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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up’s Story #537] 픽스업헬스가 동작 인식 기술을 걷어낸 이유

2026. 07. 31. 오전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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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원 대표와 홍태하 CTO가 말하는 미국 재활의료의 ‘진료 사이 공백’

임상원 픽스업헬스 대표(왼쪽)와 홍태하 코파운더 겸 CTO. 픽스업헬스는 치료사 개입을 중심으로 원격 재활 모니터링 서비스를 운영한다. ⓒ플래텀

미국에서 고관절이 부러진 환자의 재활은 짧게 끝나지 않는다. 3~4개월 동안 일주일에 한두 번, 30분씩 차를 몰고 동네 재활의원에 다녀야 한다. 문제는 그 사이다.

“외래 진료 사이사이에 환자 관리가 안 되는 거죠. 그 공백을 메꿔주자고 해서 시작한 서비스입니다.” 임상원 픽스업헬스 대표의 말이다.

픽스업헬스는 미국 재활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원격 치료 모니터링(RTM·Remote Therapeutic Monitoring) 서비스를 운영한다. 환자가 집에 있는 동안의 운동 수행과 증상 변화를 데이터로 모으고, 병원 의료진은 대시보드로 그 데이터를 본다. 회사에 따르면 하버드 의대 계열 기관을 포함해 40여 개 의료기관이 고객사이고, 지난해 12월 한국투자액셀러레이터·시너지아이비투자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한 뒤 최근 12개월간 연간반복매출(ARR)이 10배 늘었다.

이 회사가 미국을 택한 이유는 그 데이터를 읽고 판단하는 행위 자체가 미국에서 의료 서비스로 인정받기 때문이다. 미국의사협회(AMA)가 2022년 RTM 관련 진료 코드(CPT)를 도입하고,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센터(CMS)가 이를 메디케어 진료비 지급 체계에 반영하면서 청구 경로가 열렸다. 우선 열린 것은 메디케어 쪽이고, 민간보험의 보장 여부와 조건은 보험사와 상품마다 다르다.

“프로덕트는 만들 수 있었겠지만, 비즈니스 모델이 지금처럼 탄력을 받지 않았으면 세일즈나 확장은 힘들었을 거예요. 돈을 내는 사람을 설득하려고 하면 조금 더 힘들거든요. 그런데 보험회사에서 커버된다고 하면 클리닉 입장에서도 굳이 안 할 이유가 없는 거죠.” 임 대표의 설명이다.

임상원 대표와 홍태하 코파운더 겸 CTO에게 이 서비스가 실제로 어떻게 굴러가는지 물었다.

임 대표는 재활치료사 출신이다. MGH 보건전문대학원에서 재활치료학 석사를,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에서 질병역학 석사를 마쳤고, 하버드 의대 부속 히브루재활센터와 매사추세츠종합병원에서 재활치료사와 데이터 분석가로 일했다. 임상에서 진료 사이의 공백은 눈에 보였지만, 그때는 해법이 없었다.

“그냥 답답하다 정도, 또는 환자분들이 병원 바깥에서도 재활을 잘하셨으면 좋겠는데 하는 아쉬움만 많았죠. 퇴사하고 난 후에 이런 일들이 의료 서비스로 간주된다는 걸 깨닫기 시작했어요. 2022년부터 이 페인 포인트를 이렇게 해결하면 되겠네 하게 됐죠.”

문제를 알고 해법을 알아도 모두가 창업하지는 않는다. 왜 창업이었느냐고 묻자 그는 자기 궤적을 한 줄로 요약했다.

“치료사일 때는 환자 한 명의 문제를 1대 1로 풀었고, 더 많은 사람의 문제를 풀고 싶어서 리서치를 하러 공중보건대학원에 갔어요. 이제는 조금 더 크게, 조금 더 창의적인 방법으로 더 많이 해결할 수 있겠다가 창업이었어요. 본질은 같은 것 같아요. 풀 수 있을 것 같은데 안 하고 있는 상황이 답답한 거죠.”

원격 재활이라고 하면 카메라로 자세를 인식해 교정해 주는 그림을 떠올리기 쉽다. 실제로 이 시장의 선두 기업들이 그 길을 갔다. 지난해 상장한 힌지헬스는 컴퓨터 비전 기반 운동 지도를,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비상장사 소드헬스는 동작 센서와 AI 모니터링의 결합을 각각 내세우고 있다.

픽스업헬스는 초기 시제품(MVP)에 있던 동작 인식 기능을 의도적으로 뺐다.

“재활이라는 게 어떤 동작을 잘 따라 했다고 해서 잘 걷고 계단을 잘 오르내릴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종합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거고, 운동은 그중 기능 회복을 돕는 일부로 들어가 있는 거죠. 운동을 똑같이 따라 하지 않더라도 몸의 기능은 향상될 수 있어요.” 임 대표는 그래서 특정 동작을 채점하는 대신 신체 데이터를 전반적으로 수집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했다.

대신 사람이 들어간다. 픽스업헬스는 미국에서 원격 치료사(리모트 테라피스트) 케어팀을 운영하고, 이들이 고객 병원의 환자에게 전화를 걸고 채팅으로 상태를 확인한다. 환자가 “운동을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남기면 케어팀이 읽고 개입한다.

파는 대상도 다르다. 힌지헬스와 소드헬스가 자가보험 기업과 보험사를 상대로 직원·가입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라면, 픽스업헬스는 재활 클리닉을 고객으로 두고 그 클리닉이 보험에 청구하도록 한다. 처음에는 소프트웨어만 팔고 병원이 알아서 쓰게 하는 방식이었지만, 지금은 케어팀이 병원 환자를 대신 관리한다.

환자 한 명의 회복 과정에서 어디까지가 AI의 일인지 묻자 임 대표는 “리모트 PT가 하는 부분 빼고는 거의 AI가 맞다”고 답했다.

AI는 환자별로 지난 대화 내용과 상태를 기록해 두고,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를 어떤 방향으로 해야 할지를 치료사에게 안내한다. 그러나 전화를 걸고 관계를 만드는 일은 사람이 한다.

회사가 자체 기준으로 집계한 환자 참여율은 85% 수준이다. 환자가 직접 예약해 원격 치료사와 통화하는 것을 참여로 본 수치다. 임 대표는 미국의 통상적인 참여율을 30% 정도로 언급하며 “이 기준으로는 자랑스러운 숫자”라고 말했다. 가정 운동 프로그램의 순응도는 학계에서도 오래된 난제다. 순응의 정의와 측정 방식이 연구마다 달라 결과 편차가 크지만, 비순응 비율이 최대 70%에 이를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다만 회사의 85%는 통화 성사 여부를 기준으로 한 지표여서, 운동 수행량을 재는 이들 연구와 같은 잣대는 아니다.

홍 CTO는 그 차이가 앱이 아니라 전화에서 나온다고 봤다.

“새로운 앱을 받아서 그 안에 운동 영상이 있으면, 보통은 한 번 정도 보다가 쉽게 잊히죠. 그런데 처음에 나의 테라피스트가 전화를 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연락한다고 하면,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자기 건강을 체크하고 내가 운동했는지 생각해 보게 되거든요. 전날이라도 한 번 더 해 보고 얘기하고요. 연락이 없고 앱만 주어진다면, 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앱 사용도 편하지 않으니 참여도가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의 지리적 조건도 작용한다. 회사 고객사는 캘리포니아와 뉴욕·뉴저지, 텍사스, 플로리다에 분포하고 중부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임 대표는 오히려 중부와 시골 지역에 이 서비스가 더 필요하다고 봤다.

“시골에 계신 환자분들은 많이 외로워하세요. 땅이 넓어서 일주일에 한 번 진료받는 게 전부인데, 그 공백을 메꾸면서 외로움도 같이 해결해 드리는 것 같아요. 자신을 케어해 주는 사람이 한 명 더 있다는 것만으로 위안을 얻으시더라고요. 어떤 환자는 진짜 사람이 전화를 했다고 울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앱에는 인지행동치료(CBT) 기법을 기반으로 수면 습관이나 생활 습관을 다룬 짧은 영상도 올려 두었는데, 환자들이 많이 본다고 한다.

잘하는 치료사의 방식을 데이터로 뽑아냈다

사람이 서비스의 핵심이 되면, 사람의 편차가 곧 제품의 결함이 된다. 홍 CTO가 회사에서 가장 크게 붙들었던 문제도 여기였다.

“치료사분들마다 성향과 능력, 퍼포먼스가 다 다르다 보니 문제가 되는 경우도 종종 있었어요. 일부러 그러시는 게 아니라, 잘하고 싶어도 방법을 잘 모르시는 거죠.”

임 대표에게 이건 실제 매출 사고이기도 했다. 치료사 한 명 때문에 환자가 화가 나 고객 병원에 항의하면, 병원이 계약 종료를 통보하는 일이 있었다.

홍 CTO는 성과가 좋은 치료사들의 케이스를 데이터로 분석했다. 첫 통화를 어떤 방식으로 걸었는지, 대화를 어떻게 시작했는지에 따라 마지막 결과의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그 패턴을 뽑아 가이드북 형태의 프로토콜로 만들었다.

“저는 치료사와 환자가 서로 친해지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야 환자도 치료사 말을 더 귀 기울여 듣고, 참여율도 높아지고, 그게 바로 회복과 연결되거든요.”

임 대표는 이 접근이 자신의 발상과 달랐다고 했다.

“저는 프로덕트 안에서 단순히 클릭해서 다음 단계를 따라가게 만들어야지 생각했었는데, 태하님은 치료사들의 퍼포먼스와 상황 데이터를 다 모아서 분석해 프로토콜을 만드셨어요. 사람이 어떻게 일하는지를 데이터로 분석해서 프로토콜화할 수 있다는 걸 알고 굉장히 놀랐거든요. 프로덕트 연결만이 아니라 인력 관리, 케어팀 관리까지 영역이 넓어진 거예요.”

RTM은 제도가 열려 있다고 해서 병원이 바로 뛰어들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홍 CTO는 병원이 직접 하기 어려운 이유를 두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는 인력이다. RTM은 환자가 집에 있는 동안 전화하고 채팅으로 관리해야 하는 일인데, 병원 치료사들은 대면 진료라는 본업이 따로 있다. 도입하려면 사람을 더 뽑거나 기존 인력이 더 일해야 한다.

둘째는 보험 청구다. 제도가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아 RTM을 커버하는 보험사와 그렇지 않은 보험사가 나뉘고, 커버 범위도 보험사와 환자에 따라 다르다. 병원이 알아야 할 게 많다.

픽스업헬스는 이 둘을 대신 맡는 방식을 택했다. 임 대표는 “경쟁사 대부분이 저희의 절반이나 3분의 1만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소프트웨어만 주고 알아서 하라는 곳이 많고, 원격 치료사 개념이 있어도 기술 지원 없이 사람만 많이 뽑아 놓는 곳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회사 자체 판단이고, 경쟁사 운영 방식을 직접 확인한 결과는 아니다.

관리 품질은 곧 청구 금액과 직결된다. 홍 CTO는 “환자 100명을 똑같이 관리했다고 해도 통화 횟수가 많고 채팅과 모니터링을 많이 할수록 청구액이 커진다”며 “전화해도 받지 않고 운동 기록도 남기지 않으면 청구 자체를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보험 청구(빌링)는 이 회사에서 가장 많이 아팠던 부분이다.

초기에는 지식이 없어 외주 빌러에게 맡겼다. 수기 오류와 데이터 입력 실수가 겹쳐 거절률이 10~20%대였고, 커버리지가 없는 환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해 청구가 전액 거절된 곳도 있었다. 청구가 잘못되면 고객 병원이 이탈했다.

“빌링 때문에 너무 많이 힘들었거든요. 빌링 지식이 없어서 외주를 맡겼는데 그분들도 잘 못하시고 고객은 이탈하니까요.” 임 대표의 말이다.

이 문제를 제품 안으로 가져온 것도 홍 CTO다. 지역과 보험사마다 다른 청구 규정을 분석해 따라가면 되는 형태로 시스템에 내재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임 대표는 별도 빌링 인력을 최소화해도 돌아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인터뷰 시점에는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 홍 CTO는 “자동으로 프로덕션에 올라가 있는 상태는 아니고 개발 막바지 단계”라며, 과거 데이터로 시험했을 때 거절률을 6% 안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예상되는 6%의 주된 원인은 기술로 풀기 어려운 영역에 있다. 환자가 해당 보험 혜택을 이미 다 소진했는지 여부는 심사에 들어가야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임 대표는 사전에 소진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의료기기 규제에 대해 임 대표는 현재 제품이 FDA 사전 허가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희는 의료진의 진단이나 치료에 관여하지 않고 그들의 업무를 효율화해 주는 소프트웨어여서 FDA 규제를 피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FDA는 보험 청구나 예약 같은 행정 지원 소프트웨어를 의료기기 정의에서 제외하고, 위험도가 낮은 일부 기능에는 허가를 적극적으로 요구하지 않는 집행 재량 정책을 운용한다. 다만 한 제품 안에서도 기능과 사용 목적에 따라 규제 대상 여부는 달라질 수 있다.

이 사업의 토대인 메디케어 RTM 수가는 계속 움직여 왔다. 열리는 쪽으로 먼저 움직였다. AMA는 2026년 CPT에 30일 중 2~15일간 데이터를 전송한 경우와 월 10분의 치료 관리 시간을 보고할 수 있는 단기 코드를 추가했고, CMS가 이를 메디케어 지급 체계에 반영해 올해 1월부터 적용했다. 기존 16일·20분 기준을 없앤 것은 아니지만, 짧게 참여하는 환자도 청구 대상이 되면서 문턱이 내려갔다.

방향이 바뀐 건 최근이다. CMS는 7월 14일 공개한 2027년 메디케어 진료비 지불 기준 제안에서, RTM과 원격 생체신호 모니터링(RPM) 서비스를 청구하는 의료인 또는 진료조직이 직접 고용한 임상 인력이 수행한 경우에만 지급하겠다고 제안했다. 외부 업체 소속 인력이 모니터링을 수행하는 방식은 청구 대상에서 빠진다. 미국 로펌 DLA파이퍼는 7월 17일 분석에서 이 제안이 오늘날 널리 쓰이는 외주 모니터링 모델을 사실상 금지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CMS는 보건복지부 감사관실(OIG)이 메디케어의 RPM 이용자 가운데 약 43%가 교육·기기 공급·치료 관리라는 세 구성 요소를 모두 받지는 못했다고 지적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제안에는 RTM을 기존 환자에게만 제공하도록 하고, RPM·RTM 서비스 개시와 관련해 별도로 청구 가능한 개시 진료를 요구하는 방안도 담겼다. 기기 공급과 치료 관리 항목의 진료비 산정 근거를 낮추는 조정도 포함됐다. CMS는 이와 별도로 원격 모니터링 코드들을 네 개의 새로운 G코드로 통합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요청했다.

픽스업헬스가 클리닉을 대신해 회사가 운영하는 원격 치료사 케어팀으로 환자를 관리하는 구조는 이 제안이 겨냥한 형태와 겹친다. 다만 확정된 규칙이 아니라 제안 단계이고, 의견 접수는 9월 14일까지다. 계약 구조와 고용 형태에 따라 적용 여부가 달라질 수 있고, 이 규정은 메디케어 지급 체계에 관한 것이어서 민간보험 매출에 곧바로 같은 방식으로 적용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회사의 메디케어 환자 비중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 사안은 인터뷰에서 다뤄지지 않았다.

두 사람이 만난 경로는 간접적이다. 홍 CTO가 대학 시절 함께 창업을 시도했던 친구가 이후 다른 팀의 코파운더로 창업했고, 그 팀의 투자사인 이스라엘 벤처캐피털 래빗VC가 연 워크숍에서 임 대표와 마주쳤다. 팀원을 찾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친구가 홍 CTO를 소개했다. 래빗VC는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DHP)와 함께 픽스업헬스에 프리시드 투자를 집행한 곳이기도 하다.

당시 홍 CTO는 이직 생각이 없었다. 마음을 돌린 건 직무 설명이 이상하리만치 짧은 공고 하나였다.

“보통 잡 디스크립션은 회사 설명이나 직무 설명이 주된 내용인데, 픽스업헬스 것은 직무 내용이 엄청 짧았어요. 대신 일하는 태도, 오너십, 어떤 생각으로 일했으면 좋겠는지, 그냥 업무를 처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주도적으로 의사결정하고 만들어 가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사람 이야기가 주였어요. 제가 생각하는 것과 너무 비슷해서 한번 함께 일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홍 CTO는 AI 연구실 학부연구생으로 2년을 보낸 뒤 대학 안 산학협력 스타트업에서 처음 스타트업을 접했다. 필리핀 원격의료 회사로 옮겨 프로덕트 개발을 시작했지만 코로나 시기에 회사가 문을 닫았고, 친구와 8개월간 창업을 시도하다 접었다. 이후 처음 다녔던 회사로 돌아가 4년 가까이 백엔드 엔지니어로 일했다.

“저는 진짜 창업을 한 게 아니라 창업 시도를 계속했던 거죠. 그때 느낀 건 CEO로 창업하기에는 제 능력이나 다른 부분이 잘 맞지 않는다는 거였어요. 글 쓰고 발표하는 걸 잘 못하고, 남 앞에서 말도 잘 못하거든요. 그렇지만 프로덕트 만들고 개발하는 건 자신이 있어서, 팀에서 두 번째나 세 번째 멤버로 함께할 수 있는 팀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임 대표는 2019년부터 코파운더를 찾고 있었다. 가장 힘들었던 게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에 그가 내놓은 답도 같은 자리를 가리켰다.

“의사결정은 제가 할 수 있는데, 일의 진행 속도와 스케일, 방향으로 유니콘처럼 나아가려면 저 혼자로는 절대 되지 않는 모험이거든요. 제가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제안해서 같이 끌어 주는 분을 찾고 있었던 거죠.”

임 대표는 홍 CTO의 역할을 이렇게 평가했다. “저는 초기 팀원을 구할 때, 나중에 이런 분 밑에서 내가 직원으로 일하고 싶은 사람을 뽑아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지금 태하님이 창업하시는 회사가 있다면, 저는 그 회사 직원으로 당장 일하고 싶습니다.”

두 사람이 함께 일할 사람을 볼 때 꼽는 기준은 두 가지로 모인다. 홍 CTO는 자기 주도성과 성장 욕구를 들었다. 누가 일을 주지 않아도 회사에 필요한 것을 찾아 집요하게 파고드는 사람, 익숙한 것에 안주하지 않고 더 잘할 방법을 찾는 사람이다. 임 대표는 여기에 ‘의도적 수련’이라는 표현을 붙였다.

지금 찾는 직군은 프로덕트 메이커다. 홍 CTO는 “요새 나오는 AI 툴을 잘 활용하면서 프로덕트를 하나 맡아 개발도 하고 만들어 낼 수 있는 분”이라고 말했다.

“AI 툴이 너무 많다 보니까 개발, 기획, 디자인의 경계가 되게 무너지는 것 같아요. 개발자분들도 주어진 기획대로 코딩만 할래가 아니라, UI·UX를 이렇게 하면 더 잘 쓰일 것 같은데 하고 생각하실 수 있거든요. 그 경계를 넘나들면서 프로덕트를 완성하는 데 관심 있는 분들을 찾고 있습니다.” 임 대표의 말이다.

픽스업헬스는 한국에서 법인을 먼저 세운 뒤 미국으로 본사를 옮겼다. 이유는 단순했다.

“제가 미국에서 이쪽 일을 했다 보니 헬스케어 경험이나 보험, 규제, 클리닉 상황은 미국을 더 잘 알고 있더라고요. 한국에서는 어떤 보험이 어떤 혜택과 연결되는지 오히려 더 공부를 많이 해야 하는 시장인 거예요. MVP를 만들어서 피드백을 얻으려니 다 미국분들에게 받게 됐고, 그 인터뷰를 하다 보니 미국의 페인 포인트를 더 알게 된 거죠.”

고객군도 옮겨 갔다. 초기 타깃은 미국 서부의 1~2인 소규모 재활 클리닉이었지만, 지금은 하버드 의대 계열 노인 전문 의료기관 히브루시니어라이프가 고객사로 들어와 있다. 매사추세츠종합병원 계열 대학원 MGH IHP에서는 재활치료 전공 대학원생 대상 디지털 헬스 교육 프로그램을, 캘리포니아물리치료협회(CPTA)와 APTA 오리건 등 치료사 단체에는 보수교육 과정을 운영한다. 치료사 커뮤니티 안으로 먼저 들어가는 경로다.

수집한 데이터의 활용에 대해서는 단계를 나눠 설명했다. 단기적으로는 연구다. 데이터를 모니터링하다 개입이 필요할 때 원격 치료사가 들어가면 환자의 참여도와 결과가 얼마나 좋아지는지를 확인하는 것. 회사는 하버드 의대 산하 마커스 노화연구소와 고령 환자의 운동 순응도와 기능 회복에 미치는 영향을 살피는 공동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그 데이터를 근거로 보험사가 이런 서비스를 더 장려하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다. 임 대표는 환자 동의 없이는 데이터를 다룰 수 없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지금 회사가 가장 크게 고민하는 건 확장이다. 홍 CTO는 “제품 퀄리티는 상당히 높은 상태이고 이제는 확장이 고민되는 단계”라고 말했고, 임 대표는 그 답도 기술에서 찾겠다고 했다. “비즈니스 파트너십으로 확장한다고 할 때, 다른 기업이 가지지 않은 무언가가 있어야 파트너십이 체결되니까요. 저희는 그 하나가 빌링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을 묻자 홍 CTO는 사업 모델과 환자의 순서를 짚었다.

“RTM 비즈니스 모델에 집중하면 환자가 오히려 뒤로 갈 수도 있거든요. 우선순위상 RTM을 도입하려는 클리닉을 먼저 생각하고, 그다음에 원격 치료사를 위한 것을 하고, 그 끝에 환자가 오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저희가 생각할 때 RTM의 본질은 환자예요. 환자에 집중한 서비스를 만들어야 전체가 잘 굴러가고, 지금의 제도와 저희 비즈니스 모델도 잘 운영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보험 커버 여부와 무관하게 진료 사이의 공백을 메우는 일 자체를 비전으로 봤다. “고령화 사회로 갈수록 노인분들께 더 필요한 서비스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이 본질을 잊지 않고 프로덕트를 만든다면 사업 모델도 자연스럽게 같이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요.”

임 대표의 목표는 조금 더 직설적이다.

“완전 끝 야망을 말씀드려도 되나요? 미국에서 독보적인 조 단위 회사가 되고 싶어요. 환자 데이터를 잘 수집하고 가공해서 의료진에게 좋은 인사이트를 주고, 결국 더 좋은 케어가 환자에게 갈 수 있도록 의료진을 서포트하는 생태계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가 반복해서 쓰는 표현은 ‘새로운 의료 표준’이다.

“기존에는 의료 공백을 메꾸는 게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아요. 텔레헬스도 단발적으로 한 번 콜하고 끝나는 거지, 환자의 라이프스타일을 따라가면서 데이터를 연속적으로 수집해 인사이트를 주는 것이 의료의 연속성을 이룬다고 생각해요.”

기자 / 혁신적인 스타트업들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전달하며, 다양한 세계와 소통하는 것을 추구합니다. / I want to get to know and connect with the diverse world of start-ups, as well as discover their stories and tell th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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