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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의 논리’에 부딪힌 실용외교…진영 대결로 가는 한반도

2026. 07. 27. 오전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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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등 미 이견에 ‘동맹’ 관리 부담

‘미·중·러’ 갈등 속 운신 폭도 축소

전문가 “우방국 중심, 현실적 접근”

한·미·일, 3주간 고위급 3차례 만남

북 총리·외무상도 중·러 방문 ‘과시’

이재명 정부가 한·미 동맹 및 한·미·일 협력 강화와 함께 중국·러시아와의 관계 발전을 추구하는 실용외교 기조를 표방했지만, 출범 1년을 기점으로 한·미·일 협력을 축으로 한 우방국 중심 외교로 기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미 간 이견이 불거지며 동맹 관리 필요성이 커진 데다, 미국과 중·러의 갈등 속에서 외교적 운신의 폭이 좁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북·중·러의 밀착 흐름도 이어지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대결 구도는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6일 취재를 종합하면, 한·미·일은 지난 3주간 외교안보 고위급 회의를 세 차례 열었다.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는 지난 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개최된 데 이어, 지난 22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필리핀 마닐라에서 2주 만에 다시 열렸다. 한·미·일 합참의장은 지난 15일 미국 워싱턴에서 만나 3국 안보 협력을 심화하기로 했다.

그사이 한국과 중국·러시아 간 고위급 소통은 답보 상태였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ARF 회의에 참석했지만, 조현 외교부 장관과 별도 회담은 마련되지 않았다. 정부가 올해 1분기 내 추진하려 했던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방한은 다음달을 목표로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난달 10일 유럽연합(EU) 정상회담 참석을 기점으로 중·러의 반발 가능성이 있더라도 우방국과 협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외교 기조가 기울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EU 정상회담 공동성명에는 “러시아·북한 간 불법적 군사 협력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대통령은 또 지난 7~8일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 한국과 무기체계를 공동 연구·생산·운용하자고 제안했다. 나토는 러시아를 직접적인 위협, 중국을 안보적 도전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를 두고 미·중 전략 경쟁과 우크라이나·중동 전쟁 영향에 따른 미·러 대립으로 한국의 외교적 공간이 좁아진 현실을 고려한 결과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두진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유라시아연구센터장은 “한·중, 한·러관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는 한·미 동맹과 한·미·일 협력”이라며 “통상 현안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강한 상황에서 한·미·일 안보 협력을 통해 한·미 동맹을 견인하려는 현실주의적 접근으로도 보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2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벤처캐피털 업체 관계자들을 만나 “한국과 미국은 오랜 안보 동맹을 넘어 이제 기술 동맹, 혁신 동맹, 스타트업 동맹으로 협력의 지평을 넓혀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도 미·중이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놓고 경쟁하는 가운데 한국은 미국과 공조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미·일 협력 강화가 북·중·러와의 대립 구도를 심화시키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은 정부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박태성 북한 내각 총리가 지난 10~12일 방중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접견한 데 이어 최선희 외무상은 18~21일 방러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중국과 러시아에 한·미 동맹의 한계를 넘어 외교를 펼칠 순 없다는 메시지를 보내면서 외교적 소통 채널과 경제 관계는 관리해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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