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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네타냐후 체포 영장 받아 낸 ICC 검사장, 성비위로 해임

2026. 07. 27. 오전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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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부 압박까지 겹치며 ICC 흔들

국제형사재판소는 24일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당사국 총회를 열고 카림 칸 검사장 해임을 통과시켰다./로이터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전쟁 범죄 등의 혐의로 기소해 체포 영장을 받아 낸 카림 칸 국제형사재판소(ICC) 검사장이 해임되면서 ICC가 내부에서부터 흔들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 범죄를 향해 단죄의 칼날을 휘두르던 ICC의 기능이 당분간 무력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과 함께 미국 등 외부의 압박이 동시에 불어닥치면서 내우외환 상태에 빠졌다는 것이다.

ICC는 24일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ICC 당사국 총회를 열고 가입국(125국) 중 82국 찬성으로 칸 검사장 해임안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ICC는 이날 “칸이 중대한 비위를 저질렀고 직무상 의무를 위반했다”고 밝혔다. 칸 측은 “칸에게 충분한 반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등 조사 과정에 ‘심각한 절차적 결함’이 있었다”면서 “가능한 모든 법적 절차를 통해 적법성과 공정성에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했다. 칸은 국제노동기구 행정재판소(ILOAT)에 불복 소송을 낼지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칸에 대한 성 비위 의혹은 2024년 초 처음 제기돼 약 20개월 간 조사가 이뤄졌다. 칸의 특별조사관으로 근무하던 말레이시아 출신 변호사 ‘사라(가명)’는 동료들에게 칸이 자신에게 성적인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료들은 내부 감사팀에 이를 보고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다만 사라가 공식적으로 고소하지는 않아 처음엔 정식 조사가 시작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해 가을 언론을 통해 의혹이 나오자 ICC는 국제기구인 유엔에 독립적인 조사를 의뢰했다. 지난해 12월 유엔 조사관들은 “칸이 사라에게 ‘동의 없는 성적 접촉’을 했다”고 발표했고, ICC 집행기구가 이 사건을 표결에 넘겨 이날 해임이 확정됐다.

2002년 공식 설립된 ICC는 집단학살, 전쟁범죄 및 기타 중대한 범죄를 조사하고 기소하는 것을 임무로 한다. 2021년 9년 임기로 선출된 칸은 2023년 푸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2024년엔 네타냐후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는 등 성과를 내 왔다. 현재도 체포영장으로 구금한 필리핀 전 대통령 로드리고 두테르테에 대한 재판도 진행 중이다.

ICC는 현재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달 13일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에서 “우리는 정부의 모든 가용 수단을 동원함으로써 동맹국과 협력해 벽돌 하나하나 떼어 내듯 ICC를 해체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ICC가 국가 위에 군림하는 초국가적 법 집행 기관”이라면서 공격했지만,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자신이 ICC의 수사 및 기소 대상이 되는 걸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로이터는 “향후 미군의 군사행동에 대해 ICC가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에게 책임을 물으려는 시도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가 일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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