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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의 기적' 이알라, 디펜딩 챔피언 시비옹테크 꺾고 윔블던 16강

2026. 07. 05. 오후 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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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선수 최초 메이저 대회 16강

타이 브레이크 11-9로 첫 세트 선점

최근 잔디 코트 상승세... 최대 이변 연출

"필리핀에서 자란 나에게 큰 의미의 승리"

알렉산드라 이알라가 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2026 윔블던 여자 단식 3회전에서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를 꺾고 필리핀 선수 최초의 메이저대회 16강 진출을 확정한 뒤 환호하고 있다. 런던=AP·연합뉴스

필리핀 여자 테니스의 새 역사가 쓰였다. 알렉산드라 이알라(32위·21·필리핀)가 '디펜딩 챔피언' 이가 시비옹테크(3위·25·폴란드)를 꺾고 2026 윔블던 여자 단식 16강에 오르며 필리핀 선수 최초의 메이저대회 16강 진출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이알라는 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3회전에서 시비옹테크를 상대로 2시간 15분 간의 혈투 끝에 세트스코어 2-0(7-6<11-9> 6-2) 승리를 거뒀다.

시비옹테크는 지난해 결승에서 1911년 도로시 체임버스(영국) 이후 무려 114년 만에 '베이글 세트(6-0)'를 만들며 윔블던 정상에 올랐지만, 올해는 3회전에서 짐을 싸게 됐다. 시비옹테크가 메이저대회 3회전에서 탈락한 건 2024년 윔블던 이후 2년 만이다.

이알라의 최근 상승세는 우연이 아니었다. 이알라는 이번 윔블던 전까지 메이저대회에서 시드를 받은 적도, 3회전에 진출한 적도, 메이저에서 톱 10 선수를 상대해 본 적도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마이애미오픈에서 시비옹테크를 꺾으며 한차례 돌풍을 일으켰다. 올여름 잔디코트에서는 11승을 거뒀고, 지난달 베를린오픈에서는 엘레나 리바키나(2위·27·러시아)마저 제압하며 상승세를 이어왔다.

이알라가 필리핀 선수 최초로 메이저대회 16강 진출을 확정한 뒤 코트에 주저 앉아 기뻐하고 있다. 런던=AP·연합뉴스

이날도 공격이 매서웠다. 모자에는 타갈로그어로 '한 번 자라기 시작하면, 누구도 막을 수 없다'는 문구를 새겼는데, 경기 내용도 그대로였다. 1세트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 세트포인트를 놓치고도 흔들리지 않았고, 20포인트까지 이어진 긴 첫 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하며 11-9로 기선을 제압했다. 이어 2세트에서는 4-0까지 달아나며 완전히 주도권을 잡았다. 시비옹테크도 끝까지 추격을 포기하지 않았지만, 범실 44개를 쏟아낸 점이 아쉬웠다.

톱 랭커를 상대로 또 한 번 이변을 연출한 이알라는 승리가 확정되자 코트에 주저앉아 눈물을 쏟아냈다. 그는 "4회전(16강)에 진출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시비옹테크처럼 메이저 우승을 여러 번 한 선수에게는 오늘의 결과가 작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필리핀에서 자란 나에겐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헝클어진 양말을 신고, 반짝이는 신발을 신은 채 매일 오빠, 할아버지와 함께 훈련하던 나에겐 오늘의 승리가 세상 무엇보다 큰 의미"라며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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