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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세에 이룬 '영화'의 꿈 100년 극장이 살아납니다

2026. 08. 21. 오전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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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지역 영화 살리기를 고민하는 최영천씨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지난 15일, 목포 지인들과 저녁 식사하던 중 유별난 사람을 만났다. 사업차 몽골을 오가던 중 우연히 영화 촬영을 시작했다는 최영천씨를 만나 그의 인생행로를 바꾼 사연을 들었다. 그가 살아온 내력을 들어보니, 58세에 영화 촬영을 시작했다는 게 뜬금없지 않았다.

초등학생 6학년이던 그에게 영화관은 놀이터였다. 용돈이 생기면 새로운 영화를 보러 다녔다. 언젠가는 영화 속 나라를 여행하리라 상상의 나래를 펼쳐가던 소년은 좋은 대사를 위해 습작 노트를 틈틈이 채워갔다. 학창 시절 그는 좋은 선생님을 만났다. 목포 유달중학교 국어 선생님의 영향을 받아 많은 책을 읽었다. 목포고등학교 시절에는 음악, 역사, 국어 선생님의 영향을 받아 세상을 보는 안목을 넓혀갔다.

목포를 떠나 서울의 작은 신문사에 취직한 그는 서울시교육청과 영화진흥위원회를 출입하면서 영화에 조금씩 가까워졌다. 그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미디어 교육을 받던 중 큰 깨달음을 느꼈다. 우리나라보다 아직 덜 발달한 나라로 가서 미디어 장비를 팔자고 생각한 그는 언론사를 퇴직한 후 해외를 다니며 시대 변화를 읽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이 닥쳐와 시련을 겪었다. 시련을 겪으며 어느덧 47세가 됐다.

영화 촬영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한 채 사업차 몽골과 러시아를 오가던 그의 눈에 새로운 세상이 펼쳐졌다. 몽골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매료된 그의 가슴속에서 뭔가 꿈틀거렸다. 2015년, 가슴 밑바닥에서 끓어오르는 착상을 시나리오로 썼지만 실패했다. 실패를 거듭한 끝에 2024년에 시나리오를 써 2025년에 첫 작품인 <장가가는 길>을 완성했다. 58세에 오랜 꿈을 이룬 그에게 몇 가지 질문을 했다.

최영천씨가 자신이 만든 영화 <장가가는 길>의 배경이 되는 곳에서 기념 촬영을 했다. 주인공 최길남이 사랑하는 몽골 여인을 찾아 몽골로 떠나는 장소로 목포 유달산 아래에 있다. 뒷편에 목포극장이 보인다.

- 첫 작품이 왜 몽골과 관련된 영화입니까?

"유년 시절 방학만 되면 외가인 전라남도 무안군 해제면에 가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산과 들판 그리고 갯벌이 드넓은 바다와 과수원이 있는 무안은 목포와 땅 내음이 달랐고 동물, 식물, 곤충의 관찰실이었습니다. 몽골에서 만난 땅 내음, 별들, 끝없는 초원, 바다같이 넓은 호수, 순박한 사람들과 아직 발전되지 않은 사회 여건은 무궁무진한 콘텐츠의 보고였죠. 그것을 느끼고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한 것이 영화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 몽골과 관련된 영화인 <장가가는 길>의 주제는 무엇이며 몽골에서 상영된 후 반응을 소개해 주세요. 그리고 국내 상영 계획은?

"몽골에 미디어 장비를 팔기 위해 비포장과 다름없는 도로들을 수백 킬로미터씩 이동했습니다. 첫 풍경은 경이로웠지만, 2~3시간 동일한 풍경을 보면 곧 지치곤 했어요. 8시간 정도 달려서 도착, 그리고 내려서 보는 그 압도적인 풍경은 글로 나타낼 수 없었습니다. '글로 쓰지 못하는 영상은 없다'라고 했지만 몽골 대자연의 풍경은 현장에서 볼 때라야 그 진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엉뚱한 상상을 했습니다. '처가를 가는데 이렇게 고생해서 가고 그 경치에 보상받을 수 있는 신랑이 있을까?' 청춘남녀의 사랑은 어떻게 완성되는가를 염두에 두고 3부작으로 시나리오 'Looking for sarang'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에피소드 1편 <장가가는 길>은 한국 청년의 몽골 여행기, 2편은 한국 청년과 관련된 여인들이 한국에 와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로맨스 코미디입니다. 1편은 제작 완료되어 몽골 전역에서 극장 상영해 호평받았습니다. 현재 몽골에서는 IPTV에서 인기리에 방영 중입니다. 2편은 30% 촬영이 진행 중이에요. 1편의 배급 문제가 해결된다면 2편도 올해 안에 마무리 촬영을 할 예정입니다. 외부 투자 없이 영화를 제작하여 홍보비가 마련되면 바로 국내 전역 배급할 예정입니다. 지난 4월과 5월에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특별 상영회가 열렸고, 전석 매진과 함께 2편은 언제 나오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전국 상영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면 매우 행복해질 것 같습니다."

- 지금까지 몇 편의 영화를 찍었고 현재 진행 중인 영화는 무엇을 주제로 한 내용인가요. 미래의 계획에 관해 이야기해 주세요.

"2018년 '붉은 하늘'이라는 시나리오에 참여했고, 2025년 'looking for sarang1(장가가는 길)'을 제작 완료했습니다. 2026년 'looking for sarang2(로맨틱 코미디)'를 제작 중입니다. 또한 'Dear Tsetseg(댄싱, 싱어롱/한국-몽골 배경)'은 몽골 문화부에서 지원하고 있습니다. 현재 'Rickey's melody(드라마/ 한국-필리핀 배경)', '달산귀곡(공포, 윤회, 창극)', '태극소년단 마루치아라치(애니메이션+실사)'의 시나리오가 완성되어 프리프로덕션 중입니다."

- 목포에서 영화 촬영을 시작하게 된 이유를 설명해 주세요.

"목포에서 영화 촬영을 하는데, 배우와 스태프 그리고 장비 임차는 서울 등 외지에서 해야 했어요. 영화를 만들 때 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집니다. 당분간 고생은 되겠지만 좋은 시나리오가 좋은 영화를 만든다는 신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 100년 된 목포극장을 인수해 사업을 하게 된 연유는 무엇이며, 목포극장을 번영시킬 계획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현재 영화 산업을 보면 지역에서 활동하는 영화인들이 결국 서울로 떠나야 하는 현실입니다. 촬영지가 지방이면 영화를 만드는 동안 잠시 와서 머물겠지만, 지역은 계속 일자리가 사라지고 그 작용으로 사람들이 또 멀어집니다. 적어도 이런 악순환은 깨고 싶었습니다. 100년의 세월은 그냥 저절로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세계적으로도 100년이 된 극장은 흔하지 않아요.

영화 <장가가는 길>은 시나리오가 정말 잘 나왔어요. 본 사람들은 너무 재미있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영화 배급할 홍보비가 부족해서 영화를 선보이지 못하고 있어요. 그래서 <태극소년단 마루치아라치>의 공동 제작에 투자할 투자자 모집과 국제적인 크라우드 펀딩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태극소년단 마루치아라치>는 태권도, 태권무, K팝을 하는 내용의 전세계 태극소년단의 이야기입니다. <파란해골 13호>는 AI서버 노드 넘버 13으로 부활하여 인간들과 맞서는 내용입니다. 극장에서 좋은 영화를 만들고 제작하여 지역에서도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선례를 지역 영화인들과 함께 만들고 싶습니다."

- 영화의 길로 자신을 이끌게 된 사연은 무엇입니까?

"처음에는 시나리오만 판매했습니다. 그런데 영화에 투자하겠다던 파트너가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어요. 영화는 이미 시작되었고 마무리를 자력으로 할 수밖에 없었죠. 그런데 반대하면서도 돈을 만들어준 가족들이 첫 시사회를 하던 날 영화를 본 후 해준 격려가 힘이 되었죠.

'생각보다 잘 만들었다. 재미있게 잘 봤다. 2편이 있을 것 같다. 1편과 2편을 함께 봤으면 좋겠다.'

가족이어서가 아니라 진심으로 해 준말이었습니다. 자금을 만들어준 아내에게 제일 미안합니다. 얼른 개봉하여 신세를 갚아야 합니다. 국내 개봉 관람객 30만 명이 목표 숫자입니다. 그러면 제작비를 회수하고 다른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여력이 생길 것 같아요. 영화를 보면서 울고 웃던 관객들의 반응을 보면 그 정도는 무리한 숫자라고 생각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도전은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는 중이며, 영화로 약간의 여유가 생기면 목포극장 활성화를 위한 시네마 아카데미와 실버영화제, 그리고 시나리오가 완성된 작품들을 완성하면서 지역 영화를 살려볼 생각입니다."

- 장래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100년 극장이 살아서 생동감을 가지면 시나리오를 쓰는 내게는 큰 자양분이 될 것입니다. 어린 청소년들부터 노인 세대까지, 나아가 국제적 교류의 장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2028년은 해상왕 장보고 청해진 대사의 12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우리 영화 속 주인공 길남의 밴드 이름이 '장보고밴드'입니다. 오는 9월부터 목포극장에서 영화 OST를 연주할 밴드, 보컬, 창가, 소리꾼, 춤꾼들의 공개 오디션이 열릴 예정입니다. 유튜브에 공개된 노래들로 연습해 오면 됩니다. 오디션 장면은 영화에 삽입되며 그중 우수한 팀은 실제 해외 공연을 동반할 계획입니다. 해외 영화 시사회 때 공연과 시사회를 동시에 개최하는 방법으로 홍보할 예정입니다."

영화는 시나리오, 미술, 음악, 분장, 배우, 스태프 등이 어우러진 종합 예술이다. 지역 영화관들이 사라져가는 요즈음 지역 문화를 살리기 위해 애쓰는 그의 한 마디가 무겁게 어깨를 짓눌렀다.

"'지 돈 벌라고 사업하제' '지 잘 될라고 배우(가수)하제' 이 말은 맞으면서도 무서운 말입니다. '딴 일 하고 살제, 철이 없어 예술한다'며 핀잔 주면 지역과 지방의 예술 문화는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이 기사는 여수넷통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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