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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적 숨기고 국가 핵심 인사로…필리핀 안보 뚫렸다

2026. 08. 05. 오후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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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인공지능(AI)로 그린 이미지

필리핀에서 중국인이 현지인으로 신분을 위장해 핵심 인프라 사업에 관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가 안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중국 국적자가 필리핀인으로 신분을 세탁한 뒤 전력망 공사업체 대표로 활동한 혐의로 체포된 데 이어, 과거 지방시장과 광산 재벌 등 유사 사례까지 재조명되고 있다.

5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필리핀 이민국은 지난 6월 말 전력망 공사업체 ‘맥시프로 개발’의 대표이자 최대 주주인 로런스 케 사이를 이민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당국은 사이가 부정하게 취득한 필리핀 여권과 출생증명서, 혼인증명서 등을 활용해 필리핀인으로 행세했다고 밝혔다. 수사 과정에서 발견된 2009년 외국인등록증에는 그가 중국 푸젠성 출신 중국 국적자로 기재돼 있었다.

다나 산도발 이민국 대변인은 현지 매체에 “그는 즉시 구금됐다”면서 외국인이 필리핀 서류를 이용해 필리핀인으로 위장하는 것은 이민법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사이가 이끄는 맥시프로는 필리핀 전국전력망공사(NGCP)의 협력업체로 알려졌다. NGCP는 필리핀 국유 전력망의 운영·유지·개발을 맡는 민간 기업이며, 맥시프로는 NGCP로부터 수주한 11개 프로젝트를 마치고 6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필리핀서 범죄단지를 운영하다 종신형을 선고받은 앨리스 궈 전 밤반시 시장. AFP연합뉴스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로 중국과 갈등을 이어가는 필리핀에서는 중국 국적자가 필리핀인 신분으로 주요 분야에 진입했다가 적발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2024년에는 북부 루손섬 타를라크주 밤반시의 앨리스 궈 전 시장이 중국 국적자 신분을 숨기고 필리핀인으로 살아온 사실이 드러났다. 궈 전 시장은 현직 시장 신분으로 범죄단지 운영에 관여한 혐의 등을 받았고, 해외 도피 후 인도네시아에서 체포돼 송환됐다. 그를 둘러싼 중국 공안부 연계 의혹도 제기됐으나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해 8월에는 광산 재벌 조지프 사이가 지문 확인을 통해 중국 국적자로 판명돼 이민국에 체포됐다. 그는 부정한 방식으로 필리핀 국적을 취득하고 필리핀 해경 명예직을 얻어 국가 안보를 위협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필리핀서 범죄단지를 운영하다 종신형을 선고받은 앨리스 궈 전 밤반시 시장. AFP연합뉴스

전문가들은 국적 사기와 신분 도용이 전력·통신 등 전략 산업에 접근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다니엘리토 히메네스 변호사는 “가짜 필리핀 신분을 이용해 전력·통신이나 여타 핵심 인프라 같은 전략적 산업에 진입하는 것은 분명히 국가 안보 문제로 간주돼야 한다”면서 “이는 외국인 소유권에 대한 헌법적 제한을 우회하는 데 사용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 빈센트 트리니다드 필리핀군 대변인도 적대적 외국 세력이 핵심 인프라를 장악할 경우 심각한 안보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부 주요 인프라 사업에 참여하는 외국인이 안보 위협 요인인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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