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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에 따귀…미국도 반했다

2026. 06. 12. 오전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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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교육’ 속 교권보호국 감독관 나화진 역을 맡은 배우 김무열. 그는 학폭 등 비행을 저지르는 학생들을 따귀 등으로 응징한다. [사진 넷플릭스]

한때 교원단체의 슬로건, 온라인 커뮤니티의 유행어였던 단어 ‘참교육’이 이제는 한국 드라마의 핵심 키워드가 됐다. 지난 5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참교육’이 넷플릭스 전 세계 시청 순위 1위에 오르면서다. 교권 붕괴와 학생 인권 우선주의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내용에 대해 교원단체들까지 성명을 발표하는 등 사회적 파장도 커지는 분위기다.

11일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투둠에서 집계한 넷플릭스 톱 10에 따르면 지난 1~7일까지 ‘참교육’ 시청수(Views·시청 시간을 러닝타임으로 나눈 값)는 640만으로, 비영어 쇼 가운데 1위에 올랐다. 국가별로는 한국을 비롯해 필리핀·싱가포르·튀르키예·아르헨티나·이집트 등 48개국에서 톱 10에 들었다.

영어·비영어 콘텐트 통계를 합산하는 플릭스패트롤(10일자)에서는 넷플릭스 드라마 중 종합 2위에 올랐다. 국가별로는 프랑스 3위, 독일 4위, 미국과 영국은 7위 등이다. 로튼토마토의 관객 평점 ‘팝콘미터’는 87%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공개 첫 주만에 글로벌 통계에서 상위권에 오른 드라마는 지난해 ‘오징어게임 3’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참교육’에 대해 “대본이 탄탄하고 오락성이 뛰어나다”며 “올해 현재까지 나온 작품 중 최고의 드라마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참교육’은 학교 담장을 넘어 사회 문제로 대두된 교권 문제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외에서 주목 받고 있다. 이 드라마의 세계관은 선을 넘는 학생, 교사, 학부모로 인해 무너진 대한민국의 교권과 교육 현장을 지키기 위해 설립된 가상의 기관 ‘교권보호국’이 전제된다. 교권보호국 감독관들은 체벌까지 동원해가며 학교에서 폭력, 도박, 마약 중독 등의 문제를 해결한다.

또 다른 감독관 임한림 역을 맡은 진기주가 수업 중 폰을 쓰는 학생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사진 넷플릭스]

박주형 경인교대 교수는 “교실 내 스마트폰 사용, 학교 폭력 등으로 대표되는 드라마 속 공교육 붕괴의 문제는 이미 글로벌 이슈”라며 “학생 인권과 자유를 중시하는 서구권에서는 비슷한 현상이 오래 전부터 이어져 온 만큼 이를 제도적으로 해결하는 ‘참교육’의 모습에 글로벌 팬들도 반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국내에선 2023년 서이초 교사 사건 이후 교권 침해 문제가 심각하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커졌다”며 “과거에는 무분별한 폭력을 행사하거나 촌지를 받는 교사가 드라마·영화 소재가 됐지만 이젠 학생 인권 우선 주의가 커지면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정의를 다시 내려야 한다는 사회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와 교육 시스템은 오래전부터 한국 드라마의 단골 소재였다. 우리나라 대부분 시청자들이 학부모 혹은 학생 시기를 겪은 전·현직 교육 수요자들인만큼 공감대를 얻기 좋아서다.

다만 콘텐트의 성격은 달라지고 있다. 과거 ‘학교’(1999~2021) 시리즈, ‘공부의 신’(2010), ‘드림하이’(2011~2012) 같은 작품들은 청춘 성장물의 성격이 강했다. 입시 경쟁의 현실을 담아내면서도 결국은 우정과 노력, 청춘의 성장에 방점을 찍었다. 분위기가 바뀐 건 2019년 방영된 ‘스카이 캐슬’부터다. 이 작품은 상류층의 입시 경쟁과 사교육 시장을 낱낱이 해부하며 한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이후 교육 콘텐트들은 점점 더 잔혹하고 극단적인 사회고발물로 변모했다. 2022년 ‘더 글로리’는 학교 폭력 문제를, 같은 해 나온 ‘소년 심판’은 촉법 소년의 문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정덕현 평론가는 “이들 드라마에 등장해 구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한국형 슈퍼 히어로들의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큰 쾌감을 줬다”고 말했다.

드라마 속 문제 해결 방식은 현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교사들은 ‘인디스쿨’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참교육’에 나온 사례들이 자신의 경험과 닮아있다는 점을 토로하고 있다. 한국교총, 교사노조 등은 교권 보호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성명까지 냈다. 장승혁 한국교총 대변인은 “교권 보호를 위해 모든 책임을 지고 나서는 드라마 ‘참교육’ 중 교육부 장관의 모습을 현실 장관, 교육감들이 닮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문제 해결 방식이 지나치게 단편적·폭력적이라는 지적이다. ‘스카이 캐슬’은 주인공의 죽음이라는 비극으로 귀결됐고, ‘더 글로리’는 사적 복수가 정의 구현이라는 논리를 내세웠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인 ‘참교육’ 역시 체벌과 강압적 응징 장면을 전면에 내세운다.

공희정 평론가는 “‘참교육’ ‘스카이캐슬’ 등은 타깃 시청자층이 미성년자가 아니다보니 실제 청소년의 모습보다 과장되는 왜곡의 문제가 우려스럽다”며 “학교라는 공간에서 어떤 사회 문제까지를 다룰지 제작자들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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