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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up's Story #519] 쿠폰이 아니라 자산입니다 - 2017년 대만 선불권...
2026. 03. 09. 오후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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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류 호 3TGDS 대표 (c)플래텀
바우처를 디지털 자산으로 바꾼 3TGDS의 아시아 횡단기
2017년, 대만에서 문제가 드러났다. 여러 헬스장과 웰니스 업체들이 바우처를 발행해 소비자에게 팔았다. 선불로 돈을 받고, 서비스는 나중에 제공하는 구조. 그런데 업체들이 줄줄이 파산했다. 소비자들은 돈을 냈지만 서비스를 받지 못했다. 대규모 민원이 정부로 쏟아졌다.
대만 정부는 규제를 도입했다. 모든 디지털 바우처와 디지털 티켓은 반드시 신탁(trust) 구조 안에서 운영되어야 한다. 바우처 대금의 소유권은 발행사가 아니라 소비자에게 있다. 실제로 바우처가 사용될 때에만 정산이 이루어진다.
3TGDS(Trust, Travel, Ticket Global Distribution Switch)는 이 규제의 한복판에서 태어났다. 2020년 대만에서 창업해 정부와 협력하며 신탁 기반 e-바우처 시스템을 구축한 회사다. 2023년, 글로벌 확장을 위해 싱가포르에 지주회사를 설립했다. 자금 이동과 글로벌 비즈니스 양쪽에서 유리한 환경을 갖춘 거점이 필요했다.
앤드류 호(Andrew Ho) COO를 만났다. 대만에서 태어나 싱가포르에서 일하는 그는, 3TGDS가 글로벌 확장을 본격화하던 2023년에 합류했다. 국경을 지우겠다는 스타트업은 많다. 앤드류는 다른 이야기를 했다. 국경은 사라지지 않는다. 사라지지 않으니까 연결해야 한다. 그는 혁신이 아니라 신뢰를 먼저 꺼냈고, 한국을 바꾸겠다고 하지 않았다. 들어가겠다고 했다.
“3TGDS에서 3T는 Trust, Travel, Ticket을 의미합니다. 그중에서도 Trust가 가장 핵심이에요.”
e-바우처라고 하면 대부분 쿠폰을 떠올린다. 할인, 프로모션, 마케팅. 3TGDS의 접근은 다르다.
“저희는 e-바우처를 단순한 프로모션 수단이 아니라 디지털 가치, 디지털 자산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구조는 이렇다. 소비자가 바우처를 구매하면, 해당 금액은 신탁 은행에 보관된다. 발행사도, 유통사도, 3TGDS도 그 돈에 손댈 수 없다. 바우처가 실제로 사용(리딤)되는 순간에만 정산이 이루어진다. 발행사가 망해도 소비자의 돈은 보호된다.
한국에도 비슷한 기억이 있다. e커머스 초기, 선불 결제 후 업체가 사라지는 사건들이 있었다. 소비자가 먼저 돈을 내는 구조에서 신뢰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다.
대만에서 이 구조는 이미 검증됐다. 문제는 국경을 넘는 순간이었다. 해외 여행객은 새로운 나라에 도착하자마자 현지 브랜드의 할인과 혜택에 접근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브랜드, 통신사, 은행, e-월렛 사업자 입장에서 이런 혜택을 국경 너머로 전달하는 건 쉽지 않다. 언어가 바뀌고, 통화가 바뀌고, 결제 수단이 바뀌고, 규제가 바뀐다. 기존 솔루션들은 시스템이 분절되어 있거나, 실시간 현지화와 보안을 전제로 설계되지 않았다.
3TGDS는 이 문제를 세 주체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풀었다. 바우처를 발행하는 가맹점, 바우처를 고객에게 전달하는 유통 채널, 그리고 은행이나 핀테크 파트너다.
가맹점 중에는 자체적으로 e-바우처를 발행할 기술이 없는 곳이 많다. 3TGDS가 SaaS 형태로 발행 기능을 제공한다. 유통 채널에는 API로 연동해 기존 시스템을 바꾸지 않고도 바우처를 취급할 수 있게 한다. 자체 브랜드나 소비자용 앱은 만들지 않는다. 철저한 B2B 인프라다.
“이미 통신사, 이커머스, 은행들이 강력한 앱과 고객 접점을 가지고 있어요. 저희는 그들의 기존 시스템에 연동되는 인프라 역할을 합니다.”
현재 아시아태평양 지역 50개 이상의 유통 채널과 연동되어 있다. 쇼피(Shopee)가 이 솔루션으로 e-바우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고, 에어월렉스(Airwallex)는 결제 서비스에 활용한다. 동남아시아 주요 통신사와 인도네시아 통신 사업자도 파트너다. 아시아 전역에서 약 25만 개 규모의 e-바우처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은 e-바우처와 쿠폰 생태계가 세계적으로 발달한 시장이다. 이미 강력한 로컬 플레이어들이 존재한다. 외부에서 들어가기 쉽지 않은 구조다.
앤드류는 이 점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었다.
“로컬 시장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기존 사용자 경험을 바꾸려 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현실적이지도 않고, 올바른 방식도 아닙니다.”
먼저 수출부터 시작했다. 한국 브랜드 160개의 바우처를 3TGDS 플랫폼을 통해 싱가포르, 대만, 일본 등으로 내보낸다. 한국어로 발행된 바우처를 AI 기반 번역으로 영어, 중국어 등으로 변환하고, 통화 전환과 결제 처리까지 지원한다. 대만이나 싱가포르의 소비자가 한국 여행 전에 자국 언어와 통화로 올리브영 바우처를 구매하고, 한국에 와서 사용하는 시나리오다. 이 단계는 이미 완료됐다.
다음은 역방향이다. 아시아 25만 개 바우처 네트워크를 한국의 은행, 이커머스, 모바일 사업자에 연결한다. 파트너들이 기존 시스템을 변경하지 않고 API만 연동하면 된다. 현재 이 단계를 추진 중이다.
끝에 놓인 것은 인프라다. 신탁 기반의 바우처·티켓 유통 시스템, 일종의 중립적 트랜짓(transit) 인프라를 만드는 것이다. 어느 나라에서 바우처를 구매하든, 신탁 은행을 통해 보호받는 구조 안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구현은 복잡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의 로컬 브랜드들은 자신들의 시스템을 바꾸지 않고도 국제 고객에게 접근할 수 있게 된다. 로컬 플랫폼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로컬 생태계를 글로벌로 확장하는 연결 고리. 그것이 3TGDS가 한국 시장에서 취하는 포지션이다.
아시아 시장의 복잡성에 대해 물었다. 한국은 시스템이 복잡하고 언어 장벽이 높다. 일본도 비슷하다. 동남아시아는 나라마다 언어와 문화가 다르다. 국경을 넘는 협업이 쉽지 않은 환경이다.
앤드류는 이 복잡성을 기회로 읽는다.
“미국이나 유럽 기업들이 이 장벽을 하나하나 넘으려면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합니다. 저희는 같은 아시아 안에서 사업해 온 경험이 있어요. 언어, 문화, 시장 구조의 차이를 현실적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핵심 시장은 한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 필리핀, 인도네시아다. 장기적으로는 중국도 고려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 내 여행 이동량이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한국 인바운드 여행객의 약 60%가 일본, 중국,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에서 온다. 사람들의 이동이 하나의 큰 권역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자체 앱을 만들지 않는 것도 이 맥락이다. 이미 각국에 강력한 앱과 고객 접점을 가진 플레이어들이 있다. 또 하나를 만드는 것보다, 그들의 인프라에 연결되는 쪽이 빠르다.
“장기적으로 기술 환경 자체가 바뀔 겁니다. AI 발전으로 앱 중심의 사용자 경험이 줄어들고, 데이터와 연결성이 핵심이 되는 구조로 이동할 가능성이 큽니다.”
3TGDS는 AI와 블록체인을 결합한 분산형 디지털 바우처 구조를 준비하고 있다. 바우처는 구매한 개인에게 귀속되는 디지털 자산으로서, 블록체인을 통해 구매·사용·양도 이력이 기록된다. 앱이 사라져도 바우처는 남는 구조다.
한국은 우선순위가 높지 않았다. 대만 기준으로 한국은 여행 목적지 3위에 해당하는 중요한 국가이긴 했지만, 최우선 시장은 아니었다.
“초기에는 솔직히 글로벌 비즈니스를 한번 시도해 보자는 정도의 접근이었습니다.”
하지만 K-스타트업 그랜드챌린지(KSGC) 프로그램 참여후 인식을 바꿨다. KSGC는 해외 유망 창업기업을 발굴해 엑셀러레이팅을 지원하고 국내 창업생태계에 정착을 돕는 중소벤처기업부의 글로벌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참여후 한국 정부의 지원을 직접 체감한 것도 의미있었지만, 더 결정적이었던 건 한국 파트너들과의 대화였다. 그들이 겪는 어려움이 3TGDS가 해결하려는 문제와 상당 부분 겹쳤다.
“이미 해결책을 가지고 있다면, 왜 우선순위를 높이지 않겠습니까.”
가장 큰 변화는 메시지였다. 처음에는 제품 완성도와 기술적 연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멘토와 파트너들의 피드백을 거치면서, 속도와 혁신 대신 안정성, 투명성, 장기적 신뢰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말만 바뀐 게 아니다. 플랫폼에 원화(KRW) 가격 체계와 다국어 가맹점 페이지를 추가했고, OTA·통신·핀테크 연동에 필요한 컴플라이언스 요건을 반영했다. 한국 엔터프라이즈 파트너들이 법무, 기술, 운영 측면에서 검토하는 방식에 맞춰 온보딩 프로세스와 문서 체계도 정비했다. 실제로 파트너들과의 논의가 탐색 단계에서 시스템 테스트, 계약 검토, 상업적 협업 계획으로 진전됐다.
한국 시장에서 예상보다 인상 깊었던 건, 모바일 결제와 바우처 플랫폼이 국내 생태계 안에서 매우 강력하고 깊이 통합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강점이 뚜렷한 만큼 외부 연동에는 한계가 있었다. 한국 로컬 플랫폼들은 한국 시장에 최적화되어 있지만, 한국 밖의 파트너들과 쉽게 연결되도록 설계되어 있지는 않았다.
“국내 전용 시장과 직접 경쟁하기보다, 저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하는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크로스보더. 한국 바우처를 해외 여행객에게 안전하게 유통하고, 한국 브랜드가 아시아태평양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다.
2026년 1월, 한국 법인을 설립했다. 한국어가 가능한 인력을 채용하고 있고, 파트너 관리와 비즈니스 개발을 전담하는 역할도 새로 만들고 있다. 현지 법무·세무·기술 자문사들과도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궁극적으로는 한국을 아시아 전반의 크로스보더 e-바우처 생태계 허브로 포지셔닝하는 것이 목표다.
본사와 한국 조직을 동시에 운영하면서 시차, 커뮤니케이션 방식, 의사결정 속도의 차이가 과제였다. 한국 관련 프로젝트에 명확한 책임 주체를 설정하고, 본사와 현지 파트너 간 정기적 크로스팀 미팅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다. 향후 KSGC에 참여할 스타트업들에게도 같은 조언을 한다. 대형 한국 기업과 상업적 논의를 시작하기 전에, 현지 커뮤니케이션을 지원할 체계와 내부 프로세스를 먼저 준비하라고.
가장 중요한 목표는 한국의 주요 은행 또는 핀테크 파트너와 협력해 신탁 기반 구조를 실제로 론칭하는 것이다. 바우처 대금이 사용 시점까지 안전하게 보관되는 이 구조를 한국에서 작동시키면, 한국과 동남아시아 사이에 안전하고 확장 가능한 크로스보더 e-바우처 흐름이 완성된다.
“1년 뒤 성공의 모습은, 여러 한국 엔터프라이즈 파트너들이 3TGDS 플랫폼에서 실제 캠페인을 운영하고, 수십만 건 규모의 크로스보더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향후 한국 파트너들이 어떤 평가를 해주길 바라느냐고 물었다.
“3TGDS가 미래를 향한 올바른 방향이자 올바른 생태계라는 인식. 저희 솔루션이 그 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신뢰를 얻는 것이 핵심입니다.”
“현금이 하나의 자산이듯, e-바우처도 미래에는 개인 자산의 한 형태로 가치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계적으로 협업을 이어가다 보면, 한국의 파트너들도 바우처를 단순한 쿠폰이 아니라 디지털 자산으로 인식하게 될 거라고 기대합니다.”
신뢰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는 그걸 알고 있었다. 대만에서 8년 걸린 일이다.
기자 / 혁신적인 스타트업들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전달하며, 다양한 세계와 소통하는 것을 추구합니다. / I want to get to know and connect with the diverse world of start-ups, as well as discover their stories and tell th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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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처를 디지털 자산으로 바꾼 3TGDS의 아시아 횡단기
2017년, 대만에서 문제가 드러났다. 여러 헬스장과 웰니스 업체들이 바우처를 발행해 소비자에게 팔았다. 선불로 돈을 받고, 서비스는 나중에 제공하는 구조. 그런데 업체들이 줄줄이 파산했다. 소비자들은 돈을 냈지만 서비스를 받지 못했다. 대규모 민원이 정부로 쏟아졌다.
대만 정부는 규제를 도입했다. 모든 디지털 바우처와 디지털 티켓은 반드시 신탁(trust) 구조 안에서 운영되어야 한다. 바우처 대금의 소유권은 발행사가 아니라 소비자에게 있다. 실제로 바우처가 사용될 때에만 정산이 이루어진다.
3TGDS(Trust, Travel, Ticket Global Distribution Switch)는 이 규제의 한복판에서 태어났다. 2020년 대만에서 창업해 정부와 협력하며 신탁 기반 e-바우처 시스템을 구축한 회사다. 2023년, 글로벌 확장을 위해 싱가포르에 지주회사를 설립했다. 자금 이동과 글로벌 비즈니스 양쪽에서 유리한 환경을 갖춘 거점이 필요했다.
앤드류 호(Andrew Ho) COO를 만났다. 대만에서 태어나 싱가포르에서 일하는 그는, 3TGDS가 글로벌 확장을 본격화하던 2023년에 합류했다. 국경을 지우겠다는 스타트업은 많다. 앤드류는 다른 이야기를 했다. 국경은 사라지지 않는다. 사라지지 않으니까 연결해야 한다. 그는 혁신이 아니라 신뢰를 먼저 꺼냈고, 한국을 바꾸겠다고 하지 않았다. 들어가겠다고 했다.
“3TGDS에서 3T는 Trust, Travel, Ticket을 의미합니다. 그중에서도 Trust가 가장 핵심이에요.”
e-바우처라고 하면 대부분 쿠폰을 떠올린다. 할인, 프로모션, 마케팅. 3TGDS의 접근은 다르다.
“저희는 e-바우처를 단순한 프로모션 수단이 아니라 디지털 가치, 디지털 자산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구조는 이렇다. 소비자가 바우처를 구매하면, 해당 금액은 신탁 은행에 보관된다. 발행사도, 유통사도, 3TGDS도 그 돈에 손댈 수 없다. 바우처가 실제로 사용(리딤)되는 순간에만 정산이 이루어진다. 발행사가 망해도 소비자의 돈은 보호된다.
한국에도 비슷한 기억이 있다. e커머스 초기, 선불 결제 후 업체가 사라지는 사건들이 있었다. 소비자가 먼저 돈을 내는 구조에서 신뢰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다.
대만에서 이 구조는 이미 검증됐다. 문제는 국경을 넘는 순간이었다. 해외 여행객은 새로운 나라에 도착하자마자 현지 브랜드의 할인과 혜택에 접근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브랜드, 통신사, 은행, e-월렛 사업자 입장에서 이런 혜택을 국경 너머로 전달하는 건 쉽지 않다. 언어가 바뀌고, 통화가 바뀌고, 결제 수단이 바뀌고, 규제가 바뀐다. 기존 솔루션들은 시스템이 분절되어 있거나, 실시간 현지화와 보안을 전제로 설계되지 않았다.
3TGDS는 이 문제를 세 주체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풀었다. 바우처를 발행하는 가맹점, 바우처를 고객에게 전달하는 유통 채널, 그리고 은행이나 핀테크 파트너다.
가맹점 중에는 자체적으로 e-바우처를 발행할 기술이 없는 곳이 많다. 3TGDS가 SaaS 형태로 발행 기능을 제공한다. 유통 채널에는 API로 연동해 기존 시스템을 바꾸지 않고도 바우처를 취급할 수 있게 한다. 자체 브랜드나 소비자용 앱은 만들지 않는다. 철저한 B2B 인프라다.
“이미 통신사, 이커머스, 은행들이 강력한 앱과 고객 접점을 가지고 있어요. 저희는 그들의 기존 시스템에 연동되는 인프라 역할을 합니다.”
현재 아시아태평양 지역 50개 이상의 유통 채널과 연동되어 있다. 쇼피(Shopee)가 이 솔루션으로 e-바우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고, 에어월렉스(Airwallex)는 결제 서비스에 활용한다. 동남아시아 주요 통신사와 인도네시아 통신 사업자도 파트너다. 아시아 전역에서 약 25만 개 규모의 e-바우처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은 e-바우처와 쿠폰 생태계가 세계적으로 발달한 시장이다. 이미 강력한 로컬 플레이어들이 존재한다. 외부에서 들어가기 쉽지 않은 구조다.
앤드류는 이 점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었다.
“로컬 시장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기존 사용자 경험을 바꾸려 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현실적이지도 않고, 올바른 방식도 아닙니다.”
먼저 수출부터 시작했다. 한국 브랜드 160개의 바우처를 3TGDS 플랫폼을 통해 싱가포르, 대만, 일본 등으로 내보낸다. 한국어로 발행된 바우처를 AI 기반 번역으로 영어, 중국어 등으로 변환하고, 통화 전환과 결제 처리까지 지원한다. 대만이나 싱가포르의 소비자가 한국 여행 전에 자국 언어와 통화로 올리브영 바우처를 구매하고, 한국에 와서 사용하는 시나리오다. 이 단계는 이미 완료됐다.
다음은 역방향이다. 아시아 25만 개 바우처 네트워크를 한국의 은행, 이커머스, 모바일 사업자에 연결한다. 파트너들이 기존 시스템을 변경하지 않고 API만 연동하면 된다. 현재 이 단계를 추진 중이다.
끝에 놓인 것은 인프라다. 신탁 기반의 바우처·티켓 유통 시스템, 일종의 중립적 트랜짓(transit) 인프라를 만드는 것이다. 어느 나라에서 바우처를 구매하든, 신탁 은행을 통해 보호받는 구조 안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구현은 복잡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의 로컬 브랜드들은 자신들의 시스템을 바꾸지 않고도 국제 고객에게 접근할 수 있게 된다. 로컬 플랫폼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로컬 생태계를 글로벌로 확장하는 연결 고리. 그것이 3TGDS가 한국 시장에서 취하는 포지션이다.
아시아 시장의 복잡성에 대해 물었다. 한국은 시스템이 복잡하고 언어 장벽이 높다. 일본도 비슷하다. 동남아시아는 나라마다 언어와 문화가 다르다. 국경을 넘는 협업이 쉽지 않은 환경이다.
앤드류는 이 복잡성을 기회로 읽는다.
“미국이나 유럽 기업들이 이 장벽을 하나하나 넘으려면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합니다. 저희는 같은 아시아 안에서 사업해 온 경험이 있어요. 언어, 문화, 시장 구조의 차이를 현실적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핵심 시장은 한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 필리핀, 인도네시아다. 장기적으로는 중국도 고려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 내 여행 이동량이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한국 인바운드 여행객의 약 60%가 일본, 중국,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에서 온다. 사람들의 이동이 하나의 큰 권역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자체 앱을 만들지 않는 것도 이 맥락이다. 이미 각국에 강력한 앱과 고객 접점을 가진 플레이어들이 있다. 또 하나를 만드는 것보다, 그들의 인프라에 연결되는 쪽이 빠르다.
“장기적으로 기술 환경 자체가 바뀔 겁니다. AI 발전으로 앱 중심의 사용자 경험이 줄어들고, 데이터와 연결성이 핵심이 되는 구조로 이동할 가능성이 큽니다.”
3TGDS는 AI와 블록체인을 결합한 분산형 디지털 바우처 구조를 준비하고 있다. 바우처는 구매한 개인에게 귀속되는 디지털 자산으로서, 블록체인을 통해 구매·사용·양도 이력이 기록된다. 앱이 사라져도 바우처는 남는 구조다.
한국은 우선순위가 높지 않았다. 대만 기준으로 한국은 여행 목적지 3위에 해당하는 중요한 국가이긴 했지만, 최우선 시장은 아니었다.
“초기에는 솔직히 글로벌 비즈니스를 한번 시도해 보자는 정도의 접근이었습니다.”
하지만 K-스타트업 그랜드챌린지(KSGC) 프로그램 참여후 인식을 바꿨다. KSGC는 해외 유망 창업기업을 발굴해 엑셀러레이팅을 지원하고 국내 창업생태계에 정착을 돕는 중소벤처기업부의 글로벌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참여후 한국 정부의 지원을 직접 체감한 것도 의미있었지만, 더 결정적이었던 건 한국 파트너들과의 대화였다. 그들이 겪는 어려움이 3TGDS가 해결하려는 문제와 상당 부분 겹쳤다.
“이미 해결책을 가지고 있다면, 왜 우선순위를 높이지 않겠습니까.”
가장 큰 변화는 메시지였다. 처음에는 제품 완성도와 기술적 연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멘토와 파트너들의 피드백을 거치면서, 속도와 혁신 대신 안정성, 투명성, 장기적 신뢰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말만 바뀐 게 아니다. 플랫폼에 원화(KRW) 가격 체계와 다국어 가맹점 페이지를 추가했고, OTA·통신·핀테크 연동에 필요한 컴플라이언스 요건을 반영했다. 한국 엔터프라이즈 파트너들이 법무, 기술, 운영 측면에서 검토하는 방식에 맞춰 온보딩 프로세스와 문서 체계도 정비했다. 실제로 파트너들과의 논의가 탐색 단계에서 시스템 테스트, 계약 검토, 상업적 협업 계획으로 진전됐다.
한국 시장에서 예상보다 인상 깊었던 건, 모바일 결제와 바우처 플랫폼이 국내 생태계 안에서 매우 강력하고 깊이 통합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강점이 뚜렷한 만큼 외부 연동에는 한계가 있었다. 한국 로컬 플랫폼들은 한국 시장에 최적화되어 있지만, 한국 밖의 파트너들과 쉽게 연결되도록 설계되어 있지는 않았다.
“국내 전용 시장과 직접 경쟁하기보다, 저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하는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크로스보더. 한국 바우처를 해외 여행객에게 안전하게 유통하고, 한국 브랜드가 아시아태평양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다.
2026년 1월, 한국 법인을 설립했다. 한국어가 가능한 인력을 채용하고 있고, 파트너 관리와 비즈니스 개발을 전담하는 역할도 새로 만들고 있다. 현지 법무·세무·기술 자문사들과도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궁극적으로는 한국을 아시아 전반의 크로스보더 e-바우처 생태계 허브로 포지셔닝하는 것이 목표다.
본사와 한국 조직을 동시에 운영하면서 시차, 커뮤니케이션 방식, 의사결정 속도의 차이가 과제였다. 한국 관련 프로젝트에 명확한 책임 주체를 설정하고, 본사와 현지 파트너 간 정기적 크로스팀 미팅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다. 향후 KSGC에 참여할 스타트업들에게도 같은 조언을 한다. 대형 한국 기업과 상업적 논의를 시작하기 전에, 현지 커뮤니케이션을 지원할 체계와 내부 프로세스를 먼저 준비하라고.
가장 중요한 목표는 한국의 주요 은행 또는 핀테크 파트너와 협력해 신탁 기반 구조를 실제로 론칭하는 것이다. 바우처 대금이 사용 시점까지 안전하게 보관되는 이 구조를 한국에서 작동시키면, 한국과 동남아시아 사이에 안전하고 확장 가능한 크로스보더 e-바우처 흐름이 완성된다.
“1년 뒤 성공의 모습은, 여러 한국 엔터프라이즈 파트너들이 3TGDS 플랫폼에서 실제 캠페인을 운영하고, 수십만 건 규모의 크로스보더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향후 한국 파트너들이 어떤 평가를 해주길 바라느냐고 물었다.
“3TGDS가 미래를 향한 올바른 방향이자 올바른 생태계라는 인식. 저희 솔루션이 그 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신뢰를 얻는 것이 핵심입니다.”
“현금이 하나의 자산이듯, e-바우처도 미래에는 개인 자산의 한 형태로 가치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계적으로 협업을 이어가다 보면, 한국의 파트너들도 바우처를 단순한 쿠폰이 아니라 디지털 자산으로 인식하게 될 거라고 기대합니다.”
신뢰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는 그걸 알고 있었다. 대만에서 8년 걸린 일이다.
기자 / 혁신적인 스타트업들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전달하며, 다양한 세계와 소통하는 것을 추구합니다. / I want to get to know and connect with the diverse world of start-ups, as well as discover their stories and tell th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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