏟아지면 신뢰보다 피로가 먼저 쌓인다. 어필리에이트 체계는 단기 매출은 만들어도, 브랜드 팬덤과 재구매로 잘 이어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박진호 대표는 “더블유랩, 미팩토리 등 10여년 전 유행했던 당시 페이스북 광고는 과장광고 → 신뢰 붕괴 → 효율 급락 구조를 보였다”며 “자정 작용이 없다면 틱톡 생태계는 자극만을 추구하다 소비자들이 결국 이탈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알고리즘 변화 등 불확실성도 변수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틱톡숍은 콘텐츠 성과와 알고리즘 변화에 따라 판매량 변동폭이 크다”며 “특정 콘텐츠나 히어로 SKU(지난 30일간 일평균 주문 30건 이상인 제품) 중심으로 매출이 발생하는 만큼 브랜드 충성도를 쌓는 데 한계가 있고, 유사 제품이 등장하는 모방 리스크도 커진다”고 꼬집었다.

[박수호 기자 park.suho@mk.co.kr, 이채원 기자 lee.chaewe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66호(2026.07.01~07.0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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