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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욱의 한반도 워치] 북·중·러 국경에서 바라본 중국의 ‘동해 出...
2026. 07. 22. 오전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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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만강 통해 동해·태평양 진출하려는 중국, 동북아 안보 흔들어
김정은은 협상 테이블서 전략적 몸값 높여… 한·미·일 공조 필요
중국 훈춘시 방천(防川) 망해각(望海閣)에 올랐다. 5월 중·러, 6월 북·중 등 연이은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이 강조한 동해 출해를 현장에서 둘러봤다. 네 번째 방문인데 코로나 이전보다 조망 시설이 보강되고 현대화된 모습이었다.
멀리 푸른 동해를 바라보니 왼쪽은 러시아 하산시, 오른쪽은 북한 라선시 두만강동 마을이다. 가운데로 눈물 젖은 두만강이 유유히 흐른다. ‘닭 울음소리 3국에 들리고, 개 짖는 소리 3국을 깨우며, 웃음소리 이웃 나라에 전해지는 곳’이라는 안내문이 3국 접경 지역임을 시사한다. 먼발치에서 북러를 잇는 철교가 두만강을 가로지른다. 하지만 정작 중국은 눈에 보이는 동해로 나갈 수 없다. 북·러 경계가 중국이 15㎞ 거리의 동해와 접하는 것을 막았다. 팀 마샬의 베스트셀러 ‘지리의 힘’이 강조한 묘한 국경 지역이다.
역사는 160여 년 전으로 거슬러 간다. 1860년 청나라는 제2차 아편전쟁 패배로 영국·프랑스·러시아와 각각 베이징 조약을 체결했다. 앞서 아이훈 조약으로 흑룡강 이북을 넘겨준 데 이어 연해주와 남부 하바롭스크 지방의 40만㎢를 러시아에 할양했다. 1886년 ‘중러 훈춘 동계조약’으로 중국의 바다 진출이 간신히 인정됐다. 1991년 중소 국경 협정 제9조는 오성홍기를 단 중국 선박이 두만강 제33계점 이하에서 동해로 항행할 수 있음을 명문화했다. 하지만 서류상의 권리일 뿐, 중국 선박은 동해로 나갈 수 없었다.
북중러 3국 관계와 지정학적 이해가 끊임없이 엇갈렸다. 세 나라의 경제 발전 수준과 협력 의지도 달랐다. 무엇보다 도강(渡江)의 물리적 조건이 최악이었다. 1938년 장고봉 사건 이후 일본은 강바닥에 말뚝을 박아 항로를 막았다. 수십 년간 방치된 두만강 하류는 토사가 쌓이고 연안 섬들이 뒤엉켜 대형 선박이 통항할 수 없다. 이순신 장군이 초급장교 시절 근무했던 작은 섬 녹둔도가 토사로 러시아 국경에 붙어 버렸다.
가장 결정적인 장벽은 교량이다. 1959년에 건설된 북·러 우의교의 철제 상판 높이는 7~11m에 불과해 대형 화물선은 다닐 수 없다. 2024년 푸틴 대통령의 평양 방문 후 착공돼 지난달 완공한 신(新) 북·러 공로교 역시 상판 높이가 8m이며, 교각이 촘촘하다. 두 교량이 두만강 하구를 동시에 가로막는 ‘양교쇄강(兩橋鎖江)’의 구조다.
오랫동안 방치됐던 3국 국경지대가 주목받은 것은 1991년 유엔개발계획(UNDP)의 광역두만강개발계획(GTI)이 출범하면서부터다. 하지만 세 나라의 이해는 또 달랐다. 러시아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연해주 연안의 항만 등 아태지역 연결에 초점을 맞췄다. 반면 중국은 훈춘을 창구로 삼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자루비노, 북한의 나진항, 청진항을 동해와 연계하는 차항출해(借港出海) 전략을 추진했다.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 자본을 활용한 라선시의 특구 개발을 노렸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6월 8일 김일성광장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을 환영하는 의식이 성대히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뉴스1
한 세기 넘게 잠자던 중국몽이 동해에서 꿈틀대고 있다. 국제정치는 생물처럼 움직인다. 베이징은 경제와 안보 두 마리 토끼를 겨냥한다. 동북 3성 물류 거리와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훈춘에서 15㎞ 거리 두만강 하구 대신 1000㎞를 돌아 다롄항을 통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탈피하려 한다. 동해 출해만 확보하면 바로 태평양으로 진출한다. 대만을 동쪽에서 포위하는 해상 안보 구상도 펼 수 있다.
지난 5월 베이징 중·러 정상회담 이후 시 주석은 “출해 문제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기존의 ‘건설적 대화’에서 ‘1991년 협정 제9조 정신에 따라 북한과 함께 계속 3자 협상을 잘해 나간다’는 표현으로 격상했다. 문장 한 줄의 변화가 예사롭지 않다. 30년간 움직이지 않던 러시아가 마침내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5년 차에 들어선 우크라이나 전쟁 역시 힘의 방정식을 바꾸었다. 서방의 강력한 제재에 직면한 러시아는 극동 개발을 모색한다. 열쇠는 중국의 자본과 물동량이다.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사상 최고치인 러시아가 두만강을 막기는 역부족이다.
북-러 국경에서 자동차 다리 양측 구간을 연결하는 작업이 성과적으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4월 23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7년 만에 평양을 방문한 시 주석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전략적으로 접근했다. 동해 출해를 직접 명시하는 대신 “변경 통상구의 전면 재개통, 민항 항공편과 국제 여객열차 운행 재개” 등 두만강 연계 경협을 강조했다. 북한 경제를 대륙의 물류·경제권에 편입하여 만주를 태평양과 연계하는 대규모 구상이다. 중국은 설비·시공 인력을 대고 북·러는 물길과 항구를 연다. 교량을 높이며 하상 준설은 중국 자본으로 해결하고, 그 대가로 항행 규칙과 물류망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것이다.
훈춘에서 육로·철도로 라선까지 이동한 뒤 동해로 출항하는 철도-해운 연계 복합 물류(鐵海聯運) 방식이다. 투먼-나진 도로와 나진항 1·3부두를 사용하는 구상이다. 동시에 두만강 하류 물길을 열어 직접 동해로 나간다. 김정은은 두만강 출해 문제를 협상 테이블에 올림으로써 중·러 사이에서 전략적, 경제적 몸값을 극대화한다. 중국의 두만강을 통한 동해 출해는 동북아 해상 안보 및 물류의 판을 바꿀 것이다.
일본은 초긴장 상태다. 서쪽에 있던 적이 북쪽에서도 나타나는 형국이다. 일본 언론들은 중국이 동해 진출에 성공하면 홋카이도와 사할린 사이의 소야해협을 거쳐 북극해로 이어지는 부동 해로를 확보하게 된다고 했다. 실제로 중국 해군 북부전구 소속 군함 5척이 지난 3월 말부터 동해상에서 일본 측의 감시 체제를 정밀 조사했다. 중국의 군사적 실력 행사가 시작됐다고 일본은 우려한다.
미국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북·중·러 3자 물류·안보 협력의 제도화는 미국의 대북 제재 체계를 구조적으로 잠식한다. 중국이 태평양으로 나가려면 대만·필리핀을 잇는 제1도련선을 돌파해야 하는데, 두만강을 통한 동해 진출은 도련선을 우회하는 북방 출구다. 중국이 동해를 자유로이 출입하게 되면, 우리로선 새로운 해군 전력이 필요하다. 두만강가의 상황과 각국 복안을 정확하게 간파하는 것이 우선이다. 안보와 경제 두 관점에서 고심이 필요하다.
김정은은 협상 테이블서 전략적 몸값 높여… 한·미·일 공조 필요
중국 훈춘시 방천(防川) 망해각(望海閣)에 올랐다. 5월 중·러, 6월 북·중 등 연이은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이 강조한 동해 출해를 현장에서 둘러봤다. 네 번째 방문인데 코로나 이전보다 조망 시설이 보강되고 현대화된 모습이었다.
멀리 푸른 동해를 바라보니 왼쪽은 러시아 하산시, 오른쪽은 북한 라선시 두만강동 마을이다. 가운데로 눈물 젖은 두만강이 유유히 흐른다. ‘닭 울음소리 3국에 들리고, 개 짖는 소리 3국을 깨우며, 웃음소리 이웃 나라에 전해지는 곳’이라는 안내문이 3국 접경 지역임을 시사한다. 먼발치에서 북러를 잇는 철교가 두만강을 가로지른다. 하지만 정작 중국은 눈에 보이는 동해로 나갈 수 없다. 북·러 경계가 중국이 15㎞ 거리의 동해와 접하는 것을 막았다. 팀 마샬의 베스트셀러 ‘지리의 힘’이 강조한 묘한 국경 지역이다.
역사는 160여 년 전으로 거슬러 간다. 1860년 청나라는 제2차 아편전쟁 패배로 영국·프랑스·러시아와 각각 베이징 조약을 체결했다. 앞서 아이훈 조약으로 흑룡강 이북을 넘겨준 데 이어 연해주와 남부 하바롭스크 지방의 40만㎢를 러시아에 할양했다. 1886년 ‘중러 훈춘 동계조약’으로 중국의 바다 진출이 간신히 인정됐다. 1991년 중소 국경 협정 제9조는 오성홍기를 단 중국 선박이 두만강 제33계점 이하에서 동해로 항행할 수 있음을 명문화했다. 하지만 서류상의 권리일 뿐, 중국 선박은 동해로 나갈 수 없었다.
북중러 3국 관계와 지정학적 이해가 끊임없이 엇갈렸다. 세 나라의 경제 발전 수준과 협력 의지도 달랐다. 무엇보다 도강(渡江)의 물리적 조건이 최악이었다. 1938년 장고봉 사건 이후 일본은 강바닥에 말뚝을 박아 항로를 막았다. 수십 년간 방치된 두만강 하류는 토사가 쌓이고 연안 섬들이 뒤엉켜 대형 선박이 통항할 수 없다. 이순신 장군이 초급장교 시절 근무했던 작은 섬 녹둔도가 토사로 러시아 국경에 붙어 버렸다.
가장 결정적인 장벽은 교량이다. 1959년에 건설된 북·러 우의교의 철제 상판 높이는 7~11m에 불과해 대형 화물선은 다닐 수 없다. 2024년 푸틴 대통령의 평양 방문 후 착공돼 지난달 완공한 신(新) 북·러 공로교 역시 상판 높이가 8m이며, 교각이 촘촘하다. 두 교량이 두만강 하구를 동시에 가로막는 ‘양교쇄강(兩橋鎖江)’의 구조다.
오랫동안 방치됐던 3국 국경지대가 주목받은 것은 1991년 유엔개발계획(UNDP)의 광역두만강개발계획(GTI)이 출범하면서부터다. 하지만 세 나라의 이해는 또 달랐다. 러시아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연해주 연안의 항만 등 아태지역 연결에 초점을 맞췄다. 반면 중국은 훈춘을 창구로 삼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자루비노, 북한의 나진항, 청진항을 동해와 연계하는 차항출해(借港出海) 전략을 추진했다.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 자본을 활용한 라선시의 특구 개발을 노렸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6월 8일 김일성광장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을 환영하는 의식이 성대히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뉴스1
한 세기 넘게 잠자던 중국몽이 동해에서 꿈틀대고 있다. 국제정치는 생물처럼 움직인다. 베이징은 경제와 안보 두 마리 토끼를 겨냥한다. 동북 3성 물류 거리와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훈춘에서 15㎞ 거리 두만강 하구 대신 1000㎞를 돌아 다롄항을 통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탈피하려 한다. 동해 출해만 확보하면 바로 태평양으로 진출한다. 대만을 동쪽에서 포위하는 해상 안보 구상도 펼 수 있다.
지난 5월 베이징 중·러 정상회담 이후 시 주석은 “출해 문제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기존의 ‘건설적 대화’에서 ‘1991년 협정 제9조 정신에 따라 북한과 함께 계속 3자 협상을 잘해 나간다’는 표현으로 격상했다. 문장 한 줄의 변화가 예사롭지 않다. 30년간 움직이지 않던 러시아가 마침내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5년 차에 들어선 우크라이나 전쟁 역시 힘의 방정식을 바꾸었다. 서방의 강력한 제재에 직면한 러시아는 극동 개발을 모색한다. 열쇠는 중국의 자본과 물동량이다.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사상 최고치인 러시아가 두만강을 막기는 역부족이다.
북-러 국경에서 자동차 다리 양측 구간을 연결하는 작업이 성과적으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4월 23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7년 만에 평양을 방문한 시 주석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전략적으로 접근했다. 동해 출해를 직접 명시하는 대신 “변경 통상구의 전면 재개통, 민항 항공편과 국제 여객열차 운행 재개” 등 두만강 연계 경협을 강조했다. 북한 경제를 대륙의 물류·경제권에 편입하여 만주를 태평양과 연계하는 대규모 구상이다. 중국은 설비·시공 인력을 대고 북·러는 물길과 항구를 연다. 교량을 높이며 하상 준설은 중국 자본으로 해결하고, 그 대가로 항행 규칙과 물류망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것이다.
훈춘에서 육로·철도로 라선까지 이동한 뒤 동해로 출항하는 철도-해운 연계 복합 물류(鐵海聯運) 방식이다. 투먼-나진 도로와 나진항 1·3부두를 사용하는 구상이다. 동시에 두만강 하류 물길을 열어 직접 동해로 나간다. 김정은은 두만강 출해 문제를 협상 테이블에 올림으로써 중·러 사이에서 전략적, 경제적 몸값을 극대화한다. 중국의 두만강을 통한 동해 출해는 동북아 해상 안보 및 물류의 판을 바꿀 것이다.
일본은 초긴장 상태다. 서쪽에 있던 적이 북쪽에서도 나타나는 형국이다. 일본 언론들은 중국이 동해 진출에 성공하면 홋카이도와 사할린 사이의 소야해협을 거쳐 북극해로 이어지는 부동 해로를 확보하게 된다고 했다. 실제로 중국 해군 북부전구 소속 군함 5척이 지난 3월 말부터 동해상에서 일본 측의 감시 체제를 정밀 조사했다. 중국의 군사적 실력 행사가 시작됐다고 일본은 우려한다.
미국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북·중·러 3자 물류·안보 협력의 제도화는 미국의 대북 제재 체계를 구조적으로 잠식한다. 중국이 태평양으로 나가려면 대만·필리핀을 잇는 제1도련선을 돌파해야 하는데, 두만강을 통한 동해 진출은 도련선을 우회하는 북방 출구다. 중국이 동해를 자유로이 출입하게 되면, 우리로선 새로운 해군 전력이 필요하다. 두만강가의 상황과 각국 복안을 정확하게 간파하는 것이 우선이다. 안보와 경제 두 관점에서 고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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