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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정말 '세계환경중심도시'가 될 수 있을까
2026. 07. 18. 오후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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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차량 1.1대·폐기물 전국 최다… '세계환경중심도시' 민낯
초록숲과 푸른 바다만으로도 아름다웠을 텐데. 구멍이 숭숭 뚫린 먹빛 현무암과 곳곳에 솟은 오름들까지. 제주의 독특한 자연 풍경은 머무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여행온 기분이 나게 한다.
제주에 방문할 때마다 외국인 관광객을 볼 수 있었다. 과거엔 주로 관광버스를 이용하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었다. 이제는 가족 단위 중국인 관광객뿐만 아니라 서양인을 비롯한 일본인도 보인다. 제주의 매력이 동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뻗어가는 듯하다.
이번에는 제주도 연구 용역과 회사 워크숍 때문에 제주에 오래 머무르게 되어 겸사겸사 올해 첫 휴가를 제주에서 보내기로 했다. 도시를 공부한 이후로 여행지에서도 자연환경보다 도시 문제가 먼저 눈에 들어오곤 한다. 제주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제주에 일주일 동안 머물다 보니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두 가지 도시 문제가 보였다. 자동차와 쓰레기 문제인데, 이는 도시경제학에서 '외부 불경제'로 설명한다. 외부 불경제는 도시 내 생산과 소비 활동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실제 행위자가 아닌 제삼자나 사회 전체에 전가되는 현상이다.
첫 번째는 주차 문제다. 관광지만 다니던 지난 여행과는 달리 연구 용역 후보지 답사 때문에 제주시 곳곳을 돌아다녔다. 원도심과 인근 지역을 둘러보았다. 골목길마다 주차해 놓은 자동차가 가득했다. 차로는 주황색 실선과 점선으로 엄연히 구분되어 있지만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차로 위 양방향으로 주차해 놓은 자동차 때문에 2차로는 하나의 차량만 다닐 수 있는 차로가 되었다.
이틀간 묵었던 숙소는 원도심에 위치한 연동에 있었다. 15층임에도 지하는 3층밖에 되지 않았다. 숙소로 들어가는 길에 지하주차장 입구를 보니 램프 구간마저도 주차되어 있는 차량을 볼 수 있었다. 숙박업주가 지하가 아닌 주변 길가에 주차하라는 안내문자를 보낸 이유를 알 수 있는 순간이었다.
제주의 1인당 자동차 등록대수(1.1대)는 전국(0.5대)의 2배 수준이다.
제주도가 주차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이유가 있다. 제주도는 1인당 자동차 대수가 1.1대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고, 전국 평균인 0.5대보다도 2배 이상 높다.
단순히 차량이 많은 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제주 지역에 잘 모르다 보니 제주에서 머물며 오랜 기간 연구를 수행해 왔던 홍익대학교 과학기술연구소 김성훈 박사님께 티타임을 요청한 적이 있다. 박사님은 제주 지역이 암반 특성상 지하공사가 쉽지 않다고 말씀해 주셨다. 현무암이라서 오히려 쉬울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고 한다.
건설 분야에서 토목 공사할 때 암반을 단단함에 따라 연암/보통암/경암으로 구분한다. 현무암은 경암에 해당되며 경암은 연암에 비해 최소 2배, 많게는 4배가량 공사단가가 비싸다. 게다가 단단한 암반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발파 등의 소음을 유발하는 작업을 필요로 한다. 인근에 주거지역이 있다면 민원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환경 때문에 제주 지역은 지하를 파더라도 내륙지역에 비해 덜 파거나 아예 지하 공사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 제주 원도심을 돌아다니면서 높은 빌딩임에도 불구하고 지하주차장이 없거나 1층만 공사되어 있는 건물을 관찰할 수 있었다. 몇 해 전 묵었던 숙소도 10층이 넘는 고층 빌딩이었지만 지하주차장이 1층밖에 없어서 외부 노면주차장에 주차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제주도에서도 이 문제를 명확히 인지하고 있다. 제주 도시계획 조례에는 연면적 5천 제곱미터 이상인 경우, 지하층(외벽 전체면이 지표면 아래에 설치되어 있는 층을 말한다) 면적 중 주차장과 계단실·기계실 등 부속시설의 면적은 합계에 산입하지 아니한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지하 개발을 장려하고 지상에 난립한 자동차를 지하로 넣겠다는 도시계획 방향을 보여준다.
주차 문제는 자동차 이용자의 불편으로 끝나지 않는다. 자동차가 지상 공간을 점유하면 그만큼 보행자는 좁아진 도로를 이용해야 하고 보행안전도 위험해진다. 인도와 차도가 명확히 구분된 도로야 문제가 없겠지만 보차혼용도로에서는 몸집이 큰 자동차는 보행자에게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 동반자 등 보행약자의 보행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가 된다. 주차 문제가 보행자의 안전 저하라는 형태로 전가되는 대표적인 외부불경제인 셈이다.
도시는 급변하지 않는다. 제주의 1인당 높은 차량 등록대수와 도심 내 주차난은 지난 도시 정책이 축적한 결과물이다. 주차면수가 부족하여 도로는 자동차 포화 상태가 되어버렸다. 단단한 제주 암반만을 탓할 수 없다. 어쩌면 도시계획의 무능과 무지가 자동차가 지배해 버린 제주를 낳았는지도 모른다.
제주라는 도시를 다시 계획할 수 있다면 어떻게 계획해야 할까? 애초에 승용차를 타고 다니는 게 비용이 더 들고 불편하게 했다면 어땠을까?
자동차 이용에 대한 사회적 비용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예를 들면 자동차 보유세나 등록세 부과와 같은 수단을 검토할 수 있다. 물론 이와 함께 대중교통 체계를 개편하고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도록 접근성 개선이 선행되어야만 한다. 자동차 관련 세금을 재원으로 하면 된다.
두 번째 문제는 쓰레기 문제다. 제주는 국내 제1의 관광지다. 이제 국내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 인간이 활동하기 위해 영양분을 섭취하고 배설하듯, 도시도 마찬가지다. 도시 활동을 하다 보면 자연스레 도시 배설물이 생긴다. 도시에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쓰레기 문제다.
1인당 폐기물 발생량도 제주(0.63톤/년)가 전국(0.32톤/년)의 2배 수준이다.
시도별 1인당 폐기물 발생량은 제주가 가장 높다. 전국 평균의 2배 수준이다. 다만 오해하지 않아야 할 것은 이 통계가 제주 도민의 쓰레기 발생량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제주는 주민등록인구를 제외한 관광객 등 생활인구가 많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향후 전국의 연간 생활인구 자료를 확보할 수 있다면 1인당 폐기물 발생량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제주 쓰레기 매립장이 이미 포화 상태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필리핀으로 폐기물을 불법 수출한 사실도 발각되어 국제적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다행히도 제주는 쓰레기 문제를 방치하기만 하진 않았다. 제주는 쓰레기 문제를 오래 고민해 왔고 여러 정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있다.
선도적인 환경 정책, '푸른컵'과 '재활용도움센터'
먼저 도민과 관광객의 행동 변화를 촉구해 왔다.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텀블러 사용을 권장한다. 이를 위해 꾸준히 텀블러 사용 권장 정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5년 전에 방문했을 때도 '푸른컵' 대여/반납 서비스가 있었다. 텀블러를 챙기지 못해서 1회용 컵을 써야만 하는 상황인 줄 알았는데, 여행 기간 동안 텀블러를 대여해 주는 정책이었다. 금능 지역 카페에서 텀블러를 빌리고 공항에서 반납한 적이 있다.
푸른컵 정책이 소비자 중심의 참여 정책이라면 1회용 컵 보증금제는 영업자 중심의 참여 정책이다. 음식점 및 카페 영업자가 해당 제도에 참여하면 소비자는 1회용 컵을 이용할 때 보증금 300원을 추가로 결제한다. 그리고 1회용 컵을 제주 내에 설치된 반납기에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받는다. 이 제도가 전국 전지역에 안착된다면 플라스틱의 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지 않을까?
1회용컵을 반납하고 보증금을 반환받을 수 있다. 다만, 보증금 라벨이 부착된 컵만 반환해야 한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9%에 불과하다고 한다. 1회용 컵 보증금제는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정책이다. 이번 제주 방문에서는 공항 게이트 입구에서 1회용 컵 보증금제를 운영하는 부스를 볼 수 있었다.
제주 방문 기간 동안 모아놨던 1회용 컵을 제주공항에서 반납하고 보증금을 되돌려 받고 환경을 위한 작은 발걸음에 동참하면 좋겠다. 물론 1회용 컵을 사용하는 것보다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는 게 환경에는 더 나은 선택이다.
제주에는 '요일별 쓰레기 배출 제도'라는 특별한 제도가 운영 중이다.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 종이, 비닐류는 배출일에만 배출이 가능하다.
다만 제주도 내 곳곳에 재활용도움센터라는 곳을 볼 수 있는데 여기에서는 매일 쓰레기를 배출할 수 있다. 2019년부터 설치하기 시작하여 제주시 100개, 서귀포시 83개 총 183개가 운영 중이다.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상주 인력이 올바른 쓰레기 분리배출을 유도한다.
실제로 방문하여 센터를 돌아보는 동안 도민이 자동차에 쓰레기를 가지고 와서 배출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도에서 올바른 쓰레기 배출을 위해 체계를 잘 마련한 것으로 보였다.
세계환경중심도시에 걸맞은 제주가 되려면
다만 분리배출 제도도 중요하지만 쓰레기양 자체를 줄이기 위해서는 자동차 문제와 마찬가지로 쓰레기 처리에 드는 비용을 배출자에게 충분히 부담되는 구조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제주도에서 발생한 쓰레기가 어디로 가겠는가. 제주 땅에 묻히거나 땅이 부족하면 쓰레기를 수출해야 하는 지경에 이를 것이다. 그때서야 쓰레기 비용을 높일 것인가?
단순히 여행이 아니라 일 때문에 오랜 시간 머물면서 관광지로서 제주가 아닌 도시로서 제주를 관찰할 수 있었다. 제주는 세계적으로 모범이 되는 지속가능한 환경을 갖춘 도시라는 의미의 '세계환경중심도시' 조성을 지향하고 있다. 세계환경중심도시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제주도는 관광지화되면서 쓰레기와 자동차 도시 문제로 시름을 앓고 있다.
제주의 푸른 바다와 초록 숲이 쓰레기로 덮이거나 자동차만이 가득한 도심지 풍경은 누구도 보고 싶지 않을 것이다. 제주의 바다와 숲은 자연이 만든 풍경이다. 그러나 자동차와 쓰레기로 가득 채우는 것도, 숲과 바다를 가꿔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것도 결국엔 사람이 해야만 한다. 제주가 세계환경중심도시라는 이름에 걸맞은 도시가 될 수 있을지는 지금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이 기사는 brunch.co.kr/@rulerstic에도 실립니다.
초록숲과 푸른 바다만으로도 아름다웠을 텐데. 구멍이 숭숭 뚫린 먹빛 현무암과 곳곳에 솟은 오름들까지. 제주의 독특한 자연 풍경은 머무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여행온 기분이 나게 한다.
제주에 방문할 때마다 외국인 관광객을 볼 수 있었다. 과거엔 주로 관광버스를 이용하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었다. 이제는 가족 단위 중국인 관광객뿐만 아니라 서양인을 비롯한 일본인도 보인다. 제주의 매력이 동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뻗어가는 듯하다.
이번에는 제주도 연구 용역과 회사 워크숍 때문에 제주에 오래 머무르게 되어 겸사겸사 올해 첫 휴가를 제주에서 보내기로 했다. 도시를 공부한 이후로 여행지에서도 자연환경보다 도시 문제가 먼저 눈에 들어오곤 한다. 제주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제주에 일주일 동안 머물다 보니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두 가지 도시 문제가 보였다. 자동차와 쓰레기 문제인데, 이는 도시경제학에서 '외부 불경제'로 설명한다. 외부 불경제는 도시 내 생산과 소비 활동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실제 행위자가 아닌 제삼자나 사회 전체에 전가되는 현상이다.
첫 번째는 주차 문제다. 관광지만 다니던 지난 여행과는 달리 연구 용역 후보지 답사 때문에 제주시 곳곳을 돌아다녔다. 원도심과 인근 지역을 둘러보았다. 골목길마다 주차해 놓은 자동차가 가득했다. 차로는 주황색 실선과 점선으로 엄연히 구분되어 있지만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차로 위 양방향으로 주차해 놓은 자동차 때문에 2차로는 하나의 차량만 다닐 수 있는 차로가 되었다.
이틀간 묵었던 숙소는 원도심에 위치한 연동에 있었다. 15층임에도 지하는 3층밖에 되지 않았다. 숙소로 들어가는 길에 지하주차장 입구를 보니 램프 구간마저도 주차되어 있는 차량을 볼 수 있었다. 숙박업주가 지하가 아닌 주변 길가에 주차하라는 안내문자를 보낸 이유를 알 수 있는 순간이었다.
제주의 1인당 자동차 등록대수(1.1대)는 전국(0.5대)의 2배 수준이다.
제주도가 주차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이유가 있다. 제주도는 1인당 자동차 대수가 1.1대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고, 전국 평균인 0.5대보다도 2배 이상 높다.
단순히 차량이 많은 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제주 지역에 잘 모르다 보니 제주에서 머물며 오랜 기간 연구를 수행해 왔던 홍익대학교 과학기술연구소 김성훈 박사님께 티타임을 요청한 적이 있다. 박사님은 제주 지역이 암반 특성상 지하공사가 쉽지 않다고 말씀해 주셨다. 현무암이라서 오히려 쉬울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고 한다.
건설 분야에서 토목 공사할 때 암반을 단단함에 따라 연암/보통암/경암으로 구분한다. 현무암은 경암에 해당되며 경암은 연암에 비해 최소 2배, 많게는 4배가량 공사단가가 비싸다. 게다가 단단한 암반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발파 등의 소음을 유발하는 작업을 필요로 한다. 인근에 주거지역이 있다면 민원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환경 때문에 제주 지역은 지하를 파더라도 내륙지역에 비해 덜 파거나 아예 지하 공사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 제주 원도심을 돌아다니면서 높은 빌딩임에도 불구하고 지하주차장이 없거나 1층만 공사되어 있는 건물을 관찰할 수 있었다. 몇 해 전 묵었던 숙소도 10층이 넘는 고층 빌딩이었지만 지하주차장이 1층밖에 없어서 외부 노면주차장에 주차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제주도에서도 이 문제를 명확히 인지하고 있다. 제주 도시계획 조례에는 연면적 5천 제곱미터 이상인 경우, 지하층(외벽 전체면이 지표면 아래에 설치되어 있는 층을 말한다) 면적 중 주차장과 계단실·기계실 등 부속시설의 면적은 합계에 산입하지 아니한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지하 개발을 장려하고 지상에 난립한 자동차를 지하로 넣겠다는 도시계획 방향을 보여준다.
주차 문제는 자동차 이용자의 불편으로 끝나지 않는다. 자동차가 지상 공간을 점유하면 그만큼 보행자는 좁아진 도로를 이용해야 하고 보행안전도 위험해진다. 인도와 차도가 명확히 구분된 도로야 문제가 없겠지만 보차혼용도로에서는 몸집이 큰 자동차는 보행자에게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 동반자 등 보행약자의 보행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가 된다. 주차 문제가 보행자의 안전 저하라는 형태로 전가되는 대표적인 외부불경제인 셈이다.
도시는 급변하지 않는다. 제주의 1인당 높은 차량 등록대수와 도심 내 주차난은 지난 도시 정책이 축적한 결과물이다. 주차면수가 부족하여 도로는 자동차 포화 상태가 되어버렸다. 단단한 제주 암반만을 탓할 수 없다. 어쩌면 도시계획의 무능과 무지가 자동차가 지배해 버린 제주를 낳았는지도 모른다.
제주라는 도시를 다시 계획할 수 있다면 어떻게 계획해야 할까? 애초에 승용차를 타고 다니는 게 비용이 더 들고 불편하게 했다면 어땠을까?
자동차 이용에 대한 사회적 비용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예를 들면 자동차 보유세나 등록세 부과와 같은 수단을 검토할 수 있다. 물론 이와 함께 대중교통 체계를 개편하고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도록 접근성 개선이 선행되어야만 한다. 자동차 관련 세금을 재원으로 하면 된다.
두 번째 문제는 쓰레기 문제다. 제주는 국내 제1의 관광지다. 이제 국내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 인간이 활동하기 위해 영양분을 섭취하고 배설하듯, 도시도 마찬가지다. 도시 활동을 하다 보면 자연스레 도시 배설물이 생긴다. 도시에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쓰레기 문제다.
1인당 폐기물 발생량도 제주(0.63톤/년)가 전국(0.32톤/년)의 2배 수준이다.
시도별 1인당 폐기물 발생량은 제주가 가장 높다. 전국 평균의 2배 수준이다. 다만 오해하지 않아야 할 것은 이 통계가 제주 도민의 쓰레기 발생량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제주는 주민등록인구를 제외한 관광객 등 생활인구가 많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향후 전국의 연간 생활인구 자료를 확보할 수 있다면 1인당 폐기물 발생량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제주 쓰레기 매립장이 이미 포화 상태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필리핀으로 폐기물을 불법 수출한 사실도 발각되어 국제적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다행히도 제주는 쓰레기 문제를 방치하기만 하진 않았다. 제주는 쓰레기 문제를 오래 고민해 왔고 여러 정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있다.
선도적인 환경 정책, '푸른컵'과 '재활용도움센터'
먼저 도민과 관광객의 행동 변화를 촉구해 왔다.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텀블러 사용을 권장한다. 이를 위해 꾸준히 텀블러 사용 권장 정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5년 전에 방문했을 때도 '푸른컵' 대여/반납 서비스가 있었다. 텀블러를 챙기지 못해서 1회용 컵을 써야만 하는 상황인 줄 알았는데, 여행 기간 동안 텀블러를 대여해 주는 정책이었다. 금능 지역 카페에서 텀블러를 빌리고 공항에서 반납한 적이 있다.
푸른컵 정책이 소비자 중심의 참여 정책이라면 1회용 컵 보증금제는 영업자 중심의 참여 정책이다. 음식점 및 카페 영업자가 해당 제도에 참여하면 소비자는 1회용 컵을 이용할 때 보증금 300원을 추가로 결제한다. 그리고 1회용 컵을 제주 내에 설치된 반납기에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받는다. 이 제도가 전국 전지역에 안착된다면 플라스틱의 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지 않을까?
1회용컵을 반납하고 보증금을 반환받을 수 있다. 다만, 보증금 라벨이 부착된 컵만 반환해야 한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9%에 불과하다고 한다. 1회용 컵 보증금제는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정책이다. 이번 제주 방문에서는 공항 게이트 입구에서 1회용 컵 보증금제를 운영하는 부스를 볼 수 있었다.
제주 방문 기간 동안 모아놨던 1회용 컵을 제주공항에서 반납하고 보증금을 되돌려 받고 환경을 위한 작은 발걸음에 동참하면 좋겠다. 물론 1회용 컵을 사용하는 것보다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는 게 환경에는 더 나은 선택이다.
제주에는 '요일별 쓰레기 배출 제도'라는 특별한 제도가 운영 중이다.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 종이, 비닐류는 배출일에만 배출이 가능하다.
다만 제주도 내 곳곳에 재활용도움센터라는 곳을 볼 수 있는데 여기에서는 매일 쓰레기를 배출할 수 있다. 2019년부터 설치하기 시작하여 제주시 100개, 서귀포시 83개 총 183개가 운영 중이다.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상주 인력이 올바른 쓰레기 분리배출을 유도한다.
실제로 방문하여 센터를 돌아보는 동안 도민이 자동차에 쓰레기를 가지고 와서 배출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도에서 올바른 쓰레기 배출을 위해 체계를 잘 마련한 것으로 보였다.
세계환경중심도시에 걸맞은 제주가 되려면
다만 분리배출 제도도 중요하지만 쓰레기양 자체를 줄이기 위해서는 자동차 문제와 마찬가지로 쓰레기 처리에 드는 비용을 배출자에게 충분히 부담되는 구조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제주도에서 발생한 쓰레기가 어디로 가겠는가. 제주 땅에 묻히거나 땅이 부족하면 쓰레기를 수출해야 하는 지경에 이를 것이다. 그때서야 쓰레기 비용을 높일 것인가?
단순히 여행이 아니라 일 때문에 오랜 시간 머물면서 관광지로서 제주가 아닌 도시로서 제주를 관찰할 수 있었다. 제주는 세계적으로 모범이 되는 지속가능한 환경을 갖춘 도시라는 의미의 '세계환경중심도시' 조성을 지향하고 있다. 세계환경중심도시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제주도는 관광지화되면서 쓰레기와 자동차 도시 문제로 시름을 앓고 있다.
제주의 푸른 바다와 초록 숲이 쓰레기로 덮이거나 자동차만이 가득한 도심지 풍경은 누구도 보고 싶지 않을 것이다. 제주의 바다와 숲은 자연이 만든 풍경이다. 그러나 자동차와 쓰레기로 가득 채우는 것도, 숲과 바다를 가꿔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것도 결국엔 사람이 해야만 한다. 제주가 세계환경중심도시라는 이름에 걸맞은 도시가 될 수 있을지는 지금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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