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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내린 작품의 반전…한국 영화는 지금 '넷플릭스 역주행' 중 [엔터그알...

2026. 07. 18. 오후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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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와일드 씽', '휴민트'(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NEW)

극장에서는 흥행에 아쉬움을 남겼지만, 글로벌 OTT 플랫폼 넷플릭스에서는 세계적인 관심을 받으며 새로운 생명력을 얻는 한국 영화가 늘고 있다. 한 번의 박스오피스 성적으로 작품의 운명이 결정되던 시대에서 벗어나, OTT가 영화의 '두 번째 개봉관'이자 구원투수 역할을 하는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오는 31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되는 롯데엔터테인먼트 배급작 '와일드 씽' 역시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국내 극장에서는 정통 코미디라는 작품성과 강동원, 엄태구, 박지현 주연이라는 화제성에 비해 기대만큼의 흥행을 거두지 못했지만, 190여 개국 동시 공개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노리게 됐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측은 "국내 극장에서 얻은 뜨거운 열기를 넷플릭스를 통해 글로벌 시장으로 넓혀가고자 한다"며 "문화적 장벽을 넘어 한국 코미디 영화도 글로벌 팬덤을 구축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이 같은 기대는 앞서 지난 4월, 실질적 성과로 증명된 바 있다. 류승완 감독의 첩보 액션 영화 '휴민트'는 조인성, 박정민, 박해준, 신세경 등이 출연한 대작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국내 관객 198만명에 그치며 손익분기점 달성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넷플릭스 공개 이후 불과 닷새 만에 글로벌 톱10 영화(비영어) 부문 1위에 올랐고, 한국을 비롯해 루마니아·필리핀·홍콩 등 14개국에서 1위를 기록했다. 전 세계 67개국 톱10에도 이름을 올리며 극장에서의 아쉬움을 단숨에 만회했다.

당시 영화 배급을 맡은 NEW 관계자는 머니투데이방송 MTN에 "국내 극장 개봉의 뜨거운 열기를 글로벌 시장으로 빠르게 이어가며

하는 것이 필수적이라 판단했다"며 "넷플릭스의 자막·더빙 서비스를 통해 전 세계 관객이 한국 영화를 시차 없이 즐기게 함으로써

한 것이 장기적으로 산업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전략적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흥행 반전은 영화 한 편에서 끝나지 않았다. '휴민트' 공개 이후 류 감독의 '베를린', '베테랑', '부당거래', '군함도' 등 전작들까지 글로벌 시청자들 사이에서 다시 소비되며 이른바 '류승완 역주행' 현상이 나타난 것. 영국 영화 비평 매체 MUBI는 류승완 감독 특집 기사를 통해 그를 "한국 액션 영화의 흐름을 반영하면서도 동시에 그 흐름을 앞으로 밀어붙여온 감독"이라고 평가하며 초기 작품부터 대표작까지 다시 조명했다. 하나의 흥행작이 감독의 필모그래피 전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밖에도 추영우 주연의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86만명)는 넷플릭스 공개 후 64개국 톱10에 진입했고, 송중기 주연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 역시 극장에서는 42만명에 그쳤지만 넷플릭스 공개 이후 73개국 톱10에 진입했다.

넷플릭스 공개 후 글로벌 1위(비영어)에 오른 '휴민트'(제공=넷플릭스)

이처럼 극장 성적과 OTT 성적이 완전히 다른 결과를 내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영화업계의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명 감독과 배우가 참여한 작품이라고 해도 박스오피스 흥행을 장담하기 어려운 시대"라며 "제작 단계부터 글로벌 OTT 독점 공개를 염두에 두고 계약을 검토해 수익을 확보하고,

극장 흥행 외에도 글로벌 화제성이라는 또 다른 성공 지표를 만들려는 전략

이 같은 변화는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영화진흥위원회의 '2024년 한국영화 수익분석'에 따르면 한국 상업영화의 극장 매출은 2019년 4072억5706만원에서 지난해 2886억1771만원으로 약 29% 감소했다. 반면 OTT 매출은 같은 기간 38억4094만원에서 149억4816만원으로 약 3.9배 증가했다. 해외 매출 역시 506억2278만원에서 628억2871만원으로 약 24% 늘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OTT를 통한 노출이 해외에서 한국 영화와 감독, 배우를 새롭게 발견하는 계기가 되고, 이것이 다시 신작의 해외 판권 가치와 글로벌 인지도 상승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고 있다고 보고 있다.

OTT 입장에서도 영화는 효율적인 콘텐츠

다. 8부작 이상의 시리즈와 달리 2시간 안팎이면 완결되는 만큼 이용자 입장에서 진입장벽이 낮다. 최근 짧은 시간 안에 높은 만족도를 얻으려는 '시성비'(시간 대비 성능) 중심의 시청 습관과도 맞아떨어진다. 여기에 한 작품의 흥행이 감독이나 배우의 다른 작품 소비로 이어지면서 플랫폼이 보유한 기존 콘텐츠의 이용률까지 높일 수 있다.

김미현 성균관대 국정전문대학원 초빙교수는 "시청자가 OTT에서 볼 작품을 고를 때 드라마나 시리즈는 시청 시간이 길어 시작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영화는 2시간 내외에 완결된 관람 경험을 제공하는 장점이 있어 선택 수요가 여전히 크다"며 "영화계 입장에서도 OTT는 추가 수익이 발생하는 중요한 창구로 기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OTT는 작품이 전 세계에 동시에 유통되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 작품은 물론 감독과 배우가 새롭게 발견될 가능성도 열어준다"고 덧붙였다.

한때 극장 성적은 영화의 성패를 가르는 절대적인 기준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이야기가 달라지고 있다. 극장이 작품을 처음 선보이는 출발점이라면, OTT는 새로운 관객을 만나고 작품의 수명을 연장하는 또 하나의 무대로 떠오르고 있는 것. '휴민트'가 그 가능성을 입증했다면, 이제 '와일드 씽'이 한국 코미디 영화의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시험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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