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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보다] 계절근로자를 사수하라
2026. 06. 15. 오전 12:44
39
급격한 인구 감소에 더 가파른 고령화. 바로 농촌의 현실입니다.
다 나이 든 양반들이라 일을 못 해요
사람 손이 오롯이 필요한 밭농사는 물론이고, 기계화된 벼농사라도 일손이 필요합니다.
기계(이앙기)가 놀 수 없게 계속 로테이션으로 돌려서 (모판을) 넣어줘야 해요
농번기에 더 시급해진 농촌 일손 부족은 외국인들이 채우기 시작했는데, 불법 중개인의 수수료 착취 문제는 여전합니다.
호세(가명)/필리핀 계절근로자(음성변조)
(중개인이) 매달 월급에서 50만 원 이상 가져가요.
위기의 농촌, 이대로 있다간 어렵게 구한 일손마저 잃을 수 있습니다.
고기복/(사)모두를 위한 이주인권문화센터 대표
(피해 계절근로자를) 적극적으로 구제하고 선제적으로 구제해야 합니다. (불법 중개인은) 엄정하게 처벌해야 하고 신속하게 처벌해야 합니다.
드넓은 들판에 조성된 대규모 비닐하우스 단지. 밭에 옮겨 심을 고구마 순을 자르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같이 있어요. 같이 (먹으면) 맛있어요.
즐비한 수박 비닐하우스 단지 안, 크고 당도 높은 수박을 얻기 위해 넝쿨 끝을 자르는 사람들도 모두 외국인들입니다.
일손을 구하기 힘든 농촌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은 단비와 같은 존재입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없으면 농사를 못 지으니까. 어쨌든 우리는 의존할 수밖에 없어요. 인건비는 들어가도 우리가 의존해서 해야 하니까
1970년 1,442만 명이던 농가 인구는 계속 줄어 이제 14% 수준인 200만 명으로 줄었습니다. 농가 고령화율도 55.8%로, 농가에서 65세 이상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됐습니다.
일할 사람이 없는 농촌에서 이웃끼리 농사일을 돕던 ‘품앗이’는 옛말이 됐습니다.
한 20년 전만 해도 가족 구성원들도 많았고 마을에 나이 젊은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모내기철 또 밭(농사)도 다 품앗이로 일을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일할 사람이 없어요. 품앗이는 아예 찾아볼 수도 없고요
이젠 농사일에서 빼놓고 생각할 수 없는 이들, 바로 외국인 계절근로잡니다.
생육과 수확이 집중되는 농번기에 심각한 인력난 해소를 위해 2015년 시범 도입된 뒤, 본격적으로 시행된 2017년 천 5백여 명이던 계절근로자는 올해 10만 9천여 명으로, 해마다 급증하고 있습니다.
연중 상시 고용을 전제로 한 고용허가제의 단점을 개선한 것이 주효했습니다. 이들에 대한 수요가 늘며 체류 기간도 처음 최대 5개월에서, 이젠 최대 8개월까지 늘어났습니다.
초여름 문턱 논에서 모내기가 한창입니다. 이앙기를 운전하는 이는 여든을 앞둔 농민이고, 무거운 모판을 옮겨 싣는 이는 젊은 계절근로잡니다.
이분들(계절근로자) 아니면 농사를 못 지어요. 마을에는 인부가 없어요. 이 양반들이 알아서 해요. 무엇을 하든지.
이제 농촌은 노인 반, 외국인 반이라는 말을 실감케 합니다.
인구 5만인 고창군의 경우, 올 상반기에만 계절근로자 3천 명이 들어왔습니다. 전국 최대 규모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방자치단체가 원스톱 이동서비스로 고령층 농민들의 수고를 덜고 있습니다.
농가주분들이 (계절근로자 데리고) 직접 병원도 가셔야 하고. 전주도 가셔서 출입국 사무소도 가셔야 하고. 그런데 그것이 하루 만에 끝날 수가 없어요. 병원 같은 경우도 (계절근로자) 마약 검사를 작년에 병원에서 받을 때는 (계절근로자 고용 농민이) 하루 일을 빼고 가야 하는 거예요.
또 언어소통과 인권 문제는 없는지 하루 2곳씩 농가도 방문하고 있습니다. 이 농가는 계절근로자 8명과 한 가족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김치 그런 것은 제가 담아서 주거든요
이 농가에만 4년째인 계절근로자도 있는데, 농사일에 워낙 능숙해 있어 새로 온 근로자들의 적응도 돕고 있습니다.
‘이것 하자 이것 해라’ 그러면 (새로 온 계절근로자가) 모르면 알려줘요. 어떻게 하라는 것을 알잖아요. 일을 해 봐서 잘 알아요. 그러니까 저희가 농가로서는 아주 편해요.
여기에 계절근로자를 위한 무료 건강검진과 무료 관광은 물론, 지역 축제도 참여토록 하고 있습니다.
무료 영화 관람이라든가 작년에는 고창 모양성제 거리 퍼레이드도 외국인 계절 근로자들이 참여하도록 했어요. ‘내가 고창 군민의 일원으로 한 사람이구나’ 그런 욕구가 충족되는 거죠.
유입된 계절근로자 수만큼 ‘생활인구’가 늘어,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고창군에는 동남아 지역 수입 식품 등을 파는 상점만 20여 곳이 성업 중입니다.
(외국인 비율이?)/(외국인)손님이 80% 정도 되죠. 왜냐하면 물건이 진열된 거 보면 아시겠지만, 한국 제품은 얼마 없어요. 거의 아시아 각 나라 (제품입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프로그램은 농가형과 공공형, 크게 2가지로 나뉩니다.
농가형은 농가가 계절근로자를 직접 고용해 급여를 주며, 숙식을 책임져야 합니다. 일손이 며칠만 필요한 영세 농가에선 월 단위 고정 급여와 숙소 마련은 부담스럽습니다.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한 게 2022년 도입된 공공형입니다. 농협이나 지자체가 기숙사를 제공하고, 농가에 하루 단위로 인력을 공급하는 방식입니다.
고창군은 비 올 때는 하우스 농가가 많아서 (공공형 계절근로자가) 하우스로 가고, 비가 안 올 때는 노지에서 인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른 새벽부터 식당이 분주합니다. 식사를 하는 사람, 도시락을 준비하는 사람. 캄보디아에서 온 공공형 계절근로자 30명이 생활하는 기숙사입니다. 마을의 유휴시설을 단장해 마련한 곳입니다.
(캄보디아) 집과 안 똑같아요. 여기 많이 예뻐요. 호텔 같은 거예요. 방도 따로따로 있잖아요. 화장실도 있고. 식당도 있고요.
일찍 시작하는 농사일에 맞춰 버스를 타고 나가는 시각은 새벽 5시 15분. 피곤할 법도 하지만, 모두 익숙해진 모습들입니다.
버스는 인근 3개 면을 돌며, 근로자들을 내려줍니다.
이젠 기계화율이 98%를 넘긴 벼농사. 비용만 지급하면 모판 만들기와 모내기 등 필요한 경우에만 공공형 계절근로자를 받을 수 있어 소규모 농가들이 크게 반기고 있습니다.
딱 전화 한번 했어요. 나 몇 월 며칠 모내기 하니까 남자 두 명만 (보내) 주라. (공공형 계절근로자가) 왔잖아요. (인력사무소 등) 다른 데는 빼돌려 버린다니까요 돈 더 준다고 하면요.
하지만 142개 지자체에서 운영 중인 농가형 계절근로자가 약 97%로 아직 월등히 많습니다.
일손 부족을 해소하려는 농가와 자국에서보다 더 많은 임금을 받을 수 있는 계절근로자. 서로에게 이점이 많은 제도지만 ‘브로커’라 불리는 중개인이 개입하며 문제를 낳고 있습니다. 계절근로자도 국내 최저임금은 적용받는데 중개인들이 각종 수수료 명목으로 돈을 떼어 가기 때문입니다.
호세(가명)/필리핀 계절근로자(음성변조)
(중개인이) 매달 월급에서 50만 원 이상 가져가요.
지난 2023년과 24년 강원도 양구군에서 계절 근로를 했던 9백여 명은 중개인에게 수수료를 떼였다며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이들이 주장하는 피해액은 12억 원이나 됩니다.
“(수수료로 뜯긴) 6만 페소(약 148만 원)는 아주 큰 돈이고, 우리가 힘들게 번 돈입니다. 아주 실망스럽습니다.
불법 중개인 외에 양구군청 공무원 2명도 중간착취와 중간착취 방조 혐의로 입건됐습니다. 피해 근로자들은 중개인이 선발부터 송출까지 주도하고, 통역 담당 기간제 공무원이 이 과정을 거들었다고 주장합니다.
현지에서는 최 씨(중개인)가 리더처럼 보였습니다. OO씨(양구군 통역담당 기간제 공무원)는 필리핀 말을 잘해서 통역 겸 담당자처럼 행동했습니다.
조휴연/KBS춘천 보도국 기자(필리핀 현지 취재)
(계절근로자) 수요는 지자체에 많은데, 수요를 받쳐줄 만한 역량이나 이런 게 없다 보니까. 불법 중개인들이 파고들 수 있는 틈이 좀 계속 있는 게 (문제입니다).
계절근로자를 고용한 양구 농민들이 받은 문자 메시지입니다. 발신 번호는 양구군청으로 필리핀 측 관리자가 별도로 급여를 안내할 거란 내용인데, 그 뒤 중개인인 관리자가 보낸 메시지엔 자신의 계좌로 수수료를 별도 입금하고, 나머지 금액만 계절근로자에게 지급하라고 돼 있습니다.
농민들은 계절근로자 임금을 모두 부담하고도 갑자기 임금체불 사업주가 됐습니다. 근로기준법상 임금 전액을 직접 근로자에게 지급하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김낙주/양구 계절근로자 고용주협의회 사무국장
“공직에 있는 사람처럼 문자를 보내다 보니까 양구군에서도 양구군청 메시지로도 ‘필리핀 측 관리자가 안내 예정’ 이렇게 왔고 필리핀 측 관리자라고 하는 사람이 문자를 보냈고. 그러면 ‘이게 양구군청하고 관계있는 사람이구나’라고 인식할 수밖에 없죠. 그래서 저희가 공제를 실행하게 된 겁니다.”
국내에 다시 들어온 계절근로자 일부는 최근 양구군의 책임을 묻기 위해 국가배상을 신청했습니다.
(고용주 농민들도) 공무원들의 안내에 따라서 한 거니까. 물론 가장 큰 피해자는 이주 노동자지만 농장주도 선의의 피해자일 수도 있어서 이 문제는 양구군이 책임을 지고. 중개인들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든가는 나중에 내부적으로 해결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일과 관련한 농민들의 불편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고용허가제로 다른 외국인을 받으려던 한 농민은 이마저 무산됐다며 억울함을 토로합니다.
임금 체불자로 돼 있어 (고용허가제 외국인 배정은) 안 된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과수원에) 많은 근로자가 들어가야 하는데 그리고 숙련된 일꾼이 필요한데. 할 수 없는 상황이 되니까 답답하죠.
필리핀 출신 계절근로자 조엘 씨, 얼마 전 긴급 수술을 받고 회복 중입니다. 지난달, 비닐하우스에서 일하다 쓰러진 겁니다.
다행히 상태는 호전됐는데 건강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다 보니 자기부담금, 천6백만 원을 내야 할 형편이었습니다.
김수경/조엘(계절근로자)씨 고용 농민
머리가 안 좋아서 수술해야 한다는데 그것을 팽개쳐 둘까요? 어느 농가든. 우리가 대단한 게 아니라 머리잖아요. 생명이 왔다 갔다 하는 거잖아요.
외국인 등록 뒤 바로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공공형 계절근로자와 달리, 조엘 씨 같은 농가형 계절근로자는 입국 6개월 뒤에나 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농가에서 고용하는 계절노동자는 건강보험을 입국 후 6개월 이후에만 가입할 수 있어요. 최장 8개월 동안 일할 수 있는 노동자인데 6개월 이후에 가입하면 마지막에 두 달만 적용이 되는 거거든요.
조엘 씨를 고용한 농민과 병원, 지역사회 도움으로 부담을 덜었지만, 농가형과 공공형 계절근로 사이 형평성 문제는 아직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이제 농민들은 계절근로자 없이는 농사를 지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계절근로자 수급이 원활치 않으면, 국내 농산물 생산이 감소해 물가 상승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불법 수수료, 인권침해 논란으로 실제 일부 지자체에는 계절근로자 입국이 제한되기도 했습니다.
정부는 외국인 계절근로제 관련 각종 업무를 지원할 전문기관을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지자체 업무협약 체결 지원이라든가 지자체 역량 강화, 계절근로자 인권 보호 강화, 각종 행정 절차 지원 기능을 통해서 불법 중개인 문제는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가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기초 지자체는 그런 업무를 할 역량이
거의 없다고 보고요. 그런 없는 부분을 중개인이 다 메워주고 있습니다. 저는 광역 지자체도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이거는 국가 대 국가 단위에서 계약하고 노동자를 교류해야 한다고 봅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10만 명 시대. 이제 계절근로자는 단순한 노동력이 아니라 우리 농업을 함께 떠받치는 동반자입니다.
이들의 땀이 착취와 상처가 되지 않도록 제도 개선과 사회적 관심이 필요합니다.
고기복/(사)모두를 위한 이주인권문화센터 대표
“고용허가제보다 더 많은 인력을 배정하고 있는 계절근로자 제도는 그런 게 (전담 부서)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 제도가 단순히 국내에 인력 부족만을 해결하는 문제가 아니라 국가와 국가 관계의 문제이기 때문에 국제 표준에 적합한 제도로 설계해야 한다고 봅니다.
#계절근로자 #외국인 #농촌 #농업 #고령화 #중개인 #브로커 #임금 #착취 #수수료 #고창 #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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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나이 든 양반들이라 일을 못 해요
사람 손이 오롯이 필요한 밭농사는 물론이고, 기계화된 벼농사라도 일손이 필요합니다.
기계(이앙기)가 놀 수 없게 계속 로테이션으로 돌려서 (모판을) 넣어줘야 해요
농번기에 더 시급해진 농촌 일손 부족은 외국인들이 채우기 시작했는데, 불법 중개인의 수수료 착취 문제는 여전합니다.
호세(가명)/필리핀 계절근로자(음성변조)
(중개인이) 매달 월급에서 50만 원 이상 가져가요.
위기의 농촌, 이대로 있다간 어렵게 구한 일손마저 잃을 수 있습니다.
고기복/(사)모두를 위한 이주인권문화센터 대표
(피해 계절근로자를) 적극적으로 구제하고 선제적으로 구제해야 합니다. (불법 중개인은) 엄정하게 처벌해야 하고 신속하게 처벌해야 합니다.
드넓은 들판에 조성된 대규모 비닐하우스 단지. 밭에 옮겨 심을 고구마 순을 자르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같이 있어요. 같이 (먹으면) 맛있어요.
즐비한 수박 비닐하우스 단지 안, 크고 당도 높은 수박을 얻기 위해 넝쿨 끝을 자르는 사람들도 모두 외국인들입니다.
일손을 구하기 힘든 농촌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은 단비와 같은 존재입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없으면 농사를 못 지으니까. 어쨌든 우리는 의존할 수밖에 없어요. 인건비는 들어가도 우리가 의존해서 해야 하니까
1970년 1,442만 명이던 농가 인구는 계속 줄어 이제 14% 수준인 200만 명으로 줄었습니다. 농가 고령화율도 55.8%로, 농가에서 65세 이상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됐습니다.
일할 사람이 없는 농촌에서 이웃끼리 농사일을 돕던 ‘품앗이’는 옛말이 됐습니다.
한 20년 전만 해도 가족 구성원들도 많았고 마을에 나이 젊은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모내기철 또 밭(농사)도 다 품앗이로 일을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일할 사람이 없어요. 품앗이는 아예 찾아볼 수도 없고요
이젠 농사일에서 빼놓고 생각할 수 없는 이들, 바로 외국인 계절근로잡니다.
생육과 수확이 집중되는 농번기에 심각한 인력난 해소를 위해 2015년 시범 도입된 뒤, 본격적으로 시행된 2017년 천 5백여 명이던 계절근로자는 올해 10만 9천여 명으로, 해마다 급증하고 있습니다.
연중 상시 고용을 전제로 한 고용허가제의 단점을 개선한 것이 주효했습니다. 이들에 대한 수요가 늘며 체류 기간도 처음 최대 5개월에서, 이젠 최대 8개월까지 늘어났습니다.
초여름 문턱 논에서 모내기가 한창입니다. 이앙기를 운전하는 이는 여든을 앞둔 농민이고, 무거운 모판을 옮겨 싣는 이는 젊은 계절근로잡니다.
이분들(계절근로자) 아니면 농사를 못 지어요. 마을에는 인부가 없어요. 이 양반들이 알아서 해요. 무엇을 하든지.
이제 농촌은 노인 반, 외국인 반이라는 말을 실감케 합니다.
인구 5만인 고창군의 경우, 올 상반기에만 계절근로자 3천 명이 들어왔습니다. 전국 최대 규모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방자치단체가 원스톱 이동서비스로 고령층 농민들의 수고를 덜고 있습니다.
농가주분들이 (계절근로자 데리고) 직접 병원도 가셔야 하고. 전주도 가셔서 출입국 사무소도 가셔야 하고. 그런데 그것이 하루 만에 끝날 수가 없어요. 병원 같은 경우도 (계절근로자) 마약 검사를 작년에 병원에서 받을 때는 (계절근로자 고용 농민이) 하루 일을 빼고 가야 하는 거예요.
또 언어소통과 인권 문제는 없는지 하루 2곳씩 농가도 방문하고 있습니다. 이 농가는 계절근로자 8명과 한 가족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김치 그런 것은 제가 담아서 주거든요
이 농가에만 4년째인 계절근로자도 있는데, 농사일에 워낙 능숙해 있어 새로 온 근로자들의 적응도 돕고 있습니다.
‘이것 하자 이것 해라’ 그러면 (새로 온 계절근로자가) 모르면 알려줘요. 어떻게 하라는 것을 알잖아요. 일을 해 봐서 잘 알아요. 그러니까 저희가 농가로서는 아주 편해요.
여기에 계절근로자를 위한 무료 건강검진과 무료 관광은 물론, 지역 축제도 참여토록 하고 있습니다.
무료 영화 관람이라든가 작년에는 고창 모양성제 거리 퍼레이드도 외국인 계절 근로자들이 참여하도록 했어요. ‘내가 고창 군민의 일원으로 한 사람이구나’ 그런 욕구가 충족되는 거죠.
유입된 계절근로자 수만큼 ‘생활인구’가 늘어,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고창군에는 동남아 지역 수입 식품 등을 파는 상점만 20여 곳이 성업 중입니다.
(외국인 비율이?)/(외국인)손님이 80% 정도 되죠. 왜냐하면 물건이 진열된 거 보면 아시겠지만, 한국 제품은 얼마 없어요. 거의 아시아 각 나라 (제품입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프로그램은 농가형과 공공형, 크게 2가지로 나뉩니다.
농가형은 농가가 계절근로자를 직접 고용해 급여를 주며, 숙식을 책임져야 합니다. 일손이 며칠만 필요한 영세 농가에선 월 단위 고정 급여와 숙소 마련은 부담스럽습니다.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한 게 2022년 도입된 공공형입니다. 농협이나 지자체가 기숙사를 제공하고, 농가에 하루 단위로 인력을 공급하는 방식입니다.
고창군은 비 올 때는 하우스 농가가 많아서 (공공형 계절근로자가) 하우스로 가고, 비가 안 올 때는 노지에서 인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른 새벽부터 식당이 분주합니다. 식사를 하는 사람, 도시락을 준비하는 사람. 캄보디아에서 온 공공형 계절근로자 30명이 생활하는 기숙사입니다. 마을의 유휴시설을 단장해 마련한 곳입니다.
(캄보디아) 집과 안 똑같아요. 여기 많이 예뻐요. 호텔 같은 거예요. 방도 따로따로 있잖아요. 화장실도 있고. 식당도 있고요.
일찍 시작하는 농사일에 맞춰 버스를 타고 나가는 시각은 새벽 5시 15분. 피곤할 법도 하지만, 모두 익숙해진 모습들입니다.
버스는 인근 3개 면을 돌며, 근로자들을 내려줍니다.
이젠 기계화율이 98%를 넘긴 벼농사. 비용만 지급하면 모판 만들기와 모내기 등 필요한 경우에만 공공형 계절근로자를 받을 수 있어 소규모 농가들이 크게 반기고 있습니다.
딱 전화 한번 했어요. 나 몇 월 며칠 모내기 하니까 남자 두 명만 (보내) 주라. (공공형 계절근로자가) 왔잖아요. (인력사무소 등) 다른 데는 빼돌려 버린다니까요 돈 더 준다고 하면요.
하지만 142개 지자체에서 운영 중인 농가형 계절근로자가 약 97%로 아직 월등히 많습니다.
일손 부족을 해소하려는 농가와 자국에서보다 더 많은 임금을 받을 수 있는 계절근로자. 서로에게 이점이 많은 제도지만 ‘브로커’라 불리는 중개인이 개입하며 문제를 낳고 있습니다. 계절근로자도 국내 최저임금은 적용받는데 중개인들이 각종 수수료 명목으로 돈을 떼어 가기 때문입니다.
호세(가명)/필리핀 계절근로자(음성변조)
(중개인이) 매달 월급에서 50만 원 이상 가져가요.
지난 2023년과 24년 강원도 양구군에서 계절 근로를 했던 9백여 명은 중개인에게 수수료를 떼였다며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이들이 주장하는 피해액은 12억 원이나 됩니다.
“(수수료로 뜯긴) 6만 페소(약 148만 원)는 아주 큰 돈이고, 우리가 힘들게 번 돈입니다. 아주 실망스럽습니다.
불법 중개인 외에 양구군청 공무원 2명도 중간착취와 중간착취 방조 혐의로 입건됐습니다. 피해 근로자들은 중개인이 선발부터 송출까지 주도하고, 통역 담당 기간제 공무원이 이 과정을 거들었다고 주장합니다.
현지에서는 최 씨(중개인)가 리더처럼 보였습니다. OO씨(양구군 통역담당 기간제 공무원)는 필리핀 말을 잘해서 통역 겸 담당자처럼 행동했습니다.
조휴연/KBS춘천 보도국 기자(필리핀 현지 취재)
(계절근로자) 수요는 지자체에 많은데, 수요를 받쳐줄 만한 역량이나 이런 게 없다 보니까. 불법 중개인들이 파고들 수 있는 틈이 좀 계속 있는 게 (문제입니다).
계절근로자를 고용한 양구 농민들이 받은 문자 메시지입니다. 발신 번호는 양구군청으로 필리핀 측 관리자가 별도로 급여를 안내할 거란 내용인데, 그 뒤 중개인인 관리자가 보낸 메시지엔 자신의 계좌로 수수료를 별도 입금하고, 나머지 금액만 계절근로자에게 지급하라고 돼 있습니다.
농민들은 계절근로자 임금을 모두 부담하고도 갑자기 임금체불 사업주가 됐습니다. 근로기준법상 임금 전액을 직접 근로자에게 지급하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김낙주/양구 계절근로자 고용주협의회 사무국장
“공직에 있는 사람처럼 문자를 보내다 보니까 양구군에서도 양구군청 메시지로도 ‘필리핀 측 관리자가 안내 예정’ 이렇게 왔고 필리핀 측 관리자라고 하는 사람이 문자를 보냈고. 그러면 ‘이게 양구군청하고 관계있는 사람이구나’라고 인식할 수밖에 없죠. 그래서 저희가 공제를 실행하게 된 겁니다.”
국내에 다시 들어온 계절근로자 일부는 최근 양구군의 책임을 묻기 위해 국가배상을 신청했습니다.
(고용주 농민들도) 공무원들의 안내에 따라서 한 거니까. 물론 가장 큰 피해자는 이주 노동자지만 농장주도 선의의 피해자일 수도 있어서 이 문제는 양구군이 책임을 지고. 중개인들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든가는 나중에 내부적으로 해결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일과 관련한 농민들의 불편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고용허가제로 다른 외국인을 받으려던 한 농민은 이마저 무산됐다며 억울함을 토로합니다.
임금 체불자로 돼 있어 (고용허가제 외국인 배정은) 안 된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과수원에) 많은 근로자가 들어가야 하는데 그리고 숙련된 일꾼이 필요한데. 할 수 없는 상황이 되니까 답답하죠.
필리핀 출신 계절근로자 조엘 씨, 얼마 전 긴급 수술을 받고 회복 중입니다. 지난달, 비닐하우스에서 일하다 쓰러진 겁니다.
다행히 상태는 호전됐는데 건강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다 보니 자기부담금, 천6백만 원을 내야 할 형편이었습니다.
김수경/조엘(계절근로자)씨 고용 농민
머리가 안 좋아서 수술해야 한다는데 그것을 팽개쳐 둘까요? 어느 농가든. 우리가 대단한 게 아니라 머리잖아요. 생명이 왔다 갔다 하는 거잖아요.
외국인 등록 뒤 바로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공공형 계절근로자와 달리, 조엘 씨 같은 농가형 계절근로자는 입국 6개월 뒤에나 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농가에서 고용하는 계절노동자는 건강보험을 입국 후 6개월 이후에만 가입할 수 있어요. 최장 8개월 동안 일할 수 있는 노동자인데 6개월 이후에 가입하면 마지막에 두 달만 적용이 되는 거거든요.
조엘 씨를 고용한 농민과 병원, 지역사회 도움으로 부담을 덜었지만, 농가형과 공공형 계절근로 사이 형평성 문제는 아직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이제 농민들은 계절근로자 없이는 농사를 지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계절근로자 수급이 원활치 않으면, 국내 농산물 생산이 감소해 물가 상승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불법 수수료, 인권침해 논란으로 실제 일부 지자체에는 계절근로자 입국이 제한되기도 했습니다.
정부는 외국인 계절근로제 관련 각종 업무를 지원할 전문기관을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지자체 업무협약 체결 지원이라든가 지자체 역량 강화, 계절근로자 인권 보호 강화, 각종 행정 절차 지원 기능을 통해서 불법 중개인 문제는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가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기초 지자체는 그런 업무를 할 역량이
거의 없다고 보고요. 그런 없는 부분을 중개인이 다 메워주고 있습니다. 저는 광역 지자체도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이거는 국가 대 국가 단위에서 계약하고 노동자를 교류해야 한다고 봅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10만 명 시대. 이제 계절근로자는 단순한 노동력이 아니라 우리 농업을 함께 떠받치는 동반자입니다.
이들의 땀이 착취와 상처가 되지 않도록 제도 개선과 사회적 관심이 필요합니다.
고기복/(사)모두를 위한 이주인권문화센터 대표
“고용허가제보다 더 많은 인력을 배정하고 있는 계절근로자 제도는 그런 게 (전담 부서)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 제도가 단순히 국내에 인력 부족만을 해결하는 문제가 아니라 국가와 국가 관계의 문제이기 때문에 국제 표준에 적합한 제도로 설계해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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