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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가려 폭염 막자 최후의 수단, 프로젝트 헤일메리 [기후인사이트...

2026. 08. 08. 오후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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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에서 241기의 핵무기가 동시에 폭발할 겁니다. 엄청난 양의 메탄이 대기로 방출될 거예요' 출처: 소설 '프로젝트 헤일메리'

남극에 수소폭탄 241기‥대규모 메탄으로 기후 조절 시도

"241기의 핵무기가 (남극) 빙하의 균열을 따라 3km 간격으로 지하 50m 깊이에 묻혀 있다가 동시에 폭발할 겁니다. 엄청난 양의 메탄이 대기로 방출될 거예요. 대기는 따뜻해지겠지만, 어마어마한 생태계 교란이 일어날 겁니다. 그 경우에도 끔찍하고 예측 불가능한 날씨와 흉작, 생물군계의 절멸이 일어날 거예요."

평생을 지구 온난화 방지와 환경 보호에 바쳐온 과학자로서, 자신의 손으로 직접 온실가스를 방출하며 기후를 망가뜨려야 하는 상황에서 르클레르 박사는 큰 정신적 괴로움을 겪고 죄책감에 눈물을 흘립니다.

이것은 소설 <프로젝트 헤일메리>의 한 장면입니다. 인류는 태양광을 먹어 치우는 미생물 때문에 지구가 급격히 식어가는 위기에 처합니다. 인류가 선택한 임시방편은 극단적입니다. 수백 기에 달하는 수소 폭탄을 남극 빙하에 터뜨려 이산화탄소보다 80배나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을 방출해 지구의 기온을 올리는 거대한 규모의 지구공학 기술입니다.

기후를 조작해 문명을 지킨다는 소설 속의 설정은, 기후변화로 위기에 처한 인류가 지구의 온도 조절기를 마음대로 움직여도 되는가 하는 현실의 질문과 이어져 있습니다.

'기후변화로 겪고 있는 모든 환경문제들은 세계의 평균기온이 1.5도 올랐기 때문이란다. 그게 전부야. 딱 1.5도'. 출처: 소설 '프로젝트 헤일메리', 화면 출처: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

"우리가 지금 기후변화로 겪고 있는 모든 환경문제들 있지? 그런 문제가 벌어진 이유는 세계의 평균기온이 1.5도 올랐기 때문에 벌어진 거란다. 그게 전부야. 딱 1.5도" (소설 <프로젝트 헤일메리> 중에서) 현실의 지구는 소설과 반대로 지나치게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각국의 현재 정책이 지속되면 이번 세기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약 2.8℃ 상승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파리협정이 제시한 1.5℃ 목표는 지키기 힘들고 2℃ 목표도 어렵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이 지연되고 기후변화의 진행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일부 과학자들은 특단의 대책을 연구할 때가 됐다고 말합니다.

'인공화산'을 만드는 계획이 대표적입니다. '성층권 에어로졸 주입(SAI)라고 불리는 이 기술은 마치 화산이 뿜어낸 분출물이 햇빛을 가리듯, 지구의 성층권에 이산화황이나 탄산칼슘 등 에어로졸을 뿌려 지면에 도달하는 햇빛을 차단하는 기술입니다.

성층권에 이산화황을 뿌리면 황산염 미세입자로 변해 햇빛을 반사합니다. 대형 화산이 폭발한 뒤 지구의 기온이 내려가는 현상을 인공적으로 재현하겠다는 겁니다. 그러나 인위적으로 지구의 온도 조절기를 작동하겠다는 계획은 많은 위험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지구는 인간이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복잡한 시스템이며, 인공화산은 기온만 떨어뜨리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성층권 에어로졸 주입 (Stratospheric Aerosol Injection, SAI) : 화산폭발이 지구의 기온을 떨어뜨리는 원리를 이용해, 성층권에 황산염이나 탄산칼슘 등 미세입자를 뿌려 햇빛을 차단하는 지구공학 기술. 기구나 비행기를 이용해 살포할 수 있으며 차단 효과는 빠르게 나타난다. 출처: Wikipedia

화산 폭발은 지구의 기후에 어떤 충격을 가했나?

박정재 교수(서울대 지리학과)는 이런 사실은 과거의 역사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고 말합니다. 1641년 필리핀 남부의 파커 화산(지난 2500년간 분화한 화산 중 복사 강제력 즉 기온을 떨어뜨리는 능력 14위)이 터졌을 때 명나라와 일본은 수년간 이어지는 심각한 대기근을 겪었으며 명이 청에 힘없이 무너지는 요인 중 하나가 됐다고 말합니다.

기후변화는 사회 변동을 직접 일으키기보다는 이미 존재하던 긴장과 불안을 증폭하는 역할을 한다는 설명입니다.

우리나라 최악의 대기근 중 하나인 조선 숙종 때의 을병대기근(1695-1699)은 1695년 화산(분화 지역 미확인, 복사강제력 19위) 폭발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높으며, 순조 때의 기사년 대기근(1809년)은 1809년 화산(분화 지역 미확인, 복사강제력 12위) 폭발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입니다.

근대 이후 세계적으로 가장 큰 충격을 준 화산은 1815년 인도네시아의 탐보라 화산(복사강제력 6위)입니다. 이 폭발로 이듬해는 '여름이 없는 해'로 불렸고, 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한여름에 서리가 내리는 등 북반구 전역을 덮친 흉작과 기근, 질병으로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러나 6년 전 화산 폭발 때 가뭄으로 큰 기근을 겪었던 조선은 탐보라 화산 폭발 때는 비가 많이 내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규모 화산 폭발이라고 해도 분화 지역과 분화 강도에 따라 지구의 물 순환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박 교수는 분석했습니다.

대기근을 일으켰거나 일으킨 것으로 의심되는 화산과 분화 연도. 순위는 복사강제력 순위

지구공학을 찬성하는 과학자들은, 인간이 대기 중에 온실가스를 내뿜고 숲을 개간하는 행위 자체가 지구공학이며, 가속화되는 기후변화의 위협으로부터 인류를 살리는 현실적인 기술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다수의 과학자들은 과거 역사 기록에서 드러나듯, 화산은 지구의 물 순환을 바꾸고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도 제동을 걸어 더 큰 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며 인공화산에 반대합니다. 인간이 지구의 기온 조절 스위치를 작동하는 기술은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한다는 겁니다.

영화 '설국열차'에서 대기 상층에 냉각 물질을 살포하는 장면 : 악화되는 지구 온난화를 저지하기 위해 전 세계 79개국 정상들이 대기 상층에 CW-7라는 냉각물질을 살포하는 지구공학을 실시한다. 냉각 효과가 예상보다 강력하게 나타나면서 지구는 급격한 빙하기로 빠져들었다.

"저는 역사학에서 많은 걸 배웠습니다. 산업혁명이 시작되기 직전까지 인간의 문명은 한 가지, 오직 한 가지만을 위한 거였어요. 바로 식량이죠. (기후변화로)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죽을 겁니다. 그러나 이 추산치는 전 세계 모든 국가들이 자원을 공유하고 식량을 배급하기 위해 협력하리라고 가정했을 경우입니다."

"미국이 자국 인구의 절반이 굶어 죽어 가는데 손 놓고 앉아 있을 것 같아요? 중국은요? 전쟁이 일어날 겁니다. 고대의 대부분 전쟁이 일어났던 것과 같은 이유, 즉 식량 때문에 말이죠. 영양실조, 소요 사태, 기근, 모든 기간 시설이 식량 생산과 전쟁에 투입될 겁니다. 사회 조직 전체가 붕괴할 거예요. 역병도 돌겠죠. 보건 의료 체계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한때는 쉽게 통제했던 질병의 발발도 억제할 수 없을 거예요."

소설 속에서 인류 문명을 구하는 책임을 맡은 에바 스트라트 박사의 말입니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대사입니다.

'미국과 중국이 자국민의 절반이 굶어 죽도록 내버려둘 것 같아요? 전쟁이 일어날 겁니다. 식량 때문에 말이죠.' 출처: 소설 '프로젝트 헤일메리', 화면 출처: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

소설에서 인류가 수소폭탄으로 기후를 되돌리려 했던 것은 다른 선택지가 거의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헤일메리는 미식축구에서 성공 확률이 극히 낮지만 마지막 역전을 노리며 기도하는 심정으로 던지는 '최후의 승부수'를 말합니다.

많은 기후학자들은 소설과 달리 현실의 인류에게는 선택지가 남아 있다고 말합니다.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더 빠르게 확대하며, 폭염과 가뭄, 홍수에 대비해 적응 체계를 강화하는 일입니다. 최후의 방법을 쓰지 않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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