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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공원 75년사 정리…세계 평화의 성지 목표”

2026. 05. 28. 오전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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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 거리’ 조성 등 지역상생 추진

서정인 재한유엔기념공원관리처장이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벽화거리 조성 등 계획을 이야기하고 있다. 신심범 기자

부산 유엔기념공원이 올해로 조성 75주년을 맞았다. 1951년 유엔이 만든 세계 유일의 기념 묘역으로, 6·25 전쟁 참전 14개국의 장병 2337명이 영면에 든 성역이다. 묘역 조성의 중책을 맡은 유엔기념공원관리처(UNMCK)는 한국 최초의 세계기구이기도 하다. 여러모로, 국내외적 상징성이 가득한 공간이다.

서정인(64) 재한유엔기념공원관리처장은 유엔공원이 내포한 상징적 함의가 현대에도 살아 움직인다고 설명한다. “국제 연대 측면에서, 다자주의가 성공한 몇 안 되는 사례를 보여주는 공간”으로서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6·25 당시) 유엔군의 이름으로 22개국이 파견돼 자유를 지켜냈음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지금처럼 국제 연대가 약해지고 각자도생하는 시대에, 이곳은 한때 국제 연대가 작동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강력한 상징이자, 부산과 세계를 잇는 소중한 연결고리다”고 말했다.

실제 유엔공원은 보훈으로써 국제 연대를 이끄는 장으로 쓰이고 있다. 서 처장은 “지난해 경주 APEC 정상회의 당시 (6·25 참전국인) 호주, 뉴질랜드, 필리핀 대통령이 바쁜 일정 중에도 일부러 시간을 내 유엔공원을 찾았다. 그들에게 이곳은 자국 장병들이 잠든 현충원과 같았다”며 “각국 지도자들이 이곳을 소중히 여기고 있음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고 전했다.

35년 경력의 외교관 출신인 서 처장은 유엔공원이 가진 국제 연대 측면의 잠재성을 끌어내고 싶어 한다. 그는 “2024년 10월 부임 이후 이곳 특유의 경건함에 압도당하는 느낌을 받고 있다. 부임 직후인 그해 11월 영국 정부가 자국 무명용사 4인의 이름을 끝까지 추적해 이곳에서 묘비 헌정식을 치렀던 때가 특히 그랬다. 영국 대사 참석 하에, 70여 년 전의 희생을 마치 엊그제 일처럼 추모했다. 국가의 힘과 품격을 느꼈다”며 “유엔군의 헌신을 어떻게 기릴지 고민하고 있다. 국제적 평화와 연대의 가치를 발신하는 장소로 꾸려가려 한다”고 밝혔다.

그의 구상은 크게 두 갈래다. 먼저 유엔공원 초창기 역사 복원이다. 유엔공원 역사는 유엔군 사령관(미군)이 공원 조성을 주도하던 1기(1951년~1959년)와 유엔 한국통일부흥위원단(UNCURK)이 직접 관리하던 2기(1959년~1974년), 그리고 지금의 3기로 나뉜다.

서 처장은 “1, 2기 자료는 미군과 유엔이 가져갔다. 이 자료들을 수집해 75년의 역사를 책과 온라인 등으로 완성하려 한다. 이를 통해 유엔공원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해 미래 세대에게 평화의 가치를 알리는 진정한 성지가 되도록 할 생각이다”고 설명했다.

유엔공원은 ‘피난수도 부산‘의 11개 주요 유산 중 하나로 포함돼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추진되고 있다. 오는 7월에 유네스코 국가유산위원회 현장 방문이 예정돼 있다.

유엔공원 인근 지역사회와의 상생 역시 추진된다. 그는 “공원의 경건성도 중요하지만, 주변 환경이 개선되는 것 또한 유엔군의 헌신을 기리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일대 고도제한 완화가 추진(국제신문 지난해 10월 27일 자 1면 등 보도)될 때, ‘장병들이 헌신한 지역이 이렇게나 살기 좋아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도 그들을 기리는 방안’이라며 관리처 소속 대사들을 설득했다”며 “앞으로 인근 고물상 거리를 예술가들과 협업해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벽화 거리로 만드는 등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공간으로 꾸릴 계획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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