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딩..
날씨 정보를 가져오는 중...
Phil Life
🛒 필리핀 교민 쇼핑 필수 코스

쇼피(Shopee) 오늘만 이 가격, 타임세일 즉시 확인!

할인받기 〉
local

[리셋 코리아] 이재명 정부 2년 차 대일외교도 실용으로

2026. 06. 29. 오전 12:21
7
news image
조양현 국립외교원 교수·리셋코리아 한일관계 분과장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차의 대일외교는 한·일 관계의 안정적 관리와 전략적 협력 확대라는 점에서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출범 당시 일본에서는 진보 성향 정부의 등장으로 한·일 간에 과거사 갈등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지만, 이재명 정부는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내세우며 한·일 협력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 결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도쿄·부산·나라·안동에서 연쇄 정상회담이 개최되었고, 셔틀외교도 안정적으로 정착되었다.

무엇보다 주목할 것은 한·일 관계의 협력 의제가 과거사 중심에서 경제안보와 공급망, 첨단기술 분야로 확대되었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와 이란 전쟁으로 인한 중동 정세 불안은 한·일 양국이 에너지 안보와 공급망 안정이라는 공동 과제를 안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양국은 액화천연가스(LNG) 수급 협력, 핵심광물 확보, 공급망 회복력 강화 등을 논의하며 경제안보 협력을 새로운 한·일 관계의 핵심축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AI)·반도체·우주·바이오 등 미래 산업 분야에서도 협력의 가능성을 확대하고 있다.

과거사 문제에 대한 접근 역시 현실적이었다. 이재명 정부는 역사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조세이 탄광 희생자 유해 발굴과 같은 인도주의적 협력을 통해 갈등을 관리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는 국내 여론을 고려하면서도 한·일 관계 전체를 훼손하지 않으려는 실용적 접근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안보 분야에서 양국의 전략적 인식 차이이다. 다카이치 내각은 북한에 대한 군사적 억지력 확보와 대중국 공조에 방점을 둔 한·일 및 한·미·일 안보협력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반면 ‘전쟁 없는 한반도’ 실현을 위해 대화와 평화공존을 중시하는 이재명 정부는 한·미·일 협력을 중시하면서도, 이것이 대중국 봉쇄로 오해되어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하지 않도록 한·중·일 3국 협력의 복원을 병행 추진하는 중간자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관의 차이는 과거사 문제와 함께 한·일 협력의 제약 요인이다.

최근 한·일 간에 이슈가 된 상호군수지원협정(ACSA·악사) 관련 논의는 이러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일본은 이미 미국·영국·호주·프랑스·캐나다·인도·필리핀 등 11개국과 ACSA를 체결하고 있으며 한국과의 체결 역시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인식하고 있다. 강화되고 있는 북·중·러 3국 간의 연대를 고려할 때, 미국과 일본은 동아시아 안보 효율화를 이유로 한·일 간 ACSA 체결을 지속해서 타진할 가능성이 크고, 한국 측도 그 필요성을 외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일본 자위대와의 협력 확대라는 정치적 상징성이 더 크게 인식되고 있다. 민주당 지지층과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여전히 역사 문제와 연결하여 민감하게 바라보고 있으며, 정부 역시 이러한 국내 여론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현 단계에서 ACSA를 전면적으로 추진하기보다는 재난구조, 인도적 지원, 평화 유지활동과 같은 비전통 안보 분야부터 협력을 확대하고 장기적으로 제도화를 검토하는 단계적 접근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

대일 외교의 또 다른 변수는 국내 정치와의 관계이다. 조만간 예정된 개각과 민주당 당대표 선거는 대일 정책의 방향과 속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만약 민주당 내에서 민족주의적 또는 진보적 목소리가 확대될 경우 대일 외교의 정책 공간이 좁아질 가능성도 있다. 특정 정권의 성향이 아니라 한·일 관계를 국가전략 차원에서 관리하는 일관성이 요구된다.

이제 대일 외교의 핵심은 과거의 갈등을 관리하는 차원을 넘어 미래의 공동 이익을 실질적인 협력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고 하겠다. 국제질서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한·일 양국은 더 많은 전략적 이해를 공유하게 되고, 국익 중심 실용외교에 대한 지지도 높아질 것이다. 20년 넘게 미실현 상태에 머물러 있는 한국 지도자의 국빈 방일과 새로운 한·일 공동선언의 추진, 한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공급망 및 첨단산업 협력 확대, 그리고 ACSA를 포함한 안보협력의 단계적 발전 여부가 향후 한·일 관계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조양현 국립외교원 교수·리셋코리아 한일관계 분과장


📰 언론사 원문 보기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