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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 중 하나는 걸프국 ‘이주민 노동자’···“방공...

2026. 05. 06. 오후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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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14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위치한 한 에너지 시설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15년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일해온 방글라데시 출신 이주노동자 모하마드 압둘라 알마문(35)은 지난 3월8일 숙소에 떨어진 미사일로 심한 화상을 입고 사망했다. 그의 가족들은 알마문이 마지막 통화에서 동생들의 학비를 대고 부모를 위한 큰 집을 짓겠다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올해 고국으로 돌아와 6살 아이와 함께 살겠다고 했던 그는 관에 담겨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AP통신은 5일(현지시간) 미국·이란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인 걸프 국가 이주노동자들이 인명 피해를 입고 있다고 보도했다.

걸프 지역 이주노동자 노동정의연합에 따르면 이번 전쟁 중 걸프국의 이주노동자 최소 24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에서도 이주노동자 4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에는 이란의 미사일과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정유 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해 인도인 노동자 3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란의 공격이 이웃 걸프 국가로 향하는 상황에서 이주노동자들의 방공호 이용이 제한되거나 비상 대피 절차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빈번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어의 장벽 등으로 유사시 대피 정보를 얻기 어려운 경우도 있었다. 카타르에서 일하는 익명의 방글라데시 출신 한 노동자는 미사일이 머리 위를 날아다니는 상황에서도 하루 12시간씩 일했으며 미사일 공격의 파편이 숙소 근처에 떨어지기도 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또한 고용주가 이주노동자의 거주 자격을 보증하도록 하는 ‘카팔라’ 제도로 인해 본국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이동의 자유를 침해받는 경우도 있다. 이 제도에 따르면 이주노동자들은 직장을 바꾸거나 출국할 때 고용주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특히 남아시아와 아프리카 출신 이주노동자들은 주로 건설 현장이나 가사노동, 경비, 청소 등 저임금 직종에서 일하고 있어 더 취약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이 직장 내 폭력, 임금 체불 등으로 현장에서 노동권을 침해받고 있는 문제는 수년 전부터 지적됐다. 서구 국가나 아랍 국가에서 온 이주노동자들이 금융계에서 종사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분쟁으로 인한 걸프국가들의 경기 침체가 건설업 등 주요 산업에 영향을 미쳐 이주노동자들의 고용 불안도 커질 전망이다. 방글라데시에 본부를 둔 국제개발기구 BRAC의 샤리풀 이슬람 하산은 “특히 방글라데시와 파키스탄 출신 노동자들은 비공식적으로 고용되거나 정규 계약 없이 일하는 경우가 많아 취약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저개발 국가에서 온 이주노동자들에게 현재 벌어들이는 수입을 포기하고 본국으로 돌아가는 결심도 쉽지 않다. 카타르에서 일하는 필리핀 출신 노동자 말렌 플로렌스는 미사일이 요격될 때마다 몸이 떨리는 것을 느낀다면서도 “이렇게 말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여기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걸프협력회의 6개국인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UAE에 거주하는 6200만명 중 약 3500만명이 이주노동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UAE와 카타르는 이주노동자가 전체 인구의 80~90%에 달한다.

일부 남아시아 국가들은 걸프국의 이주노동자들이 본국으로 보내오는 외화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도 하다. 걸프 국가로부터의 송금액은 인도 국내총생산(GDP)의 약 1%를 차지하며 방글라데시·파키스탄·스리랑카 등은 GDP의 3~5%를 걸프국에서 오는 외화에 의존하고 있다. 네팔은 걸프국에서 오는 외화가 GDP의 10%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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