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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마약 퇴치의 날에 즈음하여

2026. 06. 16. 오후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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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언 ㈔제주중독예방교육원장·중독전문가

오는 6월 26일은 1987년 12월 유엔총회에서 지정한 제40회 ‘세계 마약 퇴치의 날’이다.

전 세계적으로 마약류를 비롯한 약물 남용의 폐해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됨에 따라 국제연합(UN)은 1987년 이래 매년 6월 26일을 ‘세계 마약 퇴치의 날’로 정해 불법 마약류의 사용 및 유통을 근절하고 마약류 중독자의 치료 재활을 돕기 위해 힘쓰고 있다.

이 날을 세계 마약 퇴치의 날로 정한 배경에는 아편 전쟁이 한창이던 18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 청나라에선 사람들이 일도 하지 않고 하루 종일 아편굴에서 아편만 피우는 것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었다. 결국 청나라 정부는 아편을 판매하던 영국 상인의 아편 1000톤(t) 이상을 소각했는데 이 아편을 불태워버린 날이 바로 6월 26일이었다.

국제적인 마약 범죄 집단의 암약은 마약 범죄가 어느 한 국가에서만의 문제가 아니라 거의 모든 나라가 겪고 있는 전 세계적인 것이라 할 수 있고 인류의 공통 관심사가 돼 있다.

마약류 남용은 개인적 파괴를 넘어서 국가적으로도 심각한 사회·경제적 문제를 야기한다는 점에 대해 이론의 여지가 없고 마약류 문제는 핵·전쟁·테러·기아·환경 파괴와 더불어 오늘날 세계가 당면한 중요한 문제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1980년대 이후부터 마약류 남용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으며 문화·인류·복지국가를 지향하고 있는 우리에게 법률, 문화 및 의학적·사회적 차원뿐만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과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시급히 대처해야 할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마약류 남용 문제는 미국이나 일본 또는 서방 국가들에 비하면 아직은 그 정도가 심각한 편이 아니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필리핀 현지 교도소에 복역하면서 국내에 마약을 다량으로 유통시킨 ‘필리핀 마약왕’ 박왕열이 지난 3월 국내로 송환되어 마약을 공범을 통해 한국으로 유통한 혐의로 구속된 사건을 비롯하여 최근 마약 밀매가 국내·외에서 성행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가 동남아시아에서 생산되는 마약의 중간 유통지로 급부상하고 있는가 하면 일부 연예인들의 마약 복용설, 인터넷 커뮤니티를 이용한 빈번한 마약 거래 등 연일 마약류 사범들의 검거 소식 등은 우리나라의 심각한 마약 실태를 여실히 보여준다.

최근 국무조정실이 ‘지난 1년간 마약류 범죄 대응 성과’에 대하여 발표한 바에 의하면 지난해 마약류 사범 2만3000여 명을 검거하고 역대 최대 규모의 마약 압수 등 성과를 거뒀다고 한다.

또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10개월간(2025년 6월~2026년 4월) 온라인 마약사범 검거(5386명)와 국경 단계 마약류 적발(3233㎏)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지역의 사례만 보더라도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제주시 제주항, 애월읍, 조천읍, 구좌읍, 용담포구, 우도 해안가와 서귀포시 성산읍 광치기 해변 등 총 19차례에 걸쳐 차(茶) 봉지로 위장한 마약류인 게타민이 발견되는 등 매년 마약류 사범이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마약은 이미 우리 사회 전반에 광범위하게 번져가고 남용 또한 점점 저연령화, 다양화되는가 하면 신종 마약류 등장으로 마약류 관련 사건·사고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마약은 일반적으로 의존성이 있어 사용을 중단하면 격렬한 금단 증세를 일으키고 지속적으로 음용하지 않고서는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게 되고 종국에 가서는 육체적·정신적으로 폐인이 되게 된다.

마약류 복용은 한 개인의 신체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닐 뿐만 아니고 결국은 사회 공동체의 파괴 및 해체를 가져 올 수 있다.

또한 마약류 범죄가 조직화, 국제화, 지능화, 흉포화되고 있어 종래의 전통적인 수사 기술로는 이를 제압하는데 어려운 실정이며, 마약류 공급선의 다변화와 거래 규모의 대형화 및 광역화 추세 또한 이에 대한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마약류의 남용이 개인의 건강과 가정을 파괴하고 또한 사회에도 큰 해악을 끼친다는 것은 너무나도 자명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가 개방화 추세와 더불어 국제화되는 현상에 맞물려 마약류 사범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그 대책이 과거와는 달리 보다 적극적이고 시급함을 요구하고 있다.

마약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은 어느 한 집단이나 기관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마약류 사용자의 가족과 이웃 시민단체 등 범국가적인 관심과 감시 노력이 중요하다.

제40회 세계 마약 퇴치의 날을 맞아 국민 모두가 마약류 퇴치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집결돼 우리 사회가 마약 없는 건강한 사회로 만들어 나가는데 힘을 모으기를 기대해 본다.

삼다일보  cjnews@samda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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