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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절반은 ‘미·이란 전쟁’ 잘 모른다···미국이 전쟁 일으키고...

2026. 04. 21. 오후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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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소말리아에서 급등한 원유 가격 때문에 운행을 중지한 채 주차돼 있는 릭샤를 운전사들이 밀어서 움직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인의 절반은 대이란 전쟁에 대해 “조금” 들어봤거나 “전혀” 들어보지 못했다고 답한 반면 남아시아·아프리카·중동 등 지구 남반구 국가에선 약 90%가 이란 전쟁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벌이고 있는 전쟁인데도 정작 미국인보다 다른 국가 사람들이 더 크게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는 가난한 나라들일수록 미국보다 전쟁의 대가를 더 많이 치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포린폴리시는 20일(현지시간) 미국인 열 명 중 여섯 명은 대이란 전쟁을 반대한다는 여론 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에서 적극적으로 전쟁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는 움직임을 찾아보기 힘든 이유로, 국제 정세에 대한 미국인의 관심 부족과 경제에 대한 직접적 타격이 다른 나라에 비해 덜하다는 점을 꼽았다.

실제 10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입소스 설문 조사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미국이 벌이고 있는 전쟁임에도 미국인 응답자의 44%는 전쟁에 대해 “조금” 들어봤다고 답했다. 심지어 6%는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또한 갤럽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열 명 중 여섯 명은 가장 염려하는 국내 문제로 이란 전쟁 등이 야기할 수 있는 ‘경제적 어려움’이 아니라 ‘의료 접근권’을 꼽았다.

반면 지오폴이 파키스탄·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케냐·나이지리아·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남반구 6개국 375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89%는 이란 전쟁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답했고 “조금” 들어봤다는 사람은 11%에 불과했다. 들어본 적 없다고 답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또 열 명 중 일곱 명은 이란 전쟁으로 인한 생활 물가 상승을 “매우 우려한다”고 답했다.

이 같은 차이는 미국의 전쟁이지만 그 대가를 가난한 남반구 국가들이 더 많이 치르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포린폴리시는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및 천연가스 생산국이고, 인공지능(AI) 산업 호황으로 주식시장이 활황인 데다, 강달러의 혜택 등으로 경제적 여건이 좋은 상황에서 전쟁이 시작됐다”며 “반면 남반구 국가 대다수는 에너지 순 수입국인 데다 에너지 보조금을 지급할 재정 여력이 부족해 더 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네팔의 정유업체들이 석유 가격을 올리자 지난 16일(현지시간) 한 학생이 유류세를 내려달라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중재국으로 주목받는 파키스탄은 에너지의 80%를 걸프 지역에서 수입한다. 현재 이 나라는 에너지난 때문에 주4일제를 도입하고, 내각 각료에게 두 달 치 급여 지급을 중단했다. 공무원 절반은 교통비를 줄이기 위해 재택근무를 하고 있으며, 학교도 2주간 휴교에 들어갔다.

에너지의 95%를 수입하는 방글라데시는 취사용 연료로 쓰이는 액화석유가스(LPG) 가격이 50% 이상 뛰어서 하루 4달러를 받고 일하는 봉제공장 의류 노동자의 생활고가 가중되고 있다. 네팔도 연료 가격 상승으로 운송 파업이 일어나 쌀과 채소 가격 등이 연쇄적으로 폭등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으로 수입되는 원유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필리핀은 지난 3월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베트남은 항공 노선 감축을 지시했다.

남수단, 모리셔스 등 전력의 90% 이상을 석유에 의존하는 아프리카 국가들은 계속되는 정전으로 기업 활동마저 마비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하루 12시간씩 전력이 들어오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린폴리시는 “통화 가치가 약한 국가일수록 전쟁 비용을 더 많이 치르는 반면, 부유한 국가들은 예외 없이 피해를 덜 받는다”면서 “미국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상대적으로 전쟁의 영향에서 벗어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 기간이 길어질수록 미국인이 겪을 고통도 더 커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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