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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년 만의 엘니뇨 경고… 지정학 위기 맞물려 신흥국 강타

2026. 08. 06. 오후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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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엘니뇨 발달로 글로벌 농작물 수확 차질과 해상 물류 병목 심화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등 취약 신흥국 중심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 가중

파나마 운하와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제한 속 글로벌 누적 경제 피해 확대

75년 만의 최강 엘니뇨 경고… 지정학 위기 맞물려 신흥국 강타

2024년 7월 5일, 중국 장시성 구장성 후커우현의 한 마을이 폭우와 양쯔강 상류의 물로 인해 홍수로 부분적으로 잠겼다. 사진=로이터

전 세계적인 기후 이변이 중동 분쟁과 맞물리며 신흥국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8월 5일(현지시각) 75년 이상 만에 가장 강력한 수준으로 발달 중인 엘니뇨가 식량 공급망을 위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엘니뇨가 촉발한 극단적인 가뭄과 고온 현상은 글로벌 남반구 국가들의 농업 생산 기반을 거세게 흔들고 있다. 인도에서는 지난 8월 3일 기준 누적 강수량이 평년 대비 12% 부족한 수준에 머물렀다. 인도 정부는 국내 물가 안정을 위해 설탕 수출을 제한하며 추가 규제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뿐만 아니다. 동남아시아 지역의 가뭄은 전 세계 공급량의 90%를 차지하는 팜유 생산량을 직접적으로 억제하고 있다. 가계 지출 중 식료품 비중이 35%에 달하는 인도네시아와 40%에 이르는 필리핀에서는 소비자물가가 최대 2%포인트 가량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브라질 국가식량공급공사는 남부 지역의 기상 악화로 올해 밀 생산량이 23% 급감할 것으로 예측했다.

기후 충격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맞물려 글로벌 해상 물류 대란을 가중하고 있다. 파나마 운하는 가뭄에 따른 수위 저하로 통행 선박의 화물 무게 제한을 대폭 강화했다.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 일대의 통항 제한 우려가 잔존하는 가운데 운하 통제까지 겹치면서 해상 운송 비용이 가파르게 치솟았다. 40피트 컨테이너당 글로벌 해상 운송 요금은 최근 4600달러(약 654만 원)를 넘어섰다. 하젬 크리첸 알리안츠 선임 기후경제학자는 지정학적 긴장과 복합적인 기후 조건이 겹친 국가들이 전례 없는 경제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콜롬비아는 전체 전력의 약 3분의 2를 수력 발전에 의존하고 있으나 가뭄 여파로 저수율이 급격히 낮아졌다. 발전사들은 부족한 수력 발전량을 메우기 위해 화력 발전 비중을 최대 58%까지 확대했다.

전문가들은 기후 이변이 일시적 현상을 넘어 구조적 리스크로 고착화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이번 엘니뇨로 인한 전 세계 누적 경제 피해 규모는 수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각국 정부는 인플레이션 충격을 방어하고 식량 안보를 사수하기 위한 정교한 공급망 다변화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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